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s ture s ofsoftb ody

'어떤 대상'에 대한 사유 행위로 만들어지는 조형물들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것들의 표피 이면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되어 실재하는 것과 그것을 인지하는 방식에 대해 주목한다. 주변 물질을 수집하고 해체하고 재조합 하는 작업과정에서 사물과 여러 재료의 물성을 다루며 물리적인 실체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감각하는지에 대해 연구한다. 그 과정에서 대상을 반복해서 캐스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대상이 갖던 사물의 사회적, 문화적 의미는 사라지고 물성만 남게 되는데, 그 후로부터 '그것'은 '그것'이 불렸던 이름, 놓였던 장소, 사회적 의미나 역할과는 별개의 '다른 것'이 되어있다. ●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사물들을 비롯해 폐기되거나 무용하게 방치된 도시의 구조물들을 수집하고 해체하고 재조합 하는 과정을 통해 대상이 갖고 있던 질서를 의도적으로 왜곡시키며 작업은 진행된다. 원본의 형태를 가늠하기 어려울 때까지 반복해서 캐스팅(casting, 鑄造) 한다든가, 다른 성질로 캐스팅한다든가 또는 전체의 일부만을 옮겨와 다른 부분과 재조합 하는 방식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물질을 다루는 실험 과정 속에서 원형의 상태는 희미해진다.

이민경_You misunderstood_석고, 실리콘 고무, 파라핀 왁스, 콘크리트, 버려진 철망, 포장비닐, 발포 우레탄, 아크릴 채색, 염료, 펜, 버려진 조그만 오브제들_145×55×38cm_2016

이민경_So, tell him noneedwords_콘크리트, 실리콘 고무, 고무 염료, 석고조각에 드로잉, 컬러시멘트, 나무판넬, 못, 버블랩, 버려진 박스들, 포장비닐_182×47×30cm_2018

이민경_And I see throughyour eyes_ 캔버스조각에 드로잉, 콘크리트, 컬러시멘트, 발포우레탄, 못, 버블랩, 버려진 박스들_ 180×82×30cm_2018_측면

이민경_Wrinkles, hard evidence_ 실리콘 고무, 고무염료, 버려진 오브제, 붕대, 석고, 케이블타이, 인조잔디_120×100×65cm_2018_부분

이민경_Ges ture s ofsoftb ody展_갤러리 도스_2018

이민경_Ges ture s ofsoftb ody展_갤러리 도스_2018

이민경_Ges ture s ofsoftb ody展_갤러리 도스_2018

이민경_Those vases_도자, 실리콘 고무, 흙_가변크기_2018

이민경_Ges ture s ofsoftb ody展_갤러리 도스_2018

『 Ges ture s ofsoftb ody 』에서 새로운 피부를 입은 각 조형물을 마주하고 있다 보면 어디에선가 본 듯하지만 생경하기도 하고 무어라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불완전한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이는 주변 일상에서 발견하는 콘크리트, 석고, 흙, 모래와 같은 일상적인 산업자재들과 왁스, 실리콘, 고무, 우레탄,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 물질의 사용이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진 사적인 언어에 물리적 형태를 부여하기 때문인데 그 외에도 박스, 포장 비닐, 골판지, 인테리어용 시트지, MDF, 케이블 타이, 고무호스, 먹다 남겨진 과일과 같은 주변 사물들을 물성을 변주하는 과정에서 활용함으로써 작업의 형상은 친밀성을 갖는 동시에 난해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물리적 성질이 변형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문화적 기호나 의미가 희미해진 조형물은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엉성한 물질 덩어리로 보여주며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일반적 정의와 그 기준에 대한 고민을 엉성한 조각의 몸을 빌려 보여준다. ■ 이민경

Vol.20180804b | 이민경展 / LEEMINKYUNG / 李旼京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