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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_12:00pm~06:00pm / 월요일,9월 22~26일 휴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PROJECT SPACE SARUBI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6길 4(창성동 158-2번지) B1 Tel. +82.(0)2.733.0440 sarubia.org www.facebook.com/sarubiadabang twitter.com/sarubiadabang www.instagram.com/sarubia_official
부유하는 점들허공을 향해 손짓 중인 사람들과 주황색 공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인성의 회화는 그가 중국 체류 중에 우연히 목격한, 라켓에 공을 묶은 채 혼자 테니스를 치던 사람을 그린 「혼자 하는 테니스」(2012)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가 작업을 해온 시간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만 본격적으로 회화를 통해 세상을 사유하고 관조하기 시작한 것은 이즈음이다.
「혼자 하는 테니스」는 화면 중앙에서 라켓을 든 인물이 상단의 벽을 향해 동작을 하는 중이고, 전체적으로 회색조로 그려졌지만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공들이 형광 주황에 가까운 선명한 색으로 두드러진다. 작품 제목이 주는 정보로 인해 이 점들을 테니스공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러웠을 광경에서 문득 쓸쓸함과 서글픈 감정이 이입된 작가에게 이 순간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다. 고독한 자의 부질없는 바람을 보여주듯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점(공)들. 이후 이인성의 작품에서 이 점은 단, 복수로 반복해서 등장하며 묘한 감정과 느낌을 전달해왔다. 특히 점이 화면 속 인물의 시선이나 자세와 맞물려 긴장감을 형성할 때면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초자연적인 힘의 암시 같기도 하다.
이인성은 이 주황색 점에 인간의 욕망을 투사시킨다. 그는 자신의 회화를 자신과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이라 말하는데, 단 직접적인 묘사가 아닌 비유적, 은유적인 기록을 추구한다. 여기에는 화화의 주제를 개인의 삶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시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가 깔려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대부분 익명의 존재들이며 간단한 얼굴 윤곽만 가지고 있거나 신체도 실루엣으로만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지리멸렬한 현실과는 거리가 먼, 신화나 우화와 같은 가상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화면 속 빛의 방향이나 표현 때문에 연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가 직설법이 아닌 은유와 비유를 선택함으로써 암시적이고 모호하게 읽히는 이야기. 이때 주황색 점은 그림 속 상황과 인물들로부터는 선명하게 포착되지 않는 이야기에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형광에 가까운 선명함 때문에 더욱 도드라지는 이 점들은 작품의 스토리텔링의 단서가 되기도 하고, 심리적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이 점은 사물이라기보다 기호에 가깝다. 물론 작가는 어떤 그림들에서는 이 점이 식물의 열매나 공, 돌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 놓았다. 사실 점으로 보기엔 제법 큰 이 도형을 작가는 공이나 여타의 사물로는 칭하지 않는데, 사물과 기호의 역할을 중첩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내러티브가 있는 회화에서 기호가 추상적인 언어, 즉 감정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은 중요해 보인다. 굳이 작가가 이 동그란 기호가 무엇을 지시한다고 규정하지 않더라도 관람자는 저마다 기호의 역할이나 의미를 가정하게 되고, 그에 따라 그림에 감정을 이입하기도 한다. 혹자는 욕망, 혹자는 부조리, 혹자는 교훈. 거기에는 개인의 삶과 경험치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부유하는 점들. 필자에게는 점이 그렇게 읽혔다. 나의 시선이 가되, 손이 닿지 않는 높이의 점들로써. 한편으로는 어떤 논리에도 구애받지 않고 화면에 위치할 수 있는 점들의 자유도를 상상해본다. 화면을 뚫고 나갈 수 있는 구멍처럼 존재하기를 바래본다. ■ 이성휘
Vol.20180916h | 이인성展 / LEEINSUNG / 李仁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