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일,공휴일 휴관
레이블갤러리 LABEL GALLERY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26길 31 (성수동2가 278-40번지) labelgallery.co.kr @label.gallery
어렵거나 심각하거나 무거운 주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온통 밝고, 긍정적인 것들은 연상케 하는 기호와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보다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텍스트들의 출현으로 관람객들은 작품을 마주한 그 순간 단박에 작가의 의도를 알아챌 것이다. ● 아티스트 필독은 조금은 상투적일 수도 있는 말과 의미인 '긍정'의 메시지를 자신이 갖고 있는 특유의 분위기와 스타일로 표현하며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자 한다. 그는 과거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갖고 노래와 춤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였고, 이제는 회화라는 작업으로 점차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그의 작업은 한눈에 보아도 밝고 경쾌하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다채로운 색감과 키치(Kitsch)한 이미지들을 통해 드러내어 관람객들이 숨은 주제나 의미를 찾아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텍스트와 이미지가 혼재된 화면 속에 등장하는 주된 요소는 꽃이나 스마일 혹은 태양을 단순화한 형상들이다. 이렇게 아크릴과 스프레이 등으로 그리고 흩뿌린 자유로운 형태들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뜯어내는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들이 더해져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보다 테이프라는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노출시켜 '붙이고 뜯어내는' 행위와 의미에 집중했다. 기존에 화면의 분할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서 사용했던 마스킹 테이프는 여러 겹의 물감과 스프레이가 레이어드 된 화면 위에 특정 텍스트를 나타내는 문구를 붙여내고 다시 그 위에 색을 덧칠한 후 테이프를 떼어내어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이렇게 방법적인 측면 외에도 작가는 "텁텁한 현실 속을 뜯고 들여다보니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긍정적인 무언가'가 있었다."라고 말하며 소재의 속성과 작업의 의미를 연관 짓기도 했다.
또한 말풍선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이곳저곳 순서 없이 배치하여 보는 이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흰 여백을 마주한 이는 잠시나마 자신의 생각을 담아 보기도 할 것이다. 이 역시 매우 단순하고 간단한 장치를 통해 관람객들의 생각을 묻는 작가의 의도라 할 수 있겠다. 아티스트 필독이 그려내는 화면에는 과도한 의미나 거창한 미술의 담론 등을 지우고 오롯이 보는 행위 만으로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로 가득하다. 복잡하고 심오한 것은 덜어내고 단순한 행위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일 역시 긍정적인 힘을 갖게 한다. 보는 이들마다 제각기 다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과 재미있는 형상들을 보며 밝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다. 지금 이 시대에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다 분명하고 재치 있는 작업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 레이블 갤러리
Vol.20200221c | 필독展 / FEELDOG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