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방 十二房 12 BANG

12명 그룹展   2020_0303 ▶ 2020_0315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20_0303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명주_김영순_김지용_야은_야인(최우)_이경희 이석연_이수지_이은경_최인호_파랑_한선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30 (통의동 6번지) 이룸빌딩 B1 Tel. +82.(0)2.730.7707 palaisdeseoul.com blog.naver.com/palaisdes

'십이방', 중얼거림에서 깨어나 방문을 열다 ● 2020년 팔레드서울(Palais de Seoul)에서 열리는 『십이방』 단체전은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12명의 작가들이 자생적으로 결성한 첫 단체전이다. 화가 최인호는 혼자 보기 아까운 화가들과 심오한 창작활동에 정진하는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소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전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일부 작가들은 정규 미술교육과정과는 관계없이 충실하게 미술을 탐구하는 늦깎이 화가부터 대학원생 그리고 정규과정과 유학을 마치고 활동 중인 전업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회화와 설치를 동시에 하는 작가들도 있고, 회화만을 집중적으로 하는 작가 등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은 장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사회활동 또한 특별하다. 도자조형, 배우, 삽화가, 오토마타 전문가, 옻칠과 나전칠기, 궁궐정원사, 패션전공, 화훼전문가 등 직업 또한 연령대만큼이나 다채롭다. 『십이방』은 단체를 이끄는 기획자도 없으며 뚜렷한 목표도 방향성도 없다. 참여 작가들의 개인 서사가 그러하며, 비논리적이고 모호함이 창작자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김명주_잎으로부터_종이에 크레용_77×112cm_2017
김영순_무제_캔버스에 유채_90×72cm_2020
김지용_Lethargic_캔버스에 유채_116.8×80.3cm_2017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계의 유행이나 사조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각자가 추구하는 작가만의 방식대로 전시 공간에 작품을 배치하여 설치한다. 『십이방』은 12명 작가들의 작업 공간을 의미한다. 물론 '십이방'이 다중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십이방'이 시간과 공간을 포함하는 4차원의 다중적 의미에 무언가 무모하고 불합리한 상대에게 시비를 거는 태도를 포함하는 것은 아닐까. 『십이방』의 'BANG'은 끊임없이 충격음이 이는 화가들의 작업 '공간'으로도 해석된다. 이곳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 정신적 공간임은 물론 거침없이 예술을 다루는 또 다른 은유의 공간인 것이다. '십이방'은 하나의 다양체로서의 저마다의 매우 상이한 공간의 특정적인 가치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조합하고 비자발적인 사유를 탐색하려는 의욕을 드러낼 것이다.

야은_우물가_종이에 잉크_72×60cm_2019
야인(최우)_떽!_캔버스에 유채_65×53cm_2020
이경희_손을 뻗치면 하늘까지1/2_캔버스에 유채_37×45cm_2020

'십이방'의 구성원은 저마다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작가들로서 몇 개의 연결고리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다만 표면적으로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는 자들'이라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참여 작가들은 전한다. 자기만의 방에 숨어 지내던 사람들이 우연히 한 줄기의 물을 따라 흘러 한 지점에서 만난 것이다. 그 받침점에서 작가들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한데 모여 서사를 이루는 잠재적 가치에 대해 생각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에게 공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무의미한 연속성을 멈추고 각성을 통해 또 다른 무의도적인 기획을 모의한 것이다. 작가들은 반복적인 시간의 타성 속에 머무는 것은 늘 위태로운 법임을 인식하고 있었음이다.

이수지_Father, Son, Holy Ghost_순지에 분채_130×70cm_2019
이은경_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116×91cm_2014
최인호_구도자_종이에 유채, 재_72×60cm_2016

이후 작가들이 일산 인근 작업실에서 만나 나름 진지하게 만든 이름이 십이방(12 bang)이다. 누군가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던 순간의 빵 터진 웃음은 12개의 폭음이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이 되어도 좋겠다는 합의였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예술계의 아둔함을 타파하기 위해 우선 스스로를 향한 잠재적인 폭약을 장전하기로 한 약속이다. 퇴락하고 몰락한 폐허에서 누군가는 깨어 있는 의식을 장전하고 누군가는 새로이 의식을 충전해야 할 필요를 느끼면서 변화와 모순의 틈을 파헤치고 들어가고자 함이다. 12명 작가의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으니 하늘은 간혹 충격적인 폭음이 들릴 것이다. 특별한 화음이어서 '십이방' 공간에 금기 없이 정체모를 무언가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랄 뿐이다.

파랑_지베르니, 모네의 정원_종이에 유채_60×72cm_2019
한선현_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_나무에 채색_18×70×170cm_2019
이석연_십이방새_나무와 와이어_120×260×160cm_2020

이번 단체전은 평면작업에서 입체작업까지 연계하는 작가들로 김명주, 김영순, 김지용, 야은, 야인(최우), 이경희, 이석연, 이수지, 이은경, 최인호, 파랑, 한선현 등 놓치지 말아야 할 12명의 진솔한 작가들이다. 전시가 열리는 화사한 계절에 화가 손로원의 아련한 독백처럼 연분홍치마가 휘날리는 찬란한 봄날을 고대한다. 장석남의 시를 빌려 다시 쓴다. '빗장 열고 봄볕을 받아 문 열고 나가는 꽃을 보라. 꽃 지고 잎 돋으면 만나기 어려워 모였으니 지금이라도 웃자.' 덜 암시적인 모임, 『십이방』은 '팔레 드 서울(Palais de Seoul)'에서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 주성열

Vol.20200303e | 십이방 十二房 12 BANG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