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 블랙베이 Code : Black Bay

송민규展 / SONGMINGYU / 宋旼奎 / painting   2018_1115 ▶ 2018_1202 / 월요일 휴관

송민규_Black bay-2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80704k | 송민규展으로 갑니다.

송민규 홈페이지_http://www.mingyusong.com

초대일시 / 2018_1115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룩스 GALLERY LUX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7길 12(옥인동 62번지) Tel. +82.(0)2.720.8488 www.gallerylux.net

적당과 적절 ● 송민규는 그간 진행해왔던 '오늘날 새로운 시각기호'에 대한 탐구를 2016년부터 최근까지 기획한 3개의 전시 『SF 드로잉 3부작』을 통해 보여주었다. 기호화 작업과 반복, 중첩 등을 통한 다양한 이야기 전개 기술은 그의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과 SF영화 장면들에서 사용된 그래픽 이미지들에 기반한다. 작가 스스로 전시 3부작의 번외편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번 전시 『Code: Black Bay』에서는 이전 전시들에서 조명하지 않았던, 혹은 그 이후 진행된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송민규_Black bay-2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8

적당한 어둠 ● 그는 이전 전시 『낮보다 환한』(스페이스 캔, 2017)에서 어둠을 그린 적이 있다. 이때의 어둠은 그가 경기창작센터에서 있을 때 관찰했던 밤의 풍경으로, 인천공항 그리고 서해안 만과 인접해 있는 대부도에서 빛을 궤적과 시간의 중첩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이와 함께 그가 겪은 2017년 한국 사회에서의 어두움의 경험은 대부도에서의 밤의 풍경과 함께 완벽한 어둠의 색(Black 100, Cyan 20, Magenta 20)으로 치환되었다.

송민규_13개의 달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60×60cm_2018

전시 3부작을 마친 작가는 그 이후, 밤하늘의 밝은 달과 함께 어둠 안에 묻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 위한 '적당한 어둠'에 집중했다. 이번 전시제목 『Code: Black Bay』에서 Black Bay는 달이 있는 어둠을 그리기 위해 선택한 아크릴 페인트 색으로, 전시에 선보이는 대부분의 작업에 사용되었다. 밤하늘의 완벽하지 않은 검정색(Black 85-95%)과 약간의 푸른색(Cyan 15-20%)을 먼셀 색상기호로 치환하여, DUNN-EDWARDS 페인트사의 제품에서 근접 색상인 코드명 Black Bay(4.09PB/3.0/0.6)를 찾아 냈다. 작가는 공교롭게도 밤의 풍경을 그리게 된 대부도가 경기 만(Bay)에 속해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곳은 서울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군사경계지역, 공업지대, 인천항, 그리고 자연적으로는 많은 섬, 갯벌 등을 포함하는 곳으로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드러나지 않은 어둠이 많은 곳 중 하나이다. 완벽주의적 성격을 가진 작가가 완벽한 어둠의 색(Super Black) 대신 적당한 어둠을 선택한 이유는 가시계(可視界)와 함께 가지계(可知界)의 보기 위한 작가의 사회적 태도라 할 수 있다. 개인적 조형언어로 치환하고, 반복하고, 중첩했던 이전 작업들과 비교하여, 이번 작업들은 간결하고, 정치적이면서 낭만적이다. (들려주지 않고) 이야기 하기 위한 혹은 (보여주지 않고) 보여주기 위한 공간으로의 애매하고 적당한 어둠의 장막이 그 이유이다. 작가의 채색적 테크닉에 기반하여 작업은 여백없이 매트하다. 두터운 이 장치들의 메시지가 때로는 강하기도 하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송민규_펼쳐진 달 1-2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78×54cm_2018

"…… 초의 불빛은 이제까지 깊은 어둠에 잠겨 있던 침대 기둥 옆의 움푹 들어간 곳으로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해서 나는 이제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림 한 점을 환한 불빛 속에서 보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 막 여인으로 성숙해 사는 한 소녀의 초상화였다. 나는 한참 이 그림을 바라본 뒤 서둘러 눈을 감았다. 왜 그랬는지 처음에는 나 자신이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눈을 감고 있는 동안, 그렇게 급히 눈감았던 이유가 불현듯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것은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내가 본 것이 정말인지 확신하기 위해, 내 상상을 억누르고 진정시켜 좀더 냉정하고 확실하게 그림을 보기 위한 순간적인 행동 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 「타원형 초상화」중)

송민규_회색개론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38×26cm×28_2018

적절한 조형 ● 「펼쳐진 달」, 「13개의 달」에는 정형화되지 않은 노란 원형의 물체가 단독으로 혹은 다른 패턴화된 이미지와 함께 나열되어 있다. 대상을 둘러싼 모든 맥락은 Black Bay가 덮고 있는듯 보이고, 작가의 이전 경험치는 우리에게 반복되는 이 이미지들을 (어쩌면 대부도의) 달로 연상하게 한다. 또한 「회색개론1-28」에서는 3가지 톤의 회색면과 선으로 작가가 살아왔던 기억속 도시의 모퉁이 풍경을 보여준다. 반복되는 새로운 조형의 발화는 작가의 적절한 조형적 선택이다. 송민규는 언어, 결합, 온도, 색감 등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우리의 감각을 기분 좋게 예민하게 한다. 이는 절제되어 있으면서 강렬하고, 정제되어 있으면서 리듬적이며, 키치하면서도 날카롭기 때문이다.

송민규_Metal & Sugar Part 1-97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29×40cm_2018
송민규_Metal & Sugar Part 1-99_캔버스 패널에 아크릴채색_29×40cm_2018

「13개의 달」에서 적절한 노랑 덩어리는 13번째 반복된다. 그는 1년 - 즉 12개월 - 을 보내고 다음 한해의 첫 달을 의미하는 13번째 달의 조형적 연습을 통해, 전시 3부작이 끝남과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이 있음을 알리는 시그널을 보낸다.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Black Bay의 적당한 어둠에 숨겨진 것들과 13번째 달의 시그널을 기대한다. ■ 최윤혜

Vol.20181118d | 송민규展 / SONGMINGYU / 宋旼奎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