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강이 사는 나라

유진영展 / YOUJINYOUNG / 柳眞永 / painting   2018_0808 ▶ 2018_0825

유진영_형상2_장지에 흑연_162.2×130.3cm_2018

초대일시 / 2018_0808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2018_0808 ▶ 2018_0814

공유스페이스 선+ Co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팔판동 61-1번지) B1 Tel. +82.(0)2.732.0732 www.facebook.com/186708941958607

2018_0811 ▶ 2018_0825

중간지점 mid-spot 서울 중구 을지로14길 15 장양빌딩 703호 www.instagram.com/midspot.seoul

1. 중국의 고서 『산해경』에는 '제강'이라는 신이 등장한다. '혼돈'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제강은 이목구비도 앞도 뒤도 없는 형상을 하고 있다. 출입도 방향성도 없는, 분별없는 이 상태가 바로 제강이며, 혼돈이다. 제강의 혼돈은 이미 존재하는 경계가 무너져 생겨난 혼란한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구분이 존재하지 않았던, 즉 경계가 존재하기 이전의 혼돈이다.

유진영_형상1_장지에 혼합재료_162.2×130.3cm_2018

2. 어떤 대상이나 광경을 채 인지하기 이전에 마주하는 감각이 있다. 나는 이 최초의 감각으로 마주한 무분별의 세계가 제강의 혼돈과 같다고 생각했다. 인지는 대상을 읽고 분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인지는 분별없이 몰려드는 최초의 감각으로부터 무분별한 감각의 세계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 이 무경계의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해내는 과정이다. 말하자면 인지는 분별을 생겨나게 하며 경계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고, 최초의 감각으로부터 멀어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유진영_정물1_장지에 혼합재료_116.8×91cm_2018

3. 나에게 인지의 과정을 통해 구별해낸 형상들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무경계의 혼돈으로부터 임의로 세워낸 형상들이다. 인지가 만들어낸 이 견고하지 못한 경계는 최초의 감각으로부터 바르게 읽힌다고 여겨지는 것, 다르게 읽히고 잘못 읽히는 것, 낯선 형상들을 만들어내는데 이것들의 가치는 사실상 동일하다. 나는 무경계의 혼돈, 감각한 세계를 좇기 위해 인지된 형상들을 분해하거나 뭉쳐내고, 다양한 임의의 형상을 교차시킨다.

유진영_고여있는 광경_장지에 혼합재료_193.9×130.3cm_2018

본 전시 『제강이 사는 나라』는 『중간지점』과 『공유스페이스 선+』, 두 공간에서 이원전시로 진행된다. 각 공간에는 같은 주제로 작업 되었던 본인의 작업을 두 시리즈로 나누어 전시한다. 『중간지점』 에서는 전시의 제목인 『제강이 사는 나라』가 유래된, 경계가 생기기 이전 세계에 대한 설화, 신화, 이야기들로부터 무경계의 세계를 찾아갔던 드로잉 작업들이 전시되며,『공유스페이스 선+』 에서는 조형적으로 그를 발견하고자 한 작업들이 전시된다. ■ 유진영

Vol.20180808a | 유진영展 / YOUJINYOUNG / 柳眞永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