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고싶다3 - 대만편

이태정展 / LEETAIJUNG / 李泰貞 / painting   2020_0315 ▶ 2020_0418

이태정_무제_종이에 수묵담채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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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정 홈페이지_www.leetaijung.com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30am~06:00pm

(남산아래)회나무로13나길 8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나길 8 Tel. +82.(0)2.792.1881

대만 고궁미술관에서 북송 산수화가 곽희의 조춘도 실크 인쇄본을 구입했다.

곽희의 조춘도 인쇄화_2019_부분

길지 않은 일정인지라 가장 마음 끌리는 장소를 물색해서, 수도 타이페이를 벗어나 대만의 아름다운호수도시 르위에탄에 며칠 머물렀다. 그곳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소리가 있었고, 이른 아침 동양인과 서양인이 각자 몸을 풀고 있는 장면을 황홀하게 지켜보다가, 그들을 몹시 따라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게다가 투명하고 고요한 풍경과 소리 안에 있으니 무거운 배낭으로 움츠러져 있던 몸의 통증과 뻐금함이 참 잘 보여서, 그것을 관찰하며 스트레칭을 하였다. 도대체 몇 년 묵은 뻐근함 이었을까. 좀 어색하지만 멋진곳에서 난생처음 자율스트레칭 해본 것이 여전히 흐뭇하여 집에 와서 즉흥연주를 덧씌우며 한차례 더 놀았다.

이태정_르위에탄에서 놀기_즉흥영상, 즉흥연주_00:07:00_2019

한편, 여행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듯... 마음이 한참을 외부로 향해 있다가도 때가되면 다시 내게로 돌아오듯... 한참을 다른 그림에 마음을 빼앗겨 취해 있다가도 다시 내게로 돌아와 모방을 거쳐 변화를 일으키듯... 여행가고 싶다. 전시의 마지막은 집이고픈 로망이 있었다.

배접 보내기 전 그림과 놀기 ● 내 그림을 더 일상으로 내리고 싶다. 왜 그림을 더 일상적 상태로 내리려고 하는지... 완성도 높은 상태를 내내 목표점으로 하면 그림이 변하기가 쉽지 않은 거 같다.

이태정_당진시 우두동에서 그림과 놀기_2020
이태정_그림과 놀기_2020

언젠가 일상 속에서 계기가 생길 때, 그때 그 변화한 삶과 함께 그림의 변화가 있으려면 좀더 유연한 상태...일상적 정서와 비슷한 수준의 그림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전제를 바꿔본다.

이태정_그림과 놀기_2020
이태정_그림과 놀기_2020

전제를 바꾸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림보다 삶을 아껴야하는데. 많이 힘준 그림은 먼가 삶까지도 힘들고, 버겁게 한다. 그림의 현실은 여기인데, 바램이 너무 멀리 있어서, 내 그림이 항상 탐탁치가 않은 무의식적 상태가 매우 오래 지속되었고 그 마음의 습관은 역으로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괴로움에 빠져있는지 알면서도 여전히 괴로움의 원인을 제대로 감각하지 못하던 차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새것이지 않아도 괜찮은, 너무 빠르지 않아도 괜찮은 듯해 보이는 대만의 문화에서 먼가 실타래를 풀 힌트를 얻은 거 같다.

이태정_그림과 놀기_2020
이태정_그림과 놀기_2020

이제야 그림은 과거와 만나기 시작한다. 미대 입시 때 나는 합격하기 위해선 완성도를 여기까지 높여라....배웠다. 선생님들이 답답해 했다. 그림이 입시로 치면 계속 미완이고 완성을 시킬 줄을 몰랐다. 그때 내 그림은 내게는 미완성이었을까 완성이었을까. 어느 한 선생님이 입시에 성공할만한 나만의 완성법을 마련했다. 그의 기교가 너무 맘에 들었다. 그래서 그 방식으로 완성하기 시작했다. 강한 몇 개의 선으로 끝내는 것이다. 그 당시 내겐 엄청 멋져보이기도 했고, 절대 입시적 측면에서 완성될 거 같지 않은 내 그림에 완성을 위한 좋은 선택이었다. 그건 그의 것일까 나의 것 일까. ● 새로운 감각을 찾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당분간 그림을 멈출 것 같다. 새로운 감각.... 남의 것 슬쩍 보고 배워 얼추 모방,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정신을 들여 삶속에서 체감하고 익숙해져서 무의식 영역까지 건드려 마음의 구조가 바뀌게 되면, 그것을 쓱쓱 갖고 놀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태정_호수_한지에 수묵담채_2020

언니, 원하는 것을 못하는 외로움 느껴봤어? 앗, 넌 그 표현을 어떻게 발견했니. 알지,,,.원하는 것을 못하는 채로 시간에 비자루질 당해 쓸려가는 그 외로운 기분... ■ 이태정

Vol.20200308a | 이태정展 / LEETAIJUNG / 李泰貞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