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 설치 / 2018_0827 ▶ 2018_0903 구조물 해체 / 2018_1204 ▶ 2018_1205
참여작가 신지혜_다이스케 쿠로다_도원_마루하시 미쯔오 이자연_김정주_송성진_김보경
본 전시는 2018년 부산광역시,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사업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주최,기획 / 프로젝트 팀 팬시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월요일,9월 24일~10월 3일 휴관
부산자원순환협력센터 Busan Resource Recycling Cooperation Center 부산시 강서구 생곡산단1로24번길 58 Tel. +82.(0)51.922.7502~4 brc.beco.go.kr
2018 프로젝트팀 팬시의 『내가 사는 창』은 '기억된 자리 - Pillar 를 찾아서(2016)', '감堪 여輿 가家(2017)'에 이은 세번째 빈집 프로젝트이다. 앞선 두 프로젝트는 배경공간으로서 빈집을 바라보았던 '기억된 자리 - Pillar 를 찾아서'와 미시적 의미화 대상공간으로서 빈집을 다루었던 '감堪 여輿 가家 ' 처럼 '집'이라는 개념에 집중한다. 그러나 『내가 사는 창』은 집의 다양한 요소 중에서 창(문)을 의미공간으로 확장해 본다. ● 빈집을 테마로 기획을 준비하던 오래전, 비어있던 집에서 유리가 깨진 채 뚫려있는 네모난 창을 발견한다. 창은 찬 기운을 막지도, 바깥 풍경도 없이 맞닿은 회색 벽만 보게 한다. 그것은 분명 창으로서 거기에 있었으나,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열려있으나 갇힌 공간을 만들었다. 뚫린 창에 대한 감정과 기운은 몇 해의 시간이 지나 『내가 사는 창』의 모티브가 된다. ● 창은 기능적으로 환기와 빛을 투과하게 하고, 심리적으로 안정과 다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상상의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역사와 그것의 경제 원리를 보자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4세기부터 다양한 이유로 유럽 국가에서는 창문이 많은 집에 창문세를 부과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창문을 막거나 없애는 일로 이어졌고, 기형적으로 창문 없는 건물이 생겨나게 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 21세기에도 창문의 가치는 크게 달라 진 것이 없다. 창문을 통해 볕이 잘 드는 집의 가치, 창문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고시원 방 가격 등을 생각해 본다면, 창문세는 이름만 없을 뿐, 여전히 그 경제적 가치는 우리곁에 존재한다.
『내가 사는 창』은 가치와 심리 그 어떤 것도 존재 하지 않는 '기능 잃은 창, 열려있으나 닫혀진 공간을 가진 창'에 주목한다. 오랫동안 비어 있는 빈집의 창은 온전하게 남아 있지 못하고 파손되어 틀만 남은 경우가 있다. 그 창은 반듯하게 뚫려 있는 구멍으로 존재하며 기능이 상실된 작은 장소이기도하다. 기능 잃은 창은 그 자체로 더 이상 숨 쉬지 않으며 그냥 거기에 있을 뿐이다. 도시 흉물로 변한 빈집에서 기능 잃은 창은 인간 삶의 단면과 비슷하게 남아 지각과 인지의 경계에 넘나들며 감정을 이입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창이 공간이 되었을 때, 그곳은 실재하는 환경이 되고, 가상이 더해져 상상 또는 환상을 내재하여 다시 나타난다. 그래서 실제와 환상이 함께 있는 혼성 공간으로써 재현을 탐험하게 한다. ● 전시 『내가 사는 창』은 기능 잃은 창틀의 선을 변형하고 확장하여 설계된 불안한 구조물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구조물은 만들어진 실재위에 있으며,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재현은 혼성 공간의 다양성을 나타낸다. 신지혜, 다이스케 쿠로다, 도원, 미쯔오 마루하시, 이자연, 김정주, 송성진, 김보경 8명의 작가는 전체 100일중 각 10일의 기간 동안 설치와 철수를 이어가며 각자의 의미 해석과 공간 탐험을 보여 준다.
신지혜는 가족들과 함께 산에서 텃밭을 가꾸며 칡이 주변을 감싸 도는 모습과 도시 하늘에 닿을 듯 높아 가는 아파트 현장을 동시에 보게 된다. 그 두 광경을 통해서 삶의 터전이 다른 가치를 가진 힘에 의해 불가피하게 잠식당해 가는 모습을 연상하고, 그것을 형상화 한다. 싱그러운 넝쿨로 가득한 구조물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것은 뻗뻗하고 날카로운 플라스틱 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린몬스터'는 가치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역설을 따갑게 표현한다.
다이스케 쿠로다는 『내가 사는 창』의 구조물을 의식적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한 감옥으로 가정한다. 그것을 경계 없는 의식의 틀로 보았을 때, 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기는 예상치 못한 존재의 인식과 환영을 의미한다. 또한 '모기'는 대상으로서 개념적 자유를 대신한다. 갇힌 방에서 모기를 잡는 영상과 도시 간판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된 '모.기.는.있.다.'는 문자로서 이미지를 완성한다. 영상은 위협적이지만 안전한 은유를 나타낸다.
도원은 켜켜이 물들여 쌓은 종이조각과 구조물 내 외부를 가로지르는 붉은 실이 가득한 공간을 제한적 시선으로 가둔다. 시선의 부자유는 깊은 내면을 사색으로 연결된다. 복잡하게 읽혀지는 설치물과 함께 진행되는 퍼포먼스는 물질로서 보여 지는 존재와 의식적인 통제에 존재하는 비물질적인 시선 사이에서 '바라보다.'의 본질을 찾는 행위를 제안한다. 그리고 행위는 관념의 체계를 넘나드는 사유에서 제 1의 장소로 전환된다.
미쯔오 마루하시는 다양한 각도에서 읽혀지는 단어를 제시한다. '집, 창문, 바닥'과 같은 단어는 지시적이며, 인지를 돕는다. 시각적 형태와 단어로 확인되는 형태는 인지하는 동시에 비장소(nonplace)와 기호로서의 사물(the object as sign)로 전환된다. 그리고 시각언어를 음성언어로 소리 낼 때, 그 형태는 투명해지고 의미는 공간성과 물질성을 가지고 다시 나타난다. 단어는 행위를 제한하여 힘을 가진다.
이자연의 작품 '후사경'은 시선 방향과 다른 곳을 보여주는 백미러와 사이드 미러를 말한다. 『내가 사는 창』의 전면 기둥에 설치된 수많은 후사경은 각기 다른 각도를 비추며, 마치 살아있는 듯 움직임을 가장한다. 물리적으로 정지된 것을 알아차릴 즈음 확인되는 각각의 존재는 감시와 관찰의 경계를 비밀스럽게 제시한다. 그리고 '후사경'과 함께 설치된 '독백'의 감정기록은 물리적으로 읽을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집요하게 심리적 감추기를 시도한다.
김정주는 탈출로를 의미하는 비상구를 통해서 치열한 일상과 분리된 아늑한 공간을 제시한다. 구조물 밖에서 바라보이는 공간은 안에서 밖을 보듯 은유적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안으로 몸을 낮추어 불이 꺼진 비상구 간판 아래로 진입하면 바깥세상과 단절된 독립된 공간으로서 사색을 취할 수 있다. 그렇게 내부로의 탈출을 시도할 때, 외부에서 확인되는 내부의 사색은 은밀한 익명성을 갖는다.
송성진은 불완전한 구조물을 배경으로 이주와 거주를 반복하는 삶의 단상을 흔들어 제시 한다. 구조물의 한쪽 면이 바닥으로 부터 한 뼘 정도 올려져 자본의 상징물로 지탱될 때, 구조물은 균형과 무게를 잃고 불안전한 곳이 된다. 그리고 안정된 삶을 위한 인간의 욕구는 그 순간 머물 곳을 잃게 된다. 사소하게 조작된 불안이 만드는 불완전한 공간은 거주와 이주, 안정과 불안정 그리고 균형과 뷸균형에 대한 질문을 반복한다.
김보경은 『내가 사는 창』의 구조물을 수집된 창으로 덮는다. 창은 막히거나 뚫려 서로 겹치면서 안과 밖의 기능과 이미지의 파악을 인공적으로 만든다. 만들어진 환경은 이미 막힌 공간에 있으며, 어떤 사실적인 것도 투영하지 않는다. 창문과 창틀의 공간은 얇고 좁다. 그 사이 공간을 두고 분리된 배경은 장소와 기능을 환기하는 구성된 그림(constructed tableau)가깝다. 만들어진 환경에서 떠오른 실제는 제한된 시간의 재현으로 낯선 장소를 응시하게 한다. ■ 김보경
Vol.20180924a | 내가 사는 창-2018 프로젝트 팀 팬시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