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O LINKUS 디지털 시대의 자화상

이은경展 / LEEEUNKYONG / 李恩慶 / painting   2018_0801 ▶ 2018_0831 / 월요일 휴관

이은경_짓궂은 페미니스트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90.9×72.7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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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 7,000원 / 초등학생 5,000원 / 36개월 미만 무료 입장료에는 가든과 갤러리 관람료, 무료음료 교환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가든,레스토랑 / 10:00am~08:00pm

류미재 아트파크 ART PARK 流美齋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256번지 봄파머스가든 Tel. +82.(0)31.774.8868 www.fgbom.co.kr

캔버스 속에서 이은경 작가의 모험(회화 스타일)은 너무나도 다양해서, 그를 쫓아가노라면 '분열병'(스키조프레니)를 체험한다. 후쿠시마 료타는 『신화가 생각한다. 네트워크 사회의 문화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문화적 차이는 인식구조 framework의 차이로서 이해된다. 반대로 그 공동주관의 포맷에 실패한 사람은 '분열병'이 된다. (2014, p.165) 그런데 이은경 작가는 공동주관의 포맷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하드디스크 전체(하나의 공동주관)가 아닌 여러 개 파티션(다수의 공동주관)을 나누어 포맷하여, 한 파티션에서 다른 파티션으로 '클릭'하며 이동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모두 작가의 자화상이다. 화면 가운데 모델이 되고 있는 작가, 그 뒤로 거울이 보이고 거울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가와 캔버스의 뒷 면이 보인다. 또한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작가의 오른손이 보인다. 첫눈에는 이 세 인물(그리는 손을 포함)이 한 장소에 동시에 자연스럽게 있는 것 같지만, 보면 볼수록 각각 서로의 독립된 세계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앞서, 19세기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선구적으로 보여주었던 공간 파괴를, 이은경 작가는 회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수 백점의 자화상에도 마찬가지며, 다른 인물화를 그렸을 때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공간 파괴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은경_평창동, 의자가 된 나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8

「평창동, 의자가 된 나」 그림에서, 하얀 배경에 규칙적인 검은 줄이 있는 기하학적 공간이 처음에는 캔버스가 아닌가 했다. 더욱이 이 공간의 기울기가 저 멀리 거울 속에 비치는 캔버스의 기울기와 같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기하학적 공간 속의 의문의 규칙적인 검은 선은 마치 그물망(net) 같다. 작가는 검은 선의 외곽을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조금만 주의해서 보면, 차콜의 끝은 모델이 앉아있는 의자 옆 바닥의 마지막 터치를 하고 있다. 미완성된 모델의 다리를 그리려고 손을 뻗은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모델의 다리가 있어야 할 부분은 이미 말끔하게 잘 마무리가 되었다. 모델이라는 페르소나(Persona)에 충실하기 위해 작가는 가동성을 잃고 그 스스로 의자가 되어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의 작품은 공간에 아주 집착하면서도, 은밀하게 공간 파괴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환경에 의해 노마드의 삶을 살았지만, 그만큼 또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의 삶의 조건을 반영하고 있다.

이은경_들여다 보는_종이에 아크릴채색_22.9×30.5cm_2017
이은경_모델 미숙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45.5×37.9cm_2018
이은경_모델 정호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45.5×37.9cm_2018
이은경_밤, 유리창에 비친 작업실 풍경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25×25cm_2018
이은경_빨간눈, 서교동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115×80cm_2017
이은경_평창동, 원형거울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45.5×37.9cm_2017
이은경_노을진 북한산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27.3×34.8cm_2018
이은경_핑크빛 북한산_아사천에 아크릴채색_27.3×34.8cm_2018

「평창동, 의자가 된 나」 작품은, 미셀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를 떠오르게 한다. 푸코의 「라스 메니나스」에는 적어도 세 개의 시선이 교차된다. 펠리페 4세와 그의 아내 마리아나(화면 가운데 거울에 흐릿하게 비친 모습)가 자신들을 방문한 공주와 시종들을 바라보는 시선, 이 국왕 부처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의 시선, 작품을 분석하는 우리 관찰자의 시선, 등. 이러한 시선이 오가는 가운데, 화면 내의 벨라스케스가 그리고 있는 진짜 모델인 국왕부처는 순수 표상으로 자유로와 진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은경의 작품에서 시선의 왕래 가운데 진짜 모델(페르소나)를 잃어버린다. 더욱이 세 주체(손, 모델, 거울 속의 인물) 모두 "유사(resemblence)"의 시스템이 아니라 "상사(similitude)"의 시스템에서 동등해진다. 그래서, 그리고 있는 손의 세계는 움직이는 손만 있는 네트 걸쳐 같다. 작가의 S펜 혹은 애플 펜슬과 같은 차콜로 링크하며, 하나의 장(場)에서 또 다른 장으로 이동한다. 모델이 있는 세계는 하이네켄 로고가 명료하게 심장에 박혀있는 서브컬쳐, 거울에 비친 세계는 이 모든 것을 자신과 상관없는 하나의 재현의 도구로 보는 고고한 듯한 하이 걸쳐이다. 캔버스 앞에서, 혹은 컴퓨터 앞에서 실존이 의자가 되도록 공간 파괴를 링크를 통해 성취하는 우리 Homo linkus의 자화상이다. ■ 심은록

Vol.20180802f | 이은경展 / LEEEUNKYONG / 李恩慶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