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 something in here

이은미_이현정_정진희_한지민展   2018_1102 ▶ 2018_111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요일 휴관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충남 당진시 면천면 동문1길 21 Tel. +82.(0)10.4245.9989

일상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일은 현실적 대상과 장소, 공간에 스며들기와 같다. 각기 다른 자기만의 일상과 공간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은유로써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삶에 대한 온도와 더 없는 감성의 가치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이번 전시는 '그리기'라는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엮어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가는 일상의 균형과 공간의 재구성에 주목한다.

이은미_계단_캔버스에 유채_53×65cm_2018
이은미_안_캔버스에 유채_50×60cm_2015

어딘가를 지나가는 일 ● 빈 종이처럼 텅 빈 장소였다. 내가 항상 걷고 싶어 했던 곳이었다. 저만치에서 바라보던 곳, 상상 속에 있는 어떤 곳, 무엇도 방해 받지 않는 걸음으로 가본 길이었다. 그 곳에는 한 순간, 한 공간에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이 있다. 무심히 지나쳐버린 것들의 흔적을 우연히 만났다. 창밖이나 문밖, 길 저편을 바라본다. 고독한 산책자처럼 무심히 시선을 던진다. 헷갈리는 풍경 속에서 모호하면서도 명료한 것을 찾는다. 촘촘한 바람을 본다. 모든 장소에 모든 시간이 있을 수 있을까. 하나의 장소가 곧 하나의 이야기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바라보고 사물이 지닌 본래의 모습을 주시하는 일, 그것은 나의 내면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 이은미

이현정_퇴촌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53×73cm_2016
이현정_퇴촌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53×73cm_2016

나는 토성에 산다. 토성은 조용하고 따스하다. 언제부턴가 토성을 그린다.늘 보며 지나는 동네의 다정한 풍경과 산책길에서 마주한 나무, 하늘, 언덕, 바람, 어떤 시간들. 특히 퇴근길의 토성을 사랑한다. 저녁 무렵,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과 창가의 불빛 그리고 저만치의 노을. 토성의 밤은 순환하는 밤이다. 어느 밤, 문득 올려다 본 나뭇잎, 그 사이로 흩어지며 스며들던 빛과 어둠, 밤의 냄새들, 호흡하는 새벽. 밤의 풍경을 그리며 그 밤이 만들어 내는 시간의 색을 즐기고 그 맛에 취하였다. ■ 이현정

한지민_숨_캔버스에 유채_41×53cm_2017
한지민_옷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7

어릴 적 외갓집 마루에 엎드려 그림을 그리다가 올려다 본 하늘은 또 다른 스케치북 같았다. 구름위에 상상을 더할수록 재미난 장면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하늘색 바탕 위에서 흰 구름들이 변신하는 장면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나. 친구가 없어 늘 혼자이던 나.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사람들 틈에 섞이는 것이 무척 어렵고, 심지어 두려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불편하다거나 외롭다 느끼지도 않는다. 나는 단지 혼자인 것에 익숙할 뿐이다. 느긋하게 시작되는 아침. 오롯이 나만을 위해 몰입할 수 있는 시간들. 늦은 저녁, 아무도 없는 동네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호흡할 때 느껴지는 기분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작업은 일상의 어느 한 부분을 포착하는 데서 비롯된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몸짓이 느린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는 순간에 주목하였으며, 이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내 작업이 하나의 이야기로 정해지기 보다는, 기억이나 상상에 의해 매번 새로운 내용으로 읽혀지길 바란다. ■ 한지민

정진희_Self Portrait_캔버스에 유채_162×112cm_2017
정진희_Self Portrait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18

의자는 재현의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이때 의자는 사물로써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나는 개인마다 의자의 영역을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본질은 의자가 표면의 의미와 심층의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화상 Self Portrait 는 낯익은 이미지를 재조합하여 재현하는 작업이다. 사회적 관계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나를 들여다보고자 다른 언어와 다른 장소성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간과 인체의 형상을 빌린 의자는 육체처럼 실체를 포함하며 왜곡되게 표현한 의자는 관객의 의식이 지향하는 여러가지 방향으로 해석이 이루어지겠지만 사실 모든 해석들은 각자 별개가 아니며 서로가 결합되어 있다. 관계를 드나들며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상상된 것은 그 어느것도 진실이 아닐수 있다. 또한, 익숙한 이미지 앞에서 상상하는 힘은 그 자체로 존재할 것이다. 진실의 경계는 모호하다. ■ 정진희

Vol.20181102e | 자리 : something in her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