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

Masterpieces of Korean Modern Art- A Journey 100 Years, Gana Art Collection展   2018_0714 ▶ 2018_1003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수근_백남준_김환기_천경자_이상범 변관식_오윤_이인성_이응노 등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군인 4,000원 / 어린이 3,000원

관람시간 / 09:00am~06:00pm / 8~9월_09: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제주도립미술관 JEJU MUSEUM OF ART 제주도 제주시 1100로 2894-78(연동 680-7번지) 기획전시실1,2, 시민갤러리 Tel. +82.(0)64.710.4300 jmoa.jeju.go.kr

작품 수집이 개인의 호사 취미 행위를 넘어 역사와 예술에 다시 한번 생명을 불어넣는 위대한 문화 행위로 불릴 때가 있다. 바로 개인의 사적 전유물을 공동체의 공적 자산으로 전환시킬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근현대 미술 걸작전』은 컬렉터 이호재 회장이 가나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자신의 소장품을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시킨 데서 나온 소중한 문화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 의식있는 수장가들은 미술 작품을 사회의 공공자산으로 보았다. 일제 강점기에 전재산을 바쳐 유물을 수집함으로써 한 나라의 문화가 담긴 유물과 예술품을 후손에게 전해준 간송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의 인해 우리는 민족의 정체성과 감성의 뿌리를 실견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 가나아트 소장품 또한 굴곡 많은 우리의 근현대 역사를 미술로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지나온 시간은 볼 수 없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미술가들이 작품이라는 흔적을 남겨 주었기 때문이고 미술이 시대의 창이자 흔적이 아니었던 적은 없기 때문이다. ● 우리의 근대는 일본에 의한 강제 점령으로 인해 강제 이식되다시피 시작되었다. 서구의 모더니즘이 서구적 역사와 사회적 조건 아래서 발전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모더니즘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 사회의 공통된 경험이기도 하다. 일본의 민족 말살의 통치 아래서 물밀듯 들어온 서구의 신식 문물을 접하면서 조선의 지식인과 예술가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우리가 약하고 폐쇄적이어서 식민 지배를 겪는다는 좌절감이 근대기 지식인의 의식 기저에 깔리게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고유의 감성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앞으로 나아 가기 위해선 앞선 문명의 것을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는 열망이 자리잡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참여작가 대다수가 미술을 배우고 익히기 위해 먼저 일본으로 유학 간 사실을 설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김환기는 도쿄 일본대학을 나왔고, 오지호와 도상봉은 도쿄미술학교를 나왔다. 천경자와 박래현은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장욱진은 데이고쿠미술학교를 나왔다.) 우리의 근현대 대표 미술가들은 이렇게 일본을 경유한 서구의 모더니즘을 경험한 후, 조국으로 돌아왔다. ● 수많은 미술가들 중에서 가나아트에 의해 선택된 작가들에게는 공통된 특질이 하나 보인다. 일반화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말하자면 '한국적인 것, 즉 정체성에 대한 추구'이다. 오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작가들은 해방 전 세대로, 자신이 자신인 채로 사는 것에 대한 권리를 박탈당하고 서구 열강에 의해 원치 않았던 전쟁을 겪은 세대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원하건 원치 않았건 강제로 빼앗겼던 경험을 한 이들이다. 이들이 사용한 매체가 수묵이던 흙이던, 유화이던, 추구한 양식이 추상이던 구상이던 이들의 미술 속에는 공통된 화두가 깔려 있다. 그들이 살던 시대에, 그들에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우리의 미술은 무엇이어야 하며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어떻게 획득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 한국의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이 작가들은 자기 미술의 당위성을 찾으려 고민했고 예술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몸부림치듯 작업했다. 그들은 출구도 입구도 없고 정해진 길도 실용성도 없는 미로같은 미술 세계로 뛰어들어 온 힘으로 대결해왔다. 그 결과 각자의 화두에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실을 자아내어 한국의 미술 역사를 직조해갔다. ● 가나아트 컬렉션이 한국 미술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컬렉션에는 한국인이자 개인으로서 예술가 자신이 딛고 선 땅에 대한 강한 애착이 묻어 있다. 감상적으로 표현하자면 그 애착이 시대에 맞는 예술로 성취되었기 때문에 우리 시대 대표 작가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 이 전시는 이론적인 맥락이나 미술사적 맥락보다는 작품 감상이라는 벽(癖)의 맥락에서 구성되었다. 현장감 있는 전시 공간을 구성해서 작품을 자연스럽게 음미할 수 있도록 꾀하였다. 이와 더불어 전시장 곳곳에 작가의 증언을 삽입해 더욱 생생한 감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을 통해 '현대화된 한국미'의 구체적인 모습을 스스로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우리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한데서 나온 작품들이 내는 그 소리에 공명하게 되길, 그 감흥을 함께 느끼게 되길 기원한다. 작품 감상이라는 그 본연의 의미에서... ■ 제주도립미술관

Vol.20180714d |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