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에서 느끼다 Feel the flow

김성훈展 / KIMSEONGHUN / 金星勳 / painting   2020_0403 ▶ 2020_0502 / 일요일 휴관

김성훈_무제_캔버스에 유채_44×33cm_202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안녕, 예술가 부산시 중구 동광길 42 406호 오픈스페이스 배 맞은편 Tel. +82.(0)51.724.5201 www.spacebae.com

불확실한 흔적으로 남겨진 것,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것 ● 고독이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을 하며 작업한 지 10년이 되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긴 터널 속에 있듯이 힘들었지만, 터널에서 나와 세상을 둘러보던 그때에도 결국 '고민에 대하여'에 더욱 깊이 몰두할 뿐이었다. ● 어느 비가 많이 오던 날 창밖 풍경이 빗물에 앞을 가려 흐려지는 '그 순간', 다시 어떠한 '감정' 즉 '내가 잃어버렸던 감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 안에서 솟아오름을 나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막연했던 고독이라는 감정이, 어느 부분에서 시발점이 되어 폭발하는지 감지하기가 어려웠으나 당시 그 순간만큼은 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그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 왜 빗줄기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었을까?

김성훈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4×33cm_2020
김성훈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4×33cm_2020
김성훈_무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120cm_2020
김성훈_흐름에서 느끼다展_안녕, 예술가_2020

타고 흐른다. 위에서 모이기 시작한 물은 어느덧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런 물줄기들의 가닥이 많아지면 밖의 풍경은 흐릿해 진다. 위에서 아래로 끊임없이 흐르는 물을 매개로 바깥 풍경은 왜곡된다. ● 이는 일전에 형태를 쪼개거나 덮는 기계적 반복 속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한계를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내리는 물이 먼저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물이 흘러내리다 다시 덮이고 길을 내는 '절대적 불규칙'- 흘러내리는 물의 특별한 물성은 나를 그것에 오롯이 집중하여 빨려들어갔던 기억이 남아 있다. ● 이 움직임 속에서 나는 내가 그간 고민했던 '나'라는 객체가 옅어지고 없어지는 느낌조차 받았다. 결국 '어떤 불확실한 흔적으로 (불규칙 혹은 정의되어 지지 않은) 남겨진 것 그리고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은 내가 스스로 받는 '고독'이란 느낌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 그리고 '나 스스로 발견한 고독'의 감정적 동요와 변화 과정은 단순하고 평범한 형태에서 단지 흐름만 남은 앞으로 내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각표현의 근간이 될 것이다. ■ 김성훈

Vol.20200403f | 김성훈展 / KIMSEONGHUN / 金星勳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