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과 결 Spring-The Light and Grain

김덕용展 / KIMDUCKYONG / 金德龍 / painting   2020_0409 ▶ 2020_0623 / 월요일 휴관

김덕용_차경-산수유_나무에 단청기법_180×240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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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 홈페이지_www.kimduckyong.com

초대일시 / 2020_042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주말_12:00pm~05:00pm / 월요일 휴관

소울아트스페이스 SOUL ART SPACE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30 Tel. +82.(0)51.731.5878 www.soulartspace.com blog.naver.com/soulartspace www.instagram.com/soulartspace www.facebook.com/soulartspace

다시 봄이 왔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을 선사하는 듯 하지만 각자 삶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형상이 같지만은 않다. 서로 살아내야 하는 삶의 그림이 다르듯 봄빛 또한 다양하다. 숱한 세월의 길을 걸으며 마주했던 순간들이 마음의 창을 열고서 약동하는 봄의 숨결을 따라 피어나면 어떤 풍경이 될까? ●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 산수유, 복사꽃이 김덕용의 나무 위에 충일하게 피었다. 그 중심에 짙게 자리한 분홍 자운영에는 '관대한 사랑'이라는 꽃말답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한 잎 한 잎 심어놓았다. 부드러운 산 능선도 그 품과 같이 너그럽고 포근하다.

김덕용_조우-달빛과 별빛_나무에 자개, 혼합기법_100×170cm_2020
김덕용_자운영_나무에 단청기법_125×200cm_2020

자식을 위한 모성과 인류를 향한 나무의 희생은 서로 닮았다. 인간에게 열매와 쉼을 허락하고, 가옥의 자재나 가구, 각종 도구와 종이로, 심지어 땔감으로 헌신하기까지 한 고목을 그가 수집하고 다루며 하염없이 어루만지는 것은 나무라는 존재 자체가 지닌 '덕(德)' 때문이다. 김덕용은 자개와 나무의 물성이 지닌 고유의 빛과 결을 살려내고, 그 위에 우리가 마주하는 풍경들을 그려내 자연과 인간의 소통 및 교감을 이끌어낸다. ● 자운영 뒤로 보이는 어두운 하늘과 들판의 숲을 표현한 검은 색은 나무판을 태워 만들어낸 것이다. 이 태움은 소멸이 아니라 재생, 곧 결의 되살림이다. 이 때의 현(玄) 색은 단지 검은 색이 아닌 모든 것을 품는 모성이며, 빛을 품은 무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나무판을 태워 본래의 단단한 결을 살려낸 작업은 그 자체로 추운 겨울을 지내고 싹을 틔우는 봄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김덕용은 오래되고 버려진 나무를 수집해 그것을 다듬거나 태워서 다시 작품으로 승화시키며 본질과 현상 사이에 흐르는 운율을 포착한다.

김덕용_심현의 공간_나무에 숯, 자개, 옻칠 혼합기법_240×540cm_2020
김덕용_조우-옛집_나무에 자개, 혼합기법_100×85cm_2020

잘게 쪼갠 숯가루를 빼곡히 얹고, 자개를 더해 옻칠로 마감한 작품은 김덕용의 우주이자 심현(深玄)의 공간을 표현한 것이다. 그에게 우주는 생명을 잉태한 어머니이자,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또 다른 고향이기도 하다. 태초의 어둠, 그리고 미지의 어둠 속에서 건져 올린 자그마한 별빛은 기나긴 겨울의 어둠을 건너온 생명의 봄빛과 닿아있기도 하다. ● 수억 광년 전 빛이 지금의 별이 되어 나타나듯 우리가 마주하는 현재는 과거와 미래가 혼재한 풍경이다. 존재와 사라짐, 그 순환 속에 일렁이는 가치를 탐구하며 더욱 원숙하고 유려한 이야기로 완성된 김덕용의 그림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따뜻한 삶의 결이 담겨있다. ■ 소울아트스페이스

Vol.20200409d | 김덕용展 / KIMDUCKYONG / 金德龍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