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재)재능문화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JEI아트센터 JEI ARTCENTER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29 Tel. +82.(0)2.2138.7373 www.jeijcc.org/intro.html
무엇이든 다양한 선택이 주어지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는 듯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혼란스럽습니다. 자유와 다양성의 밝은 빛 저편에서 우리는 어느 것도 쉽게 확신할 수 없고, 사회와 개인의 역사가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아프고 망설여도 괜찮다고 위로합니다. 그런데 여기, 이러한 구조를 다시 보게 하며 흩어진 생각을 꿰어 맞추어 준 작가가 있습니다. 너무도 당당히 국민학교 5학년 이후로 작가로서의 삶을 생의 중심에 놓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김헌언 작가가 바로 그입니다. 1943년생인 작가는 올해 76세입니다. 그는 65년간 작가의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연구원으로, 디자이너로, 교수로도 불렸지만 작품활동을 할 수 없을 때면 무엇이든 내려놓고 중심으로 회귀했습니다. 20대의 다양한 시도, 30대의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 40대의 안정에 대한 바람이 없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작가로서의 삶 안에서 가장 극대화된 자유와 다양한 가능성을 찾았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리고 작가의 작풍은 60대에 들어서면서 확연하게 변화했습니다.
언뜻 그는 나무라는 소재 외의 모든 과거의 작품경향을 싹둑 잘라낸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차원을 이동을 한 것 같은 그의 현재 작품을 이야기하려 하면 할수록 이전 40년의 작업이 묵직하게 기둥이 되어 그를 받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과기, 과반, 테이블 등의 쓰임새 중심의 작품들은 물론이고 나무로 된 화면에 자연을 담은 꾸밈새 중심의 작품들에서도 우리가 '전통적 목작업'이라는 서술 아래 가리고 한계 지어온 실험적 태도와 조형성이 강렬히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 이번 전시 1-2층의 작품들을 마주하실 때는 이러한 관점을 열어주시기를 바랍니다. 통나무를 구해 20년을 건조시켜 최상의 컨디션과 결을 살린 상태에서 깎아 완성한 이 유연함과 변화, 색감과 선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십시오. ● 나무 작업에 담은 안정적인 테크닉과 실험적인 형태를 동시에 만나실 수 있을 것 입니다.2003년 이후의 작품은 미술관 4-3층에서 선보입니다.
바탕이 되는 키워드는 합죽선과 단청입니다. 최상의 느티나무를 고집해 작업을 하던 작가는, 이런 최상의 조건을 마련하지 못하면 젊은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나무란, 작품하기 좋은 것 나쁜 것이 없고 나무를 소중히 여겨온 그 자체가 전통이며 작가와 감상자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면 나무의 종류나 나무의 최상의 질을 드러내야 한다는 한계 안에 스스로를 가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작가는 스스로 목작업에 설정해 온 기준을 흩어 놓기에 이릅니다. 접어놓은 합죽선이 종이와 나무가 겹쳐지며 만드는 형태에서 착안하고, 한 작품에서 색과 나무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형식을 숱한 실패와 실험으로 다듬어 나갔습니다. 칠하는 면을, 각도를, 색을, 깎아내는 정도를 조율하고 설계하고 이어나가면서 쌓인 시간과 경험은 작품을 평면인 동시에 입체가 되도록 이끌었습니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우리의 시선에 따라 작품은 색과 모양을 다르게 보여줍니다. 이것은 작품에 관한 작가의 생각의 변화가 관람자가 보는 작품이 그 자리에서 변화하는 것으로 치환되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전시타이틀 『관점Point of View』는 우리가 나무작품에 피상적으로 가진 관념, 작가의 작품철학, 작품이 요구하는 관람의 방식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유연하게, 그러면서도 단단하게 작가 김헌언의 작품을 감상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색감을 하늘과 숲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이 늦가을에 전시 『관점』과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JCC미술관
Vol.20181109h | 김헌언展 / KIMHEONOEON / 金憲彦 / wood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