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 2018_0912_수요일_07:00pm 2018_1017_수요일_07:00pm
참여작가 / 박혜수_전소정
퍼포먼스 「화이트 아웃 WHITE OUT」 2018_0831_금요일_07:00pm (기획_박혜수 / 안무·움직임_손지민 / 사운드_정승완)
기획 / 서지은 주최 / 코리아나미술관 후원 / (주)코리아나 화장품
관람료 / 일반 4,000원 / 초,중,고,대학생 3,000원 10인 이상 단체 1,000원 할인
관람시간 / 10:00am~07:00pm / 11월_10:00am~06:00pm / 일요일,추석연휴 휴관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Coreana Museum of Art, space*c 서울 강남구 언주로 827(신사동 627-8번지) Tel. +82.(0)2.547.9177 www.spacec.co.kr
세상은 감각적이다. 우리 인간 역시 감각을 통해서 세상을 인지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매 순간, 끊임없는 폭격과 같은 감각적 자극과 뒤섞임이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신체를 통해 부단히 감각된다. 익숙한 일상은 우리가 감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하기도 하지만, 감각의 칼날을 예리하게 갈며 그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감각된 무언가' 혹은 '감각하는 행위'는 작품을 위한 풍부한 재료이자 도구가 된다. 감각과 예술의 관계 맺기를 통해 예술가는 '감각의 번역자'인 동시에 새로운 '감각의 창조자'가 되는 것이다. ● 코리아나미술관 개관 15주년 기획전 『re: Sense』는 바로 이러한 '감각感覺,sense'에 관한 전시이다. 코리아나미술관은 '신체(body)' 담론을 중심으로 '몸', '피부', '헤어', '향', '목소리'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기획전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 최근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2인의 국내 작가, 박혜수와 전소정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각을 수용하고 번역하는 예술가와 그 행위, 그리고 감각 사이의 교차와 전이 등 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감각을 다시(재) 감각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작가 박혜수는 그 동안 시간, 기억, 꿈 등 일상적인 관념에 대해 탐구하고, '보통'의 삶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이야기 해왔다. 이번 전시 『re: Sense』에서 작가는 본인이 오랫동안 겪고 있는 불면증을 통해 경험한 감각적 상태를 표현한 공간 설치 작품 「H.E.L.P」(2018)를 선보인다. 2016년 개인전을 통해 처음 발표했던 설치 작품을 코리아나미술관 전시 공간에 맞춰 확장·발전시킨 것으로, 기존 작업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사운드 작업과 함께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 어둠과 빛의 공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천정 설치 작업을 추가해서 새롭게 발표한다. 작가는 '불면증'을 '모든 감각이 예민해져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심리적인 상태'로 바라보는데, 청각적, 시각적, 촉각적 요소들이 공존하고 교차하는 공감각적 설치를 통해서 관객으로 하여금 불면증 상태에서 느껴지는 (때로는 극도로 예민하고, 때로는 둔감한) 감각의 변화를 경험케 한다. ● 지속적으로 '설문 조사(survey)'의 형식을 작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온 박혜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잠(수면)에 대한 설문 「굿나잇, 에브리바디」(2018)를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은 전시실 밖 복도에 설치된 활동상태의 깨어있음의 정도를 묻는 질문부터 시작해, '잠'과 관련한 몇 가지 설문의 단계를 거치게 되고, 최종적으로 '잠'에 대한 정의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주관식 응답으로 마치게 된다. 설문은 실제 정신과 의사의 자문을 통해 완성되었다.
작가 전소정은 201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한 맹인 무용수의 제안으로 눈을 가린 채 그 도시를 체험하고 작가의 촉각적 느낌을 5장의 드로잉으로 남겼다. 근본적으로 '시각'에 의존한 삶을 살아온 시각예술가에게 있어 시각의 의도적 상실은 다른 감각들을 더욱 예리하게 느껴볼 수 있는 경험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작가가 남긴 5장의 드로잉 「형이상학적 해부」(2017) 속 리듬과 선율은 이번 전시에서 공간 디자이너 듀오 '힐긋(신보성, 이창석)'과의 협업을 통해 코리아나미술관의 공간 안에 새롭게 번역되었다. ● 전소정은 삶 속에서 포착한 시간의 개념과 감정의 경험에 주목하여 다양한 매체를 통한 작업을 시도해왔다. 작가는 특히 최근 4-5년간 '감각'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공감각에 관한 탐구를 발전시켜 왔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신작 「부바 키키」(2018)는 그 탐구의 결과물과 현재 진행형인 질문들이 영상, 드로잉, 책, 오브제,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레이어로 번역되어 보여지고 만져지고 읽혀지는 일종의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 '부바 키키(bouba kiki)'는 소리와 형태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한 공감각 실험에서 가져왔다. 예를 들어 아메바와 같은 곡선 형태의 도형과 끝이 뾰족뾰족한 형태의 도형이 있을 때 98%의 실험자들이 전자를 '부바'로, 후자를 '키키'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 두 도형은 이번 전시에 맞춰 발간돼 처음 발표되는 『부바 키키: 공감각에 관한 단상』(2018)이라는 동명의 책의 표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전시에서 함께 선보이는 영상 작품 「열두 개의 방」(2014)에서 촉발된 공감각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작곡가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의 페인팅 전시를 기획한 파니 슐만, 그리고 큐레이터 안소현과 각각 주고받은 편지 형식의 글들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공감각에 대한 작가의 깊은 관심과 단상들, 그 바탕이 되는 단서들을 함께 추적해 볼 수 있다. ● 전시 『re: Sense』가 보고 이해되는 것을 넘어서, 푸르스트의 마들렌과 같이 무심코 지나쳤던 감각의 순간들을 일깨우고 감각적 존재로서의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코리아나미술관
Vol.20180823c | re: Sense 리: 센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