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703_화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1707 GALLERY1707 서울 강남구 논현로 841(신사동 583-3번지) 제이비미소빌딩 405호 Tel. +82.(0)2.547.1707 www.gallery1707.com www.instagram.com/gallery1707_official
두 남자가 갤러리에서 처음 만났다. 한 사람은 중국에서 왔고 한 사람은 한국에서 살고 있었다. 그 두 사람은 서로의 그림을 보고 그림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고 어느새 친해졌다. 둘은 서로의 그림을 보고 얻은 영감을 갖고 같은 공간에서 같이 호흡하며 작업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五日畵 라는 새로운 전시가 탄생했다.
중국에서 온 순유 작가와 한국의 윤주 작가는 갤러리 1707에서 6월1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유순 작가의 전시 "Scents of China"를 계기로 만났다. 순유 작가의 전시를 보고 같이 식사를 하면서 공동 전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서로의 작품에 대해 공감하고 있던 두 작가는 이러한 제의에 흔쾌히 응하면서 유순 작가의 남은 한국 체류 기간인 5일 동안 전시 시간이 끝난 갤러리를 작업실 삼아 야간 작업을 하여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이번 전시에는 두 작가의 우정과 공감과 소통이 함께한다. 비록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각자의 그림을 그렸지만 번역기를 통해 다소 불편한 방법으로 각각 중국어로, 한국어로 소통하면서 더 끈끈한 유대감과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따뜻한 작업장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 작가들끼리도 기획하기 어려운 전시를 생전 처음 보는 중국 작가와 한국 작가가 함께 작업하면서 이루어 내는 아름다운 장면 자체가 하나의 설치 미술 작품이었으며 쉽사리 접할 수 없는 퍼포먼스였다. 갤러리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음악은 이들의 작업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밝은 색감과 아크릴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아크릴이 갖고 있는 특징을 최대한 아름답게 살려서 표현하는 유순 작가의 작품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왠지 모를 따스함을 느끼게 한다. 중국의 정서가 묻어나면서도 같은 동양으로서 결코 생소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의 작품들은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신실한 크리스챤인 순유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의 신앙이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을 통해 신앙 고백을 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상을 많이 사용하는 윤주 작가의 작품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양한 소재와 자유로운 표현법으로 그러나 과하지 않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의 추상 작품들은 틀에 박힌 일상 생활을 하고 있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자유로움과 신선함을 안겨준다. 특히 커다란 천 위에 작업한 작품들은 갤러리 공간을 다양한 느낌으로 채우면서 작가의 독창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의 전시 엽서를 도화지 삼아 작업한 작품들의 눈에 띈다. 이것이야말로 두 작가가 한 마음으로 같은 형식으로 시도해 본 작품들이다. 윤주 작가의 재미있는 제안에 유순 작가가 화답했고 결과물로 흥미로운 작품들이 탄생했다. 두 작가의 작품들은 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았다. 왜 그런가 했더니 두 작가의 성품이 다 온화하고 아름답고 밝은 것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두 작가 모두 크리스챤인 것도 더 잘 통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국, 중국이라는 언어와 공간을 뛰어 넘는 두 작가의 공동 작업을 지켜보면서 또 두 작가의 5일간의 결과물들을 보면서, 두 작가의 작품들이 아름답고 조화롭게 걸려있는 모습을 보면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는 예술의 위력에 대해 또 한번 실감하는 새로운 경험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값진 작업과 작품을 일구어 낸 두 작가의 열정과 여름 밤 늦게까지 흘린 이들의 땀과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갤러리1707
Brush or Brushless ● 최근의 나의 작업의 특성을 대변하는 단어들이다. Brush는 말 그대로 붓을 사용해서 그린다는 말이니 붓에 묻혀진 물질이 나의 물리적인 힘에 의해 화면과 직접 부딪혀가는 가운데에 나의 의지가 고스란히 화면에 전달됨을 의미한다. Brushless는 붓을 사용하지 않고 유동적인 액체형태의 물감을 화면에 쏟아부음으로써 화면에서 회화작업을 이루어가는 형태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의지가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직접 손이나 붓등의 도구로 화면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서 작업을 하는 방식에 비해서는 훨씬 더 자신의 의지로 회화작업을 조절(control)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거기에 한 발짝 더 나아가 화면에 물감을 붓는 작업을 하기 이전에 잉크 등의 유동성 재료를 무작위적으로 떨어뜨린다. 그 잉크의 농도와 떨어지는 방향성, 운동성에 의해 또 역시 불규칙적인 패턴과 질서가 생겨나고 이후에 그 위로 덮어지는 물감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번짐과 얼룩이 생기는 현상이 일어난다. 나는 이러한 작업의 반복을 통해서 나 스스로 화면을 완전히 통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니, 그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작가자신이 화면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것에 대한 고백이요 또 작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식하고 수용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누군가 이러한 나의 작업형태에 대해 spontaeniety over rationality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작가의 의지로 통제되는)이성적 행위를 바탕으로 그위에서 펼쳐지는 (즉흥적)우연성. 나의 작업은 이러한 메카니즘을 바탕으로 추상회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있다. ■ 윤주
Vol.20180702i | 5일화 五日畵-유순_윤주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