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714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 고니_양아름_임세연_한솔비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아트플레이스 ARTPLACE 서울 용산구 신흥로 89 B1 Tel. +82.(0)2.567.6070 www.artplace.co.kr
별안간 위태롭기 ● 시각예술을 위한 스터디 '굴'은 햇수로 3년이 되었다. 굴(窟)은 땅이나 바위가 깊숙이 패여 들어간 곳이라는 뜻이다. 마치 굴과 같은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작업을 이어나가야 하는 회화과의 폐쇄적 분위기를 극복해보고자 매주 서로를 위한 피드백을 진행한다는 기조를 내걸고 다섯 명의 4학년이 뭉친 것이 '굴'의 시작이었다. 2016년 졸업전시 전까지 다섯 명은 지도상 마포구라는 공간 안에 머물며 비슷한 삶의 형태를 공유했다. 그러나 졸업 후 별안간 많은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돌연히 불안하기 ● 학교라는 공식적인 소속이 사라졌다. 그 후 고니, 양아름, 임세연, 한솔비 네 명(굴 다섯 명 중 네 명만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한 명은 현재 다른 진로를 위해 입시공부중이다.)은 서로 다른 생활반경에 터를 잡았고 이따금 불안정한 근황에 대한 긴 이야기를 나눈다. 고니는 지방예고 강사를 생계로 하며 요가적 생활과 작업을 지속하는 방법을 찾는다. 양아름은 대학원 준비, 화실 입시 강사, 개인작업의 궤도 안을 돌며 고민한다. 임세연은 복수전공, 작업과 취직준비를 하는 사이 불면과 끼니거르기를 반복한다. 한솔비는 채식을 시작했고 비어가는 통장과 불규칙한 여유를 의심한다. 이 전시에서는 변화하는 네 명의 불안한 일상을 조금은 웃기고 허술한 작가약력과 각자의 손으로 그려낸 지도로 제시한다. 기어이 시작하기 ● 이 전시는 졸업이라는 같은 출발점에서부터 서로 다른 도착점을 향해 나아가는 네 작가의 과도기를 보여줄 것이다. '~기'로 끝나는 세 어구(語句)는 일정한 기간이나 과정을 뜻하기도, 그저 네 작가들이 처한 상황의 명사화이기도 하다. 대학을 막 졸업한 작가들은 마치 엉거주춤 서 있는 것과 같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굴'이 네 작가의 매개인 것처럼, 이 전시가 '○○○기'에 서있는 사람들에게 대화의 단초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삶은 시끄럽고 변덕스럽다. 작은 사건에 쉬이 반추하고 집착하게 되는 일이 지겨워 언젠가 평온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금 내가 본 것들을 만든다.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처럼 사건과 감정도 그 자리에 놓아두어야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작업은 심신수련과 명상을 위한 방이 된다. ■ 고니
요즘 관심 갖는 주제는 첫 만남의 순간들이다. 만남이 닿는 순간들이 섬광 같다고 느껴진다. 섬광이 짧다는 사실보다 우리가 그 짧은 순간을 함께 포착했다는 게 중요하다. 서로를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우린 그 가능성들 중 어떤 이유로 서로를 굳이 만나게 됐을까 자주 생각한다. 섬광, 폭발하는 순간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맴돈다. ■ 양아름
지나온 어떤 하루 속 몇 가지 장면에 상상을 보태어 텍스트와 조형물을 제작한다.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작가와 세상 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양 방향적 경험이며 이를 공적 언어로 치환하는 과정이다. 인테리어 업계의 사회초년생이자 작가로서 사회적 역할과 사적인 감정 사이, 냉소적 재치를 꾀한다. ■ 임세연
자연을 대하는 인간사회의 편협한 태도에 주목한다. 작가는 사람들이 동물에 가지는 이중적 시선에 부조화를 느껴 그 지점을 비틀어 화려한 패턴과 장신구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작품의 장식적인 패턴은 생물의 외적 아름다움을 단순화하고 패턴화한 결과다. 시선이 집중되는 중앙에는 생기 있게 열린 구멍이 있다. 그곳을 통해 음식물이 들어가기도, 다른 생명이 태어나 나오기도 한다. 현혹적인 시각요소는 따뜻한 피가 흐르는 점막에서 창조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 한솔비
Vol.20180714a | 별돌기-시각예술스터디 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