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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20_011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01:00pm~07:00pm / 목요일 휴관 1월24일~27일은 예약제 운영
스페이스 XX SPACE XX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28가길 1 B1 www.facebook.com/spacexx
이설애 작가는 기계를 인간화, 인간을 기계화기에 이른 시대 가운데 인류의 정당한 위치와 미래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작품을 탐구한다. 작가는 경계를 넘어 보지 못한 사이 세계에 상상력을 대입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버려진 물체, 토테미즘, 신화 등의 방식들을 차용하여 우리가 살아 숨 쉬는 현실세계인 차안에서 저 너머의 세계인 피안에 관한 탐구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그 찰나의 순간 – 사이 차원, 여분 차원 – 으로 이어진 궁금증을 형이상적인 사변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과학에서 가져와, 다시 인간의 인류 생명과 존폐로 돌아오는 삶의 본질적인 물음으로 되돌아간다. 이러한 관심사의 전개는 『OPEN OUT』이라는 전시 타이틀로 펼쳐져 밖으로 표출되는 동시에 그 안으로 전제한다. 작가의 이러한 탐구는 「Ready Blossom」시리즈에서부터 본 전시까지 본인이 수집하고 재조합하는 오브제 속에서 고태적으로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브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양가적인 느낌을 배치하여, 영혼의 시원을 알고자 하는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 ●「찰나 찰라 차원」과 「아지랑이털」은 빛과 주파수를 통해 시각적으로 사이 차원을 나타낸다. 이 찰나의 순간들을 전시장 안에 구성함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그 순간을 현실세계에서 포착하게 하고 그 세계 역시 우리 삶의 일부이자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가려진 세계임을 인지하게 한다.
「머리사냥」 인류가 자연을 정복하고 자연이 인류에 의해 죽음당하는 순환구조에서 발전된 작업이다. 두 개의 원형은 각각 인류와 자연을 의미하고 있으며, 그 구조물 안에 길게 늘어진 전선은 피발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구성한 것이다. 피발은 상제가 상복으로 갈아입을 때 두발의 머리카락을 풀어 헤지는 것을 의미함으로써, 자식이 태어날 때의 모습으로 부모의 죽음을 배웅한다는 상징적 죽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듯 원심을 향해 전선이 풀어지면서 돌아가는 형상은 인간의 죽음과 삶, 그리고 생성과 소멸이 이루어지는 '회귀 본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브리꼴레르」는 근래의 산물들을 수집하여 작은 연구소와 같은 공간을 구성한 작품이다. 작업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브리꼴레르(le bricoleur, 손재주꾼)라는 것은 '도구를 써서 자기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 Strauss)가 언급한 원시시대 문화제작자의 의미를 가져와 과거 미개인이라 생각했던 인류 역시 수집하는 행위가 있었으며, 이러한 행위가 현재 작가 본인이 작품을 수집하고 창작하는 보편적이고 유사한 차원의 행동임을 설명한다. 이것은 즉, 원주민의 신화를 기반한 주술적 사고가 동시에 통시태적 역사의식과 과학적 유추를 하는 우리 현대문명인의 사고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다만 고도로 발달된 산업사회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현재의 문화적 훈련이 야생적 사고의 보편적 논리를 은폐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작가는 주술적 사고가 우리 문명인의 사고의 일부이며,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그 안에서 인류의 역사발전이 꽃피우게 된 내제적 사고임을 제시한다. 이렇듯 과학적 인식과 주술적 사고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예술에서 그러한 실존적 질문들에 끊임없이 나타날 수 있음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화수미제」는 주역의 64개 중 마지막 괘로서, '마친 것은 천도가 마침내 종말 하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순환·반복하는 이치'를 담아내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역에서 화수미제에 관한 일화를 설명하면,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널 즈음에 그만 꼬리를 적시니 일의 마지막 단계에서 '완성이 아닌 작은 실수가 있는 미완성'으로 끝난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화수미제」의 내용을 본인이 신화한 이미지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뱀이 물에서 나와 승천하고, 다시 내려와 자신의 꼬리를 먹으면서 야기되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순환의 내용을 가져와 「화수미제」로 형상화시킨다. 다만 아직 꼬리를 먹지 않고 있는 뱀의 형태를 제시함으로써, 전시 제목인 "OPEN OUT, 전개"라는 의미와 맞물려 작가가 이 전시에서 의도하는 가변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개연성들을 살펴볼 수 있다. ● 『OPEN OUT』전은 과학과 주술적이며 신화적인 이야기를 차용하여, 삶의 생성 및 소멸에 관한 인간의 근원적인 차원에 대해 탐구하고, 우리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가변성과 미완결성을 열어둠으로써 다양한 차원에 관한 관념들을 관람자에게 선보인다. ■ 스페이스 XX
Vol.20200117f | 이설애展 / LEESEOLAE / 李雪愛 / installation.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