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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11:00pm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보광동 265-972번지) 1층 Tel. +82.(0)10.9500.0815 www.rundgallery.com blog.naver.com/rundgallery
자라나는 어두움 ● 이 세상에 빛이 있기 전, 깜깜한 어두움 속에서도 모든 사물 혹은 사물을 만들어 내는 요소나 원리는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눈이 잘 닿지 못할 뿐, 세상 곳곳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무수한 사물들이 생성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어두움'은 단순히 물리적이 빛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표면이 아닌 이면-수면 위가 아닌 깊은 물속,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이 아닌 그 아래와 같이 우리의 눈으로 보기 어려운 영역을 두루 아우르는 말이다. 또한 더 나아가 우리의 상식과 지식 너머의 무한한 미지의 무언가를 포함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의 눈과 상식 너머에서 끊임없이 나름의 방식으로 생성하고 있는 자연 혹은 우주의 일부를 탐험한다는 생각으로 창작을 하고 있다. 그것은 실제 물성을 가진 사물일 수도 있고 어떤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나에게는 작품이 표현하는 대상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뜬구름과 같은 그 무엇'을 창작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다뤄가며 경험해가는 가에 집중한다.
창작의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위해 나는 구체적인 대상이나 계획을 상정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다. 완성된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작품을 만드는 행위와 그 과정 자체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스스로의 이성적 사유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창작의 행위가 주는 즐거움에 순수하게 빠져들었을 때, 내가 경험하고 보고자 하는 상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유하자면 나의 작업 방식은 잘 정돈된 정원이 아닌 여러 식물이 우거진 밀림과 같다. 시작과 끝도 알기 어렵고 우후죽순으로 여러 요소가 자라난다. ● '자라나는 어두움'은 전시장 공간이나 상황에 따라 그 모습을 얼마든지 달리 할 수 있다. 나름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생성해가는 자연처럼, 이 작품도 하나의 상태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적으로 변화된다. 변화의 과정 중에 예기치 못한 새로운 질서를 발견하게 되며, 우연한 발견은 또 다른 세계 혹은 사물을 암시하는 작품의 단초가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은 창작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 양기진
Vol.20181214g | 양기진展 / YANGKIGIN / 梁起珍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