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9:00pm
갤러리 아띠 Gallery Atti 서울 강남구 언주로 867(신사동 618-3번지) 뉴서울빌딩 1층 Tel. +82.(0)2.3445.6182 www.galleryatti.com
나는 회상을 통해 내 기억을 점점 명확하게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연결 선상에 있으며 관엽식물(몬스테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나의 회상과 식물의 회상과 관련지어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식물은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생물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줄기를 만들고 잎을 돋게 하고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식물은 여러 가지 일을 겪는다. 때로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의 세례를 받기도 하고, 세찬 비바람에 뿌리째 뽑힐 것 같은 아픔을 견뎌내기도 하고, 지독한 가뭄에 온몸이 타들어 가다가 갑작스런 단비에 마음껏 목을 축이기도 한다. 그렇게 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감내해 내면 마침내 더 깊이 뿌리를 내리고 더 큰 시련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식물로 성장하게 된다.
내가 작업의 소재인 관엽식물도 오랜 세월동안 이 모든 과정을 겪어왔을 것이다. 관엽식물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열대의 우거진 잎 사이로 빛이 들기 어려워 아래 잎들은 빛을 못 받기 일쑤며, 그래서 받는 빛을 모든 잎에 나누어 빛이 아래 잎에 닿을 수 있도록 진화되어 구멍을 내고,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점점 잎의 표면적이 넓어지는 활기찬 잎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 식물의 숨겨진 고된 삶이 있었기에 단순하고 획일적인 색의 모습이지만 식물은 우리 삶의 모습을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단조롭고 소박해 보이는 식물의 모습 속에서도 우리의 억눌렸던 감정을 밝은 에너지로 자유롭게 전환시키는 위로, 평온, 그리고 정화(catharsis)와 같은 감정들을 갖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을 통해 정체되고 고민하는 삶 속에서 마음의 평화, 행복의 밝은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힘을 주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그 감정들을 표현하고 공유하고 싶어졌다. 그 식물의 이야기들, 즉 식물의 회상(reminiscence)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식물이 주는)의 다채로움을 표현하며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그 안에서 자기만의 색(각각의 경험)을 통해 나에게 주는 평안함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다양한 색과 자유로운 움직임인 나만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 송인영
Vol.20180828c | 송인영展 / SONGINYOUNG / 宋仁英 / printing.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