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아름다운 것들 REACH YOU

강현수展 / KANGHYUNSOO / 姜炫受 / drawing   2018_1124 ▶ 2018_1130

강현수_회색 온기 Gray warmth_종이에 먹, 연필_130×97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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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인천광역시_(재)인천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 ART PLATFORM 인천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H동 프로젝트 룸 Tel. +82.(0)32.760.1032 www.ifac.or.kr

손으로 어깨를 만져보았을 때 이물감 같은 것이 들었는데 이 느낌은 내가 다른 사람의 어깨를 짚고 있는 듯도 하고 혹은 다른 사람이 내 어깨를 짚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그것이 싫지 않았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깨어나면 서늘한 아침 바람과 함께 여전히 누구인가가 내 어깨를 짚어주고 있을 것만 같았다. - 박준 산문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몸과 병' 중에서.

강현수_서식된 고독 Living solitude_종이에 먹, 연필_100×200cm_2017
강현수_그 후 After that_종이에 먹, 콘테_45.5×38cm_2018
강현수_Reach_종이에 먹, 콘테_122×138cm_2018
강현수_Sink_종이에 먹, 연필, 콘테_142×92cm_2018
강현수_치열한 숨 The breath_종이에 먹, 콘테_79.5×149cm_2018
강현수_아무 말 없이 Without saying anything_종이에 먹_67×87cm_2018

아주 악몽 같은 꿈이 있다. 깨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그런 꿈이다. 바다 속 깊은 곳을 헤매듯 어둡고 캄캄한 밤 같은 꿈속에 갇혀 울부짖는다. 그것은 마치 피부 속에 감금되어 있는 불안의 정신과도 같다. 그곳에서 온 힘을 다해 헤엄치며 좁은 껍질을 깨부수려고 발버둥 친다. 나는 이따금씩 찾아오는 뭔지 모를 무거운 어두움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온 몸을 쥐어짜는 듯한 격렬한 통증으로 구겨진 채 자리 잡고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서 그것들을 상상해 본다. 아무렇게나 구겨지고 찢어져 버린 채 숨어 있는 것들은 아무렇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것, 만질 듯 만질 수 없는 것, 흩어 사라져 버리고 남은 것들. 나는 내 마음 속에서 이런 것들이 조용히 그리고 아름답게 사라져 주기를 바란다. 사라져 흩어진 것들을 만질 수만 있다면, 구겨져 버리고 남은 것들을 다시 펼 수 있다면...이런 안타까운 마음들을 가지고 그들에게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것에 닿기를 바란다. 구겨진 결을 따라 따뜻한 온기를 적시고 또 채운다. 아름답게 사라질 수 있도록. ■ 강현수

Vol.20181124b | 강현수展 / KANGHYUNSOO / 姜炫受 / 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