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1005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_GS SHOP
관람시간 / 01:00pm~07:00pm
스페이스 나인 SPACE 9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739(문래동2가 4-2번지) 2층 Tel. +82.(0)2.6397.7253 www.facebook.com/space9mullae
문래동 작업실 앞 철재상가 공장 1층에서 내부 공사를 하고 있었다. 문래철재상가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공장들은 주로 금속 원자재나 원자재 가공공장들로 커다랗고 두꺼운 철판이 건물에 가득하고, 육중한 호이스트가 거대한 진동음을 내며 그것들을 들어 올리고 내리기 때문에 어떤 공장들보다 크고 높은 문래동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이곳에 (주변 사장님들의 이야기로는) 사무실이 생긴다고 했다. 그런데 공사가 마무리 되고나자 사무실이 생긴다던 그곳은 술집이 되어 있었다. 나에게는 문래철재상가 건물 1층에 술집이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1층 공장과 2층 작업실이라는 구도가 흔들리며, 동네의 상업화와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어해주고 있는 보호막 같은 철재상가의 1층이 뚫려버렸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곳이 들어오고 나서 처음 1년 정도 주변의 작가들과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다. 영업을 시작하는 오후부터 새벽까지 유흥객들의 떠드는 소리와 비트 강한 음악 소리가 한적하고 조용한 작가들의 작업을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 작가들이 점점 커지는 음악소리에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자 양해를 바란다는 말을 하였지만, 그들은 이렇게 영업하기 위해서 문래동에 온 것이라는 대답을 할 뿐이었다고 한다. 문래동 안 어떤 곳은 최근 건물주가 바뀌면서 기존의 세입자인 공장들을 내보내고 의도적으로 술집이나 상업시설을 들이기 위해 공간을 비워두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내 작업실 임대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변의 공장들과 작업실에도 영향이 전해지고 있다.
「야생쓰레기구조 프로젝트」는 쓰레기를 통한 지역성의 연구이며, 쓰레기를 통하여 변화해가는 문래동의 풍경을 관찰하는 작업이다. 나는 이 작업을 위하여 기존의 일반적인 쓰레기 분류 방식인 음식쓰레기, 일반쓰레기, 재활용쓰레기 등을 대신하여 '눈에 잘 보이는 쓰레기'와 '잘 보이지 않는 쓰레기'라는 시각적 특성에 따른 분류 체계를 사용하였다. 이렇게 분류된 쓰레기들은 지역의 상업화와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라 가시적 쓰레기는 증가하고, 비가시적 쓰레기들은 감소하는 현상을 보여준다. ● 가시적 쓰레기의 증가는 지역의 유흥과 투어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외부인의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휴대가 가능하여 유기, 투기가 비교적 용이한 쓰레기들이다. 테이크아웃컵이 대표적인 것들이고, 담배꽁초 등도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이에 반하여 지역의 상업화와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라 비가시적 쓰레기들은 감소한다. 비가시적 쓰레기들은 주로 건물의 옥상이나 건물의 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쓰레기들이다. 일반적인 동선에서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고, 유기나 투기 이후 다시 처리되거나 청소되는 싸이클이 비교적 길다. 보통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10년 정도의 사이클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 비가시적 쓰레기들의 감소 현상이 흥미로운 것은 상업화와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될수록 감소하며, 가시적 쓰레기들의 증가량과 반비례하는 특징 때문이다. 이러한 주요 원인은 건물의 매매와 임대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 시세가 변화하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건물주들이 건물에 투자하는 것이다. 건물을 수리하거나 옥상에 방치되어 있던 쓰레기들을 치워서 건물이 최대한 가치 있어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임차인은 사업을 위하여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주변의 환경을 정비하면서 비가시적 쓰레기들을 처리한다. 지난 10년간의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현재 많은 옥상의 쓰레기들이 사라지거나 처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던 곳에 방치된 쓰레기들을 나는 '야생쓰레기'라고 지칭한다. 현재 문래동의 변화에 따라 이들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이미 많은 옥상 위의 야생쓰레기들이 처리되거나 사라져버렸고 이들의 서식지가 급격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야생쓰레기나 공장의 운영자들이나 예술가들도 서로 모두 동일한 위험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야생쓰레기구조 프로젝트」라는 예술적 개입과 발언을 시작하였다. 문래동의 야생쓰레기들이 사라지거나 멸종되기 전에 야생쓰레기의 서식을 확인하고 면밀하게 구조 계획을 수립하여 이들을 구조하거나 치료하여 멸종을 막고자 하였다. 지난 1년 동안 제작한 굉장히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장비인 '구조로봇'이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으로 구조작업을 하였고, 그 모든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야생쓰레기구조 프로젝트」전시에서 구조로봇의 구조작업을 기록한 다큐영상과 사진, 구조된 야생쓰레기들을 볼 수 있다. ■ 송호철
Vol.20181005g | 송호철展 / SONGHOCHUL / 宋昊哲 / video.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