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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2018_1204 ▶ 2018_1209
양림미술관 YANGLIM MUSEUM 광주광역시 남구 제중로 70 facebook.com/양림미술관
2018_1212 ▶ 2018_1225
G&J 광주·전남 갤러리 G&J Gwangju·Jeonn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관훈동 196-10번지) 인사동마루 본관 3층 Tel. +82.(0)2.725.0040 art.jeonnam.go.kr/home/main.cs www.artmuse.gwangju.go.kr
표류하는 도시인 ● 나는 지난 20여 년간 「이성과 본능」, 「도시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현재 작품의 시리즈를 하기 전, 도시의 젊은 세대들이 특정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발생되는 상황들을 「이성과 본능」 시리즈로 잠시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그와 관련해 좀 더 광의적으로 원인을 추론하다보니, 현재 작품 시리즈인 「망각-도시생활」 시리즈로 이어지게 되었다. ● 인간은 무엇을 망각했을까? ● 인간은 과거 제국주의와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세계의 자본경제에 대한 회의감과 부정적 인식과 함께 인간의 실존에 대한 의문을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운 문화질서가 생겨나고, 인간의 본질적 실존에 대한 철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를 바라보면 그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는 더욱 활발해졌으며, 인간의 본질적 실존에 대한 고찰은 사라진 느낌이다. 나는 도시 안에서 '자본주의 시장과 본질적 실존' 이 두 가지에 대해 깊이 사유해 왔다.
도시란 무엇인가? ● 도시란 인간이 과학적 방법을 사용해 만들어낸 환경이며, 인간을 위해 만든 인위적 공간이다. 현대에 이르러 도시는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도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중심이다. ● 도시에서는 매일 새로운 생산품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TV와 광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인간은 새로운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 논리와 메시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소비하고 있다. 소비 활동에 있어서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미 어릴 때부터 인간은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따라 선호개발과 습관화로 길들여진 상태에 놓여있다. 그 결과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자본주의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소비하고 있으며, 무의식적으로 그 상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소비활동을 한다. 오히려 인간 스스로가 이성적 판단과 선택을 통해 소비를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도시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 놓인 인간이 실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실존주의의 이 철학적 질문이 지금도 유효하며, 현대에 와서는 더욱 절실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 실존철학에서의 본질이란 '인간이 인간다움으로 있는 것'이고, 실존이란 '인간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을 말하며, 현존재란 '현재 존재하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현대의 도시에서 인간들은 본질을 가진 현존재인가? 아니면 본질이 없는 현존재인가?' ● 도시에서 인간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 안에서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공존이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하는 것을 말하며, 원하던 원하지 않던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살 수 밖에 없는 것을 뜻한다. 내 눈에 비쳐지는 도시 속 인간의 모습은 본질이 없는 현존재로, 자신과 공존하는 군중들이 하는 것을 자신도 하며, 군중들이 믿는 것을 자신도 믿고, 군중들이 원하는 것을 자신도 원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기보다는, 알지도 못하는 군중들의 생활 방식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이는 인간이 인간다움으로 있을 수 있는 본질적 현존재로서의 특수성은 없어지고, 본질적으로 개별적 인간이 아닌 도시 안에서 '본질이 없는 현존재'로 살게 된다. 이런 현존재들은 마치 자신의 의지는 없는 것처럼 도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표류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 이와 같이 도시는 인간이 자신의 본질을 망각하기 쉬운 곳이며, 본질이 없는 현존재로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곳이기도 하다. 또 다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너는 인간다움으로 있는 현존재인가? 아니면 도시를 표류하며 살아가는 인간다움이 없는 현존재인가?" ● 인간의 삶에 대한 궁극적 목적을 사유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이며, 인간다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 작품 시리즈에 드러나는 표현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 첫째, 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자본주의 시장의 생산품. - 도시에서 인간은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해야 하며, 그것은 도시에서 사는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는 의류다. 가끔 다른 소재들도 등장하지만, 주 소재를 의류로 정한 이유는 도시에서 생산되는 많은 생산품 중 그 변화의 속도나 소위 신상품으로 대체되는 간격이 가장 빠른 것이 의류이기에 도시와 자본주의 시장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 둘째,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마네킹. - 한국은 성형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외모에 대한 편견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한건 외적 요인인 외모는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용한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마네킹도 시대에 따라 그 모습이 변화했다. 그것은 마네킹 제작 또한 그 시대에서 요구하는 외형적 요소를 강조하여 만들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내 작품에서 실제 인간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포스터와 같이 현존재가 아닌 하나의 홍보물로서 존재할 뿐, 실제 존재하는 건 쇼윈도에 있는 마네킹이다. 이미 가장 도시화된 인간이 바라는 외형상의 완성은 마네킹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셋째, 상품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인위적 조명. - 어떤 상품이나 물건을 살 때, 대부분 TV나 광고 영상물 또는 쇼윈도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과장된 조명효과를 사용한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해서, 집에서 확인하면 그 상품이 생각보다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분명 TV와 광고에서 보았을 때 화려했던 그 상품인데도 말이다. 극적인 조명효과(= 미장센)는 인간의 시각을 통해 인간의 인식기능을 현혹한다. 마치 광고모델이 자신인 것처럼, 마네킹의 모습이 바로 자신인 것처럼 꿈꾸게 만든다. 도시에서 인간은 항상 이런 상황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런 상황들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넷째, 상품과 마네킹 그리고 인위적 조명들로 꾸며진 쇼윈도가 있는 거리. - 쇼윈도가 즐비한 거리. 그 거리는 자본주의 시장의 본 모습이며, 도시가 왜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소비를 강요받는 그 거리는 이미 TV와 광고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를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길들여진 인간 그리고 군중들에겐 도시의 가장 도시다움을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들의 본질적 현존재로서 상태를 망각하고, 자본주의 시장에 길들여진 채 표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나는 작품에서 도시의 화려함을 표현한다. 그것은 도시의 화려함을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만 그 화려함에 현혹되어 본질적 현존재로서 의미 있는 인간의 삶의 가치를 망각하거나 잃어가는 인간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인간의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본질적으로 실존해야 하는가? 나에게 있어서 이 질문들은 창작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이 질문들의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 김영일
Vol.20181206j | 김영일展 / KIMYOUNGIL / 金永一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