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1102_금요일_05:00pm
주최 / 불량선인 기획 / 조현대(불량선인) 협력 / 곽노원_이양헌_정진하_허남주(불량선인) 디자인 / 김맑음(불량선인)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플랜비 프로젝트 스페이스 Plan B project space 서울 서대문구 가좌로 108-8(홍은동 377-8) Tel. +82.(0)2.308.1088
『Veni, Vidi, Vici』展(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11월 2일부터 15일까지)은 2018 불량선인 프로젝트 "우상을 만들지 말고 ... 섬기지 말라"를 통해 이뤄지는 두 번째 전시이다. 7월에 의외의 조합에서 진행했던 『Dominus Vobiscum』展을 통해 아이돌 그룹과 팬덤 사이의 관계 내에서 발견되는 '믿음'의 현상에 주목했다면, 『Veni, Vidi, Vici』展은 논의를 확장해 '우상(Idol)'과 '이미지(image)'의 역사적/개념적 유사성/동일성에서 확인 가능한 '재현(representation)'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경유해 다양한 층위에서의 '동시대적 이미지 인식'을 고찰한다.
주현욱은 더 이상 소환의 가능성이 사라진 역사적 우상을 파편적 재현을 통해 소환하며 '억압된 것들의 회귀'를 시도한다. 그가 소환을 시도하는 역사적 우상이란 과거 이데올로기에 의한 국가 통치 차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동상'들이며, 정확히는 물리적·상징적 유폐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들이다. 실존 인물을 (이미 파편적으로) 재현한 동상에 대한 파편적 재현은 분명 '원본(으로서 서사/상징)'이 있었지만, 더 이상 확인할 방도가 없는 작금의 상황을 대변한다. 이를 통한 '역사적 이미지'의 진공상태에 대한 필연적 재확인은 전시의 첫 이정표 역할을 수행한다.
안상훈은 재현대상이 부재한 그림 그리기, 이미지 생산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의 반복적 회화 수행의 내부에서 재현대상의 부재, 즉 '원본 없음'은 부정당할 수 있다. 풀어 말하자면 안상훈의 재현을 시도하지 않는 그리기의 과정 중에 발생하는 '순환적 자기 참조'는 원본 없음을 부정하는 단서로 지목되고, 이에 확장하여 흔히 웹 기반 이미지의 생멸 과정 중 상호 개입의 가능성과 반복은 더 이상 원본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명제로 귀결한다. 이는 곧 '생산/재가공/저장의 과정을 반복해 순환할 뿐이라는' 동시대 이미지의 자명한 숙명을 드러낸다.
윤호진의 사진은 그가 사진 이미지를 직접-생산하지 않는다는 점, 즉 동시대 이미지의 반복적 순환의 어떠한 지점이라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 이미지 수용/인식'의 단면을 명백하게 처리해낸다. 그리고 이 이미지들은 어떤 표면에 안착하는데, 어떤 표면은 사진 매체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 안에서 옹호되는 표면을 다소 빗겨간다. 한편으로, 안착한 이미지는 여전히 이면의 무엇인가를 지시하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이미지의 출처, 이미지로 등장한 오브제/풍경의 출처는 작가가 선택한 물적 지지체를 통해 스스로를 지시하며, 전시의 서사 또한 이 지점에서 순환한다.
muodraa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소셜 미디어로 대표되는 초연결적 환경 속에서 개인과 집단, 그리고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그가 시각화하는 끝없이 아래를 향하는 스크롤과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웹 기반의 디지털 이미지의 유기적 '흐름' 속에서 우리는 그 일시성과 영속성이 혼재되어 사라짐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종국에는 광폭의 데이터베이스 저 아래 심연으로 침전하고 마는 풍경을 마주하게 하며 동시대적 매체 환경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조현대
Vol.20181104h | Veni, Vidi, Vici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