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몽타주 Our, Montage

2018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회화학과 졸업작품展   2018_1024 ▶ 2018_1030

초대일시 / 2018_1025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선아_공예슬_권주영_김영중_김지현_김혜민 류가영_박다윤_서은후_설학영_안승아_양수인 양지형_엄태호_오연주_원유진_이예진_이한솔 이현지_임채원_장여진_정재민_주혜민_황재원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26 (인사동 194번지) 라메르빌딩 제1,3전시장 Tel. +82.(0)2.730.5454 www.gallerylamer.com

우리의 몽타주: 작은 컷들에게 바치는 축가 ● 유난히도 뜨겁던 여름이 대체 언제쯤에나 끝나는 건가 싶더니 어느새 아침 저녁으론 쌀쌀함이 느껴진다. 매 해 이맘때가 되면 4학년들은 졸업전시 준비로 여념이 없다. 미처 마무리 하지 못한 작품들을 손보고, 촬영을 하고, 도록에 수록될 작가 노트를 작성하며 하루하루를 정신 없이 보낸다. 익숙해 질만한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역시 올해도 마음 한구석은 섭섭하고 또 다른 한편으론 시원하고 그렇다. 매 해 학생들이 직접 결정하는 졸업 전시 제목을 전달 받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전시의 제목은 단지 특정 졸업전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전시 제목에는 그 해 졸업생들 간의 관계나 분위기를 담고 있거나, 혹은 졸업생들이 올 한 해 가장 관심을 갖고 천착했던 문제들이 제기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사회나 시스템에 대한 그들의 공통된 의견까지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 바로 직전에 교육기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형성된 어떤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가 제시되기 마련이다.

공예슬 / 강선아 / 권주영
김영중 / 김지현 / 김혜민
류가영 / 박다윤 / 서은후

올해 졸업 전시의 제목은 『우리의 몽타주』로 정해졌다. 이 제목이 갖는 의미는 무엇 인가. 몽타주는 원래 건축 용어로 시작되었다가 이후 영화 용어로 의미를 굳혔다. 영상을 편집하는 한 방식을 일컫는데 이것은 특정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촬영된 다양한 장면들을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연장선으로 조립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연속되는 동일한 내용을 단순히 컷으로 나눈 것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장소나 내용 또는 인물이 등장하는 두 개 이상의 각각의 장면들이 하나로 편집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몽타주는 제한되고 고정된 화면 안에 다양한 상징들이 공존하는 미장센의 대립된 의미라고 볼 수도 있겠다.

설학영 / 안승아 / 양수인
양지형 / 엄태호 / 오연주
원유진 / 이예진 / 이한솔

그렇다면 졸업생들은 무슨 의미에서 전시의 제목을 『우리의 몽타주』로 정한 것일까. 몽타주가 직접 촬영을 하는 행위가 아니라 촬영이 완료된 것을 편집하는 방식이라는 부분을 대입시켜 보면 이해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각자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작품 활동을 해서 최종적으로 졸업 전시의 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미장센 식으로 스스로의 궤적을 재단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스스로를 컷과 컷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몽타주로 규정 내리고 있다. 각각의 컷 만으로는 도저히 내용도 결과도 알 수 없는 미완의 형태이지만 그 수십 개의 컷들이 하나로 편집되었을 때 비로서 그것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것. 결국 전시 제목 『우리의 몽타주』는 전시에 참여하는 학생들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니라 이들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예술은 인문학과 더불어 사회적 변화나 조짐에 가장 민감한 학문 중 하나이다. 예술을 보면 시대가 읽히고 시대를 알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이 삼 년간 졸업 전시의 화두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자아 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던 것에 비하면 올 졸업생들의 행보는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닐 수 없겠다. 분명 이들의 눈에는 개인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보다 사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가 더 중요한 화두로 부각되었는지도 모를 일이겠다.

이현지 / 임채원 / 장여진
정재민 / 주혜민 / 황재원

지난 4년여 간 이들의 관계는 어땠을까. 때로는 함께 작은 일에도 기뻐하거나 슬퍼했을 것이다. 어쩌면 대립과 갈등이 만연하던 시기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이제 학교를 곧 떠나게 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모든 것을 깨닫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삼십여 개의 작은 컷들이 모여 이토록 대단한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했다. 주연도 없고 조연 또한 없다. 틀린 것은 없었고 각자의 차이에 따른 다름만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들이 하나 둘 모여 학교라는 작은 사회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비로서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학교를 떠나고 난 뒤, 이들은 또 어떤 컷들로 성장하게 될런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작은 테두리 안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연습을 그간 해 온 것이라면, 이제는 그야말로 사회라는 실전에 배치되게 되는 것이다. 불안하고 두렵겠지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들 맡은바 소임들을 훌륭하게 해 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바라기는, 앞으로는 몽타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 내고 그 안의 미장센들까지도 직접 이끌어 내고 관리하는 삶을 영유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 윤상훈

Vol.20181024e | 우리의, 몽타주-2018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회화학과 졸업작품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