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O L I F E K I N G

문소현_박동준_손현선_이세준展   2018_0918 ▶ 2018_0925

문소현_공원생활_12채널 영상_2015~6

초대일시 / 2018_0918_화요일_6:00pm

해당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시민큐레이터의 지원으로 기획되었습니다

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기획 / 박희자

관람시간 / 12:00pm~06:00pm

아트스페이스 보안 1942 ARTSPACE BOAN 1942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Tel. +82.(0)2.720.8409 www.boan1942.com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입으로 전해질 때 '말'은 서사성을 갖추고 이는 곧 현실을 변용시키는 '힘'이 된다. 말이 만들어 지고, 다시 변용되어 현실에 반영되는 이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곳은 어디인가. ● 이토세이코의 소설 『노라이프킹』 속 초등학생들은 동명의 가정용 롤플레잉 게임을 둘러싸고 다양한 괴담을 만들어 낸다. 수많은 소문은 게임 속 죽음을 과장해 전국에 자살소동을 일으키고, 현실의 사람을 게임 속 캐릭터로 오인하여 해코지하는 사태를 야기한다. 이 어마 무시한 이야기를 만드는 초등학생들의 시선을 쫓아 게임으로 들어가 보면, 이 말들의 근원은 주요한 흐름에서 벗어난 지점에서 발생된다. ● 이번 전시 『N O L I F E K I N G』에 참여하는 작가들 또한 주요한 흐름 너머에 관심을 두고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무차별적으로 오브제를 수집하고, 길을 걷다 보았던 광경을 중첩하며, 시차를 두고 벌어졌던 그 날의 관찰을 동시 상영한다. 혹은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 속 보지 못한 순간을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이렇게 시각이미지를 다루는 작가들은 각자가 경험한 수많은 사건과 기억들을 펼쳐나감에 있어 스스로 설정한 방식으로 사건을 인식하고 그 위에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간다. 각자가 이야기를 건네기 위한 작업의 소스를 끌어오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 온라인상의 수많은 말들도 글로 쓰이지만 작용되는 방식은 옛날이야기가 전해지 듯 구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말은 구전 될수록 더해지고, 혼자만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작은 기억들도 반복되어 구르면서 눈덩어리가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이야기가 시작점이나 모티브의 근원을 쫓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입으로 전달하는 기억이, 말이 되었을 때 그 서사성을 갖추어 가는 과정을 지각하여 건강한 서사의 방식을 배우고, 서사의 과정을 즐거움을 알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문소현_공원생활-튼튼한 다리_영상 스틸컷_2015~6
문소현_공원생활-화살없는 활_2015~6

문소현 MOON Sohyun ● 문소현은 독특한 캐릭터와 불안을 드러내는 신경증적 사운드를 통해 현대인들이 문명의 공간에서 대면하는 불안을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Life in the park』(2016, 스페이스 오뉴월)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 사진 축제』(2016, 북서울 시립 미술관), 『파리한국영화제』(2017, 프랑스), 『부천국제애니메이션』(2017, 부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2016) 등 다수의 단체전과 영화제에 참여했다. ● 「공원생활」, 2015-2016 ● 도시 공원에서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의 행동과, 사건들의 일정한 패턴을 스톱 모션 영상으로 구현한 작업이다. 공공장소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을 전후 결말이 없는 상황만으로 보여줌으로써 장소와 주변 환경에 영향과 제약을 받는 현대 도시인들의 삶의 단면을 이야기 하고 있다. 총 12개 채널 중 8채널로 구성된 영상은 각목으로 만들어진 구조물 곳곳에서 동시상영 되어, 영상들은 서로 간에 간섭하며 큰 덩어리로 작동하여 긴장과 불안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박동준_을지디멘션_VR_가변크기_2018
박동준_을지디멘션_VR_가변크기_2018

박동준 PARK DongJoon ● 박동준은 VR과 사진 매체를 이용하여 개인의 기억, 나아가 사회-공공의 기억을 다뤄 온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기억을 둘러싼 여러 현상들을 탐구하고 수집물, VR로 구성한 기억의 가상공간을 창조하는 일련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개인전 『을지디멘션』(2018, 공;간극)에서 을지로에 관한 개개인의 경험을 재조직화한 VR 작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세운·청계상가에 위치한 신생공간 '공;간극'과 VR(Virtual Reality)를 이용한 가상 갤러리 「아카이빙 바벨Archiving Babel」을 운영하며, 여러 작가들에게 실제/가상의 전시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 「을지디멘션」, 2018 ● 「을지디멘션」은 을지로의 대림상가를 VR로 재현하여 오락처럼 체험할 수 있게 한 작업이다. VR을 통해 상가입구에서 전시가 열렸던 『공;간극』에 도달하면 지난 온 길에 보았던 오브제들을 다시 조우하게 되고 내 기억과 취향에 따라 이를 다시 선택하여 볼 수 있다. 관람객이 마주했던 특정 상황을 지나오는 동안 개인의 시선에 포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 「INNER」, 2013 ● 3D스캐너를 이용해 입체적으로 기록한 인물사진을 연결한 영상이다. 어둠에 놓인 대상의 외면을 공간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인 점으로 해체하여 입체적으로 드러낸 후, 그 외면을 훑으며 내면으로 술래잡기를 하는 듯 한 시점으로 따라간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내면을 우리는 외면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손현선_어떤 남자1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6
손현선_어떤 남자2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6
손현선_Like the moon_캔버스에 유채_45.5×60.5cm_2016

손현선 SON Hyunseon ● 손현선은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피사체에서 움직임이 제거된 형태를 그리고 위에 그리는 행위를 중첩시킴으로써 눈으로 포착되지 않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눈을 통해 시각적으로 관찰 가능한 영역과 감각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의 경계 사이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 개인전 『Standstill-Spin-Sphere』(2017, 챕터투)과 『눈 숨 새』(2016, 갤러리175)을 가졌으며, 『아크로바틱 코스모스』(2018, 원앤제이갤러리), 『두산아트랩』(2017, 두산갤러리), 『트윈 픽스』(2016, 하이트컬렉션)등 다수의 그룹 전에 참여하였다. ● 「어떤 남자」, 2016 ● 누워 먼 곳을 바라보는 인물을 두 장면으로 나눠 그린 그림이다. 두 그림을 반복해서 바라보면 마치 들숨과 날숨을 내쉬는 듯 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는 youtube에 업로드 된 영상의 특정 순간을 그린 그림으로 초당 30프레임의 영상에서 눈으로 발견하지 못했을 순간이 고정되었을 때, 이미지는 영상과 전혀 다른 맥락을 마주하게 한다. ● 「Like the Moon」, 2016-2017 ● 돌아가는 레미콘의 외벽을 그린 그림으로 서로 다른 크기와 화면으로 이루어진 연작이다. 『Cosmosparty; 우리는 우주에 간다』(2015, 인사미술공간) 전시에 처음 선보였던 작업으로 반복되어 돌아가는 외벽의 재현은 무너졌지만, 반복해서 재현되는 표면을 통해 상상의 영역에서 재현된 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세준_형용할 수 없는 것을 형용하기_캔버스에 유채_325.1×738.1cm×9_2013
이세준_버림받은 의미_캔버스에 유채_116.8×90.9cm_2013
이세준_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_캔버스에 유채_158.6×158.6cm_2013

이세준 LEE Sejun ● 이세준은 마주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작가가 만들어 놓은 논리의 방식아래 이미지를 중첩시킨다. 무너진 듯 하지만 이해되는 원근법과 겹쳐있지만 정확히 보이는 형태의 도상 등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차원의 세계를 생성한다. ​『지금, 이곳에서는 어떤 일들이』(2012, 키미아트)을 시작으로 ​『무한을 유한 속에 담는 방법』(2013, 갤러리AG), ​『무엇을 불태울 것인가』(2015, 윌링앤딜링, ​『늪과숲』『포락지』(2016,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갤러리/케이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밖에 ​『살찌는 전시』(2016, 공간291), ​『오늘의 살롱』(2014, 커먼센터)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15년 8월 콜레라마 1집 정규앨범 '억만광년'을 발매한 바 있다. ● 「형용할 수 없는 것을 형용하기」, 2013 ● 여러 점의 회화 작품 조각들로 이루어진 대형회화로 각 그림은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인 동시에 큰 그림의 부분이 된다. 식물, 동물, 양서류 등 다양한 생명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그림은, 이는 퍼즐조각이 맞추어 지고 듯 설치되어 그 관계성이 증폭된다. 캔버스와 캔버스가 만나는 지점에서 보인 것, 비어있는 부분에서 보지 못하는 장면을 대면하게 함으로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억할 수 있을지. 어떤 것으로 우리의 의미들을 구성하게 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 박희자

Vol.20180918e | N O L I F E K I N G-문소현_박동준_손현선_이세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