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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2월을 맞이하여 갤러리 담에서는 독일에서 작업하고 있는 김미애 작가의 전시를 마련하였다. ● 김미애 작가는 거리와 사람들, 도시에서 벗어나 외곽의 마을들의 풍광들을 조용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십 대 중반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이후에 독일에서 공부하고 거주하면서 바라다본 마을 풍경이다. 사실적 풍경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심리적 정서적 감정이 들어간 심상 풍경이라 할 수 있다. 마을 풍경에서 근경과 원경이 보이지는 않는다. 작가가 바라다 보는 기억 속의 풍경이기도 한다. 「봄동네」에서는 마치 하늘 위에서 마을을 바라다 보는 풍경으로 노란 빛깔의 나무와 분홍색깔의 집들로 마을이 봄기운으로 화사하고 경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강이 있는 동네」에서는 화면 위에 있는 강의 물빛으로 인해서 마을이 전체적으로 푸른 색조를 띠고 있다. 화면 아래쪽에는 전차가 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란함보다는 푸른색이 주는 고요함이 느껴지고 있다. 「푸른 화병」에서는 화병이 불안하게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꽃의 아래 면에는 이미 기울어져 깨진 화면의 파편이 주변에 산재해 있다. 지난 여름에 오빠의 죽음에 상처를 입은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화면에 투사되어 나타난 것이다. ● 이번 전시에는 집 주변 풍경을 담은 「겨울나무와 숲」, 「강이 있는 동네」를 비롯하여 정물 작업 「화병」을 포함하여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작품 18여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김미애 작가는 뒤늦게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이번이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 갤러리 담
살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 길을 가다가 마주치는 사람들, 풍경, 혹은 책을 읽다가 그려보게 되는 장면들 그리고 일년 전 새로 이사 온 집 옆으로 시끄럽게 지나다니는 기차와 그 옆으로 어지러이 뻗어져 있는 나무들로 분주히 드나드는 무수한 새들. 이러한 것들이 이번 내 작업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것들을 그림으로 옮기려고 할 때는 뚜렷한 형체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희미한 추억처럼 이미지로만 남아 있어서 거기에 그때마다의 내 감정이 더해져서 때로는 그것이 수수께끼 같기도 하다. ■ 김미애
'길 위에서' Unterwegs ● 베를린에서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단편 '티어가르텐'에서 "숲 속에서 길을 잃듯이 도시에서 길을 잃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벤야민은 말한 바 있다.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 김미애는 베를린과 한국 사이의 그 길 위에서 작업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길을 잃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것이고, 그렇게 자신을 응시하면서 그림으로 자신의 위치를 모색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그림은 내면의 풍경의 한 단편을 찾아내고, 그 풍경을 길 위에 꺼내는 고백이다. ● 이번 전시회는 2015년 봄 전시회 이후 작가의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이번 작품들은 그 동안 작가의 체험과 세계 사이에서 작가와 세계를 이어주기도 하고 분리시키기도 했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 시간은 작가를 보편적인 인간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개인적인 가치를 갖는 질적으로 유일한 개인의 내면으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던 시간이다. 작가에게 그림은 내면의 활동의 증언이다. ● 그렇지만, 그 활동은 방랑자의 것이 아니라, 이방인의 것이다. 김미애의 그림에 '무제'라는 이름없는 이름이 부여되어 있는 것은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이방인에게는 합당한 이름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짐멜이 "이방인은 대지의 점유자 Bodenbesitzer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오늘 와서 내일 가는 방랑자가 아니라,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방랑자"에게 이방인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돌아갈 곳을 갖지 못하는 이방인은 자신과 세계 사이에 낯선 흔적을 새겨 넣는다.
그녀의 작업의 특징은 깊이 있는 공간적인 질서를 평면화하는데 있다. 가까운 것과 먼 것이 종합될 때, 친숙한 공간은 낯선 공간이 되고 동시에 낯선 공간은 나의 공간이 된다. 이는 예외적인 장소와 특별한 시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작업은 일상에 터하고 있다.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이방인에게 집은 대지를 점유할 수 없지만, 대지에 단단히 묶여 있게 하는 공간이다. 대지의 점유자 일 수 없는 이방인의 시선은 새의 시선이 된다. 교차되는 집들과 지붕들이 많은 것은 새는 그렇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집은 새가 쉴 수 있고, 또 새가 거주하는 공간이기도 한 나무이기도 하다. 대지를 점유할 수는 없지만, 대지에 긴박 되어 있기 위해서는 나무가 아니면 안 된다. 작가가 길 위에 내어 놓는 내면의 풍경에는 세계와의 이러한 체험을 지체시키는 어떠한 모호한 안개도 없다. 그녀의 내면에는 세계와 마주하는 시선과 자신의 위치를 고백하는 것 사이에 어떠한 장애가 없다. ● 그렇지만, 그 길은 주저하는 길이고, 망설이게 하는 길이다. ■ 김건우
Vol.20200208e | 김미애展 / KIMMIAE / 金美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