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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2:00p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아터테인 ARTERTAI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63-4(연희동 717-14번지)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정의된 일상의 허무 ● 일상은, 반복과 경험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주는, 일종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어느 SF 영화처럼, 매일 자고 일어나는 곳이 어제 잠자리가 아니라 전혀 모르는 곳이라면, 얼마나 혼란스러울지 짐작해 볼 수 있겠다. 물론, 일상의 반복이, 그 반복된 경험들이 쌓여진 기억들이 곧 '나' 라고 하는 정체성이고, 그 정체성으로 매일을 유지하고 살 수 있는 것. 그리고, 이것이 흔들린다는 것. 짜릿한 경험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이미 우리의 의식수준을 벗어나 아예 기억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감당 자체가 될 수 없을 것이다. ● 해서, 일상은 명확하게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반복됨으로써 각각의 삶을 유지하는, 소위 말해 삶의 동력장치인 셈이다. 동력장치로서 일상은, 새로운 일들의 경험으로 전개된다기 보다는 반복해서 쌓이는 경험의 두께에 의해 동력장치의 파워를 레벨 업 할 수 있게 된다. 오늘과 내일의 일상이 정의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 양경렬 작가는, 동시대의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한다. 표현주의는, 말 그대로, 표현될 수 있는 경험과 기억들을 그리는 것을 설명하는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를 대변하는 시대정신을 그려내는 것이 표현주의에 더 가까운 개념과 실제적 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양경렬의 회화는 진정한 표현주의적 작업이다. 그의 대표적인 작업이 반사적 선택이다. 반사적 선택은, 작가가 선정한 공간 (광장이나 서로의 감정이 대비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전혀 다른 내용들이 겹쳐지는 표현 방식이다. 다시 말해, 작품의 위 아래가 언제든 바뀌어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사적 선택은, 위 아래의 다른 이미지들로 인해 반대적 의미로 대치하는 흑백의 논리나 이원론적 대립을 의미하기 보다는 주로,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상황과 감정이 대립될 수 는 있지만, 그것이 서로의 입장을 반대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해 보는 사람들이 판단할 수 있는 공간과 상황을 표현, 아니 연출했다고 하는 것이 더 양경렬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는, 그러한 반사적 선택이라는 자심의 언어로, 최근에는 일상의 반복과 그 반복을 통한 미묘한 감정의 변화에 대해 집중하게 된다. 전세계적 재난이 발생하고, 그것에 의해 직접적인 일상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사회적 관계망까지 흐트러지는 상황에서 과연 작가는 어떠한 고민을 해야 할까. 또한, 미술은 도대체 어떻게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선,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대해 무기력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자 노력했을 것이고, 막연한 미래로 인해 허무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작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문제다. 반복되는 일상이 반복되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했을 때, 우린 그제서야 비로서 같은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고, 그것으로 또 다른 일상을, 반복될 수 있는 일상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오늘과 내일의 일상이 정의되지 않는 한, 일상은 반복과 변화를 지속하게 될 것이다. 같은 사람으로, 잠을 잔 곳에서 눈을 뜨는 반복으로부터 어제의 일을 지속시켜야 되는 상황까지는 반복이다. 그리고, 어제와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시작되는 오늘은 엄밀히 말해, 어제와는 다르다. 즉, 변화된 일상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일상은 반복과 변화를 지속시키면서 우리에게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준다. ● 양경렬 작가의 반사적 선택은,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으로서의 공간을 제시하고, 감정의 변화로서 서로 다른 상황들을 대치시킴으로써, 감정의 깊이를 보다 깊게 만들고, 그로 인해, 다양한 감상의 방법들을 찾을 수 있게 만든다. 반사적으로 그의 작품을 뒤집어 걸었을 때, 그 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들이 펼쳐지게 되면서 두 개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짜릿한 변화와 함께 우리의 감정들에 변화가 생긴다. 그리고, 그 감정의 변화가 보다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반성적인 사고가 서서히 진행될 때, 양경렬의 표현주의는 완성되는 것 같다. 정의되지 않는 일상의 반복과 변화를 통해. ■ 임대식
Vol.20200410d | 양경렬展 / YANGKYUNGRYUL / 梁庚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