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패킹 에고 Unpacking Ego

로버트 프라이_케이시 맥키 2인展   2018_0910 ▶ 2018_1026 / 토,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910_월요일_05:3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_Gwacheon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 (별양동 1-23번지) 코오롱타워 1층 Tel. +82.(0)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에서 오는 9월 10일부터 10월 26일까지 해외 신진 작가 2인전을 마련했다. '언패킹 에고(Unpacking Ego)'라는 제목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영국 화가 로버트 프라이(Robert Fry)와 미국 태생으로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케이시 맥키(Casey Mckee)가 참여하여 총 열 네 점의 평면 작품이 선보인다. ● 로버트 프라이는 개인의 트라우마와 이를 둘러싼 인간 관계의 심리적 요소에 주목해왔다. 지난 해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업을 전개해온 그는 이번 신작에서도 그 특유의 남성 형상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며 다양한 모습의 페르소나(persona)를 화폭에 투영한다. 반면 케이시 맥키는 당대의 사회 정치적 맥락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현대인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맥키는 세계화 속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무차별한 횡포 그리고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의 과용이 빚어낸 자기 정체성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끌어낸다.

언패킹 에고 Unpacking Ego展_스페이스K_과천_2018

자연적으로 타고난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구축되어온 개인이라는 이름의 구조체를 바라보는 두 작가는 전시 제목이 은유하는 바대로 그 구조체를 이루는 낱개의 블록들을 하나 둘 떼어낸다. 그 견고한 구조체 블록을 서서히 무너뜨림으로써 현대인을 초상하는 그들의 시선과 수법은 서로의 '결'과 '향'을 달리하며 안에서 밖으로 혹은 밖에서 안으로 확장된다. 인간 존재의 여러 얼굴 그 면면(面面)을 거듭 선회하다 비로소 자신과의 조우로 안착되는 두 작가의 작업 여정이 바로 이번 전시 '언패킹 에고'이다.

로버트 프라이_Lost men study 1_캔버스에 혼합재료_190×160cm_2018 로버트 프라이_Lost men study 2_캔버스에 혼합재료_190×160cm_2018

런던에서 태어난 로버트 프라이는 자신의 첫 개인전에서 찰스 사치(Charles Saatchi)가 작품을 소장하면서 사치 갤러리의 기획전에 초대되어 영국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yBa 작가군을 비롯한 런던 미술계의 동향에 휩쓸리지 않은 그는 매체 실험이나 파격적 주제에 경도되기 보다는 회화 그 자체의 가능성을 묵묵히 탐색해왔다. 그 중에서도 남성 인물은 프라이에게 정신적인 컨텐츠를 끊임없이 뿜어내는 매력적인 원천이 되어왔다. 인간의 존재 조건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작가 자신의 개인적 트라우마의 영향으로 그의 작품은 때로는 자화상이라는 자전적인 결과물이 되기도 했다.

로버트 프라이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딥틱, 각 160×130cm_2018

기사 작위에 서임될 정도로 영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화가 스탠리 스펜서(Stanley Spencer)의 인물화와 미국 추상표현주의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영향을 받은 그는 실물 크기의 인체 표현과 대형 작업을 즐겨한다. 그리하여 추상과 구상을 결합한 인체 형상은 주체와 객체, 자아와 타인, 남과 여, 내면과 외면 사이의 모호한 관계들을 관통한다. 정적인 모습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군상은 작가 자신 혹은 자신과 대립을 유발하는 인간 심리적인 묘사를 드러내곤 한다. 무릇 인간이란 대조적인 성향을 모순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서로 동일한 형상이 대칭을 이루는 인물 배치를 통해 개인의 단면 그 이상에 대한 성찰과 탐험을 제안한다.

로버트 프라이_Silent Film Study A_캔버스에 혼합재료_240×240cm_2018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한 새로운 연작 「로스트 맨(Lost Men)」은 서로 판이하게 다른 복수(複數)의 페르소나(persona)를 통해 남성성(male identity)에 대한 혼란과 고군분투를 시각화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전에는 시도한 바 없던 콜라주 방식을 가미하고 아크릴과 유화 외에 펠트팁 펜이나 오일 파스텔, 가정용 페인트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화면을 해체하고 부분적으로 변형하여 새로운 화면으로 재구성한다.

케이시 맥키_So the World Won't Find You_캔버스에 유채, 사진_130×180cm_2018

미국 애리조나주 출신의 화가 케이시 맥키는 독일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베를린에 10여 년 동안 거주한 이력이 있는 그는 새로운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와 정치로 관심의 폭을 넓혀왔다. 이 같은 주제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현실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한 장치로 사진과 회화를 결합시킨 작가는 캔버스에 흑백 사진을 출력하고 그 위에 유화를 그려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발전시켰다.

케이시 맥키_Blightist_캔버스에 유채, 사진_80×80cm_2017 케이시 맥키_Vandal_캔버스에 유채, 사진_80×80cm_2017

기업중심주의를 비롯한 기성의 사회 구조를 비판하는 그의 작품은 2007년 말 미국에서 발발한 경제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맥키는 이른바 여피족이라 불리는 젊고 세련된 고소득 도시 직장인들이 회사를 위해 전사처럼 헌신하는 모습과 그 경쟁을 부추기는 기업의 부조리함을 통렬하게 담아낸 작품을 통해 오늘날 기업 경영과 마케팅이 과거 서구 국가에서 발전한 전쟁 기술이나 전략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기업주의를 모티브로 한 기존 작품 외에 기계 문명과 SNS 소통을 다룬 신작이 함께 전시된다.

케이시 맥키_What Can't Be Erased_캔버스에 유채, 사진_160×130cm_2018 케이시 맥키_Everything Beautiful is Far Away_캔버스에 유채, 사진_160×130cm_2018

애리조나의 어느 광활한 사막 사진을 배경으로 우주복을 입은 인물이 홀로 등장하는 이번 연작은 미국의 공상 과학 소설가 포스터(E.M. Forster)의 『기계가 멈추다(The Machine Stops)』에서 영감을 얻었다. 1909년에 출간된 제법 오래된 소설이지만 향후 도래할 글로벌 인터넷 시대에는 오직 소셜 미디어 매체를 통해서만 소통하게 될 것이라는 놀라운 예견을 담고 있다. 작가는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의식에 깊이 스며든 인터넷 환경에 대한 경험에 어떤 균열을 가하고자 이 연작을 구상했다.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 검색을 기반으로 제공 받은 컨텐츠들은 인공지능의 정교한 알고리즘 하에 광고라는 궁극적 목적에 따라 움직일 뿐, 우리의 관점을 왜곡시키며 실재 세계의 리얼리티와 점차 멀어지게 한다. 결국 작가는 인터넷으로 경험하는 세계와 삶의 관계가 우리 자신의 내면 속에서 파괴적인 부조리를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 스페이스K_과천

Vol.20180910k | 언패킹 에고 Unpacking Ego-로버트 프라이_케이시 맥키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