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사업은 인천광역시, (재)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합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플레이스막 인천 PlaceMAK INCHEON 인천시 중구 개항로 75-1 Tel. +82.(0)17.219.8185 www.placemak.com
서슬이 탯줄을 자름과 동시에 울음이 터져 나온다. 눈도 채 뜨지 못한 생명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지 목 놓아 부르짖는다. 이것은 죽음으로 향하는 첫 신호탄, 존재의 최종 목적지는 무(無)이다. 그 어떤 것도 소멸이란 결말을 피해 갈 수 없다. 그리하여 생명은, 발걸음 마다 빼곡히 박힌 일상의 타일을 밟고 죽음의 결말을 향해 쉴 새 없이 걸어 나간다. 이 고루하고 지겨운 반복 속에서 사람들은 환멸을 느끼지만 그 길목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의무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상은 이미 목적을 잃은 지 오래다. 더 이상 인류는 스스로 가치의 의미를 부여하며 자신들을 정점으로 올려놓았던 고착적 숭고와 존엄에 집중하지 않는다. 인류에 대한 칭송은 오래전 이미 추락했다. 개인은 존재의 가치를 잃은 채 필요에 의해 사용되고 필요에 의해 처분되는 소모품적인 삶을 살아간다. 세상의 부품이 된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서도 배제 된 채 상실의 연속만 경험할 뿐이다.
결국, 오랜 일정에 병든 생명은 생(生)의 목적을 잃고 명(命)만 남긴 채, '보다 더 오래 살기 위해 보다 더 오래 살길' 원한다. 완치는 없다. 그저 지연시킬 뿐. 나는 작업을 통해 기록되지 못한 개인의 삶을 서술하고자 한다. 이는 숭고함에서 벗어나 처절한 순기능, 즉 도구성에 놓인 소모품적인 개인을 채집하고자 함이고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그들의 흔적을 재조명하기 위함이다.
작품에서 개인의 삶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록되며 그 기록의 과정에는 개인의 삶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타인인 '나'의 사유가 개입된다. 현 시대에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1차적 시각 이미지인 육신(肉身)에서 비롯된 사유는 물성에서 멀어져 이야기에 가까워질수록 육(肉)과는 상관없는 물건(物件)으로 변형된다. 이렇게 작업으로 재구성된 그들의 개인적 삶은 '작품' 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지고 상기된다. 내 작품 속에서 이들은 더욱더 도구화 되고 과장된 채 타인에게 보여 지고 스스로를 판매하며 누군가의 소유가 되는 아이러니를 반복하는 것이다. ● 분명히 개별적으로 보이나 결국엔 고통과 삶, 그리고 소멸이란 순차적이란 이미지로 묶여 결국에는 이야기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비어버린 삶의 의미를 비판하며 역설적이게도 삶(개인)을 예찬한다. 이는 현 시대에 존재하는 개인의 자화상이자 가장 숭고하길 원했던 폐기물이며 그 목적을 다 한 지속적 허망이다. ■ 공지선
Vol.20181224b | 공지선展 / GONGJISEON / 孔知善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