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511_금요일_05:00pm
김민형『구두 수선비는 구ː두(口頭)로 대신 합니다』展 이지숙『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변형』展
2018 아트스페이스 와트 뉴 페이스 아티스트 신진작가 공모展
구두(口頭)수선 퍼포먼스 2018_0511_금요일_05:00pm 2018_0516_수요일_02:00pm~04:00pm 2018_0523_수요일_02:00pm~04:00pm 2018_0524_목요일_02:00pm~04:00pm 2018_0529_화요일_02:00pm~04: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와트 ART SPACE WATT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4길 21(명륜2가 96번지) 2층 gallerywatt.com
아트스페이스 와트는 지난 해 10월부터 11월까지 신진작가 공모를 실시하였다. 선정 작가인 김민형은 『구두 수선비는 구ː두(口頭)로 대신 합니다』를 이지숙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변형』이란 제목으로 각각 독립적인 개인전 형식을 띠지만 전시장은 2인 기획전으로 연출될 계획이다.
재개발, 소비, 자본주의의 끝은? ● 이번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 2인은 모두 자본주의의 이면에 드러나는 원초적인 결말을 다룬다. 하지만 그 결말을 찾아내기 위해 작업이 제시한 욕망의 선을 따라 올라갔을 때 결국 우리는 욕망의 말초적 경험을 뿜어내는 부패된 인간상을 만나지 못한다. 어쩌면 허무한 결론에 이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허무한 결말'에서 오는 '자유의지'가 예술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동하는 것을 아닐까. 이지숙은 재개발 지역을 쫒는다. 이런 재개발을 다루는 작가들은 미술계에서 이미 포화상태이다. 하지만 다른 재개발 사진과 다른 것은 회색 잿빛으로 변한 폐허 속에서 마치 밝은 빛을 심어 놓듯이 형광 PVC를 설치한다. 그리고 이미 폐허가 되었기 때문에 작가가 설치하는 동안 눈길한번 주는 사람이 없다. 마치 원래 버려져 있던 공간처럼 말이다. 작가는 왜 재개발 지역에서 이런 행위를 해 나가는 것일까? 이것이 이 작가를 대면했던 첫 번째 이유이자 물음이다.
벤야민은 "'낡아버린 것'에서 나타나는 혁명적 에너지를 맞닥뜨린다고 하였다. 최초의 철 구조물, 최초의 공장건물 그리고 사멸하기 시작하는 대상들, 유행이 물러가기 시작한 것에서 말이다." 따라서 벤야민은 낡아서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사물들의 혁명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 자는 아무도 이 작가들 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고 언급한다. 이지숙은 그 '낡아버린 것'과 '낡아가는 것'공간에 개입하여 그 공간을 묵도하며, 지켜본다. 이 때 그는 이 공간과의 관계에서 폐허된 공허함보다는 그 곳을 심리적 공간으로 의식화시킨다. 마치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그 공간에 잠시잠깐 불을 밝히고, 그곳을 떠난다. 불이 붙으면 점차 사라지는 향처럼 그곳은 밝은 향이 꺼지면 어느새 잿 빛깔 재의 흔적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간은 다시 물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말이다.
또 다른 작가 김민형은 주로 여성을 주체로 삼아 여성이 소비하는 하이힐에 집중하여왔다. '하이힐'하면 쇼핑의 아이콘으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김민형의 하이힐은 '쇼핑', '돈', '소비의 욕망'의 단계에서 빗겨나가 있다.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작가 자신이 '키가 작다'고 느끼는 심리적 콤플렉스에서 시작되었다. 항상 하이힐을 신는 여성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최근 다시 활동하게 된 이래 3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하이힐'은 이제 '구두'로 바뀌었다. 그가 꾸준히 제시해온 작업은 '하이힐'로 심리적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차원으로 자신 주변부에 있는 모든 사물을 '하이힐'로 대체시켰다.
이제 김민형은 하이힐을 구두로 대체시키는데 여기서 구두는 또 다시 '구두(口頭)'라는 행위로 변환된다. 기존에 작업은 하이힐을 신는 주체에 대한 구축이었다면 최근에는 타인을 위해 구두를 수선에 주는 대자존재로 남았다. 샤르트르의 타자론은 "'나'와 '타자'의 관계를 조화롭고 평화스러운 관계대신 항상 갈등, 투쟁의 관계를 맺는다고 했다." 하지만 샤르트르는 "타자의 시선은 타자의 존재 출현의 통로이자 '나'를 객관화시키는 '힘'이기 때문에 '나'는 타자의 시선으로 다양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이힐의 주체에서 구두라는 타자로 변화되기까지의 단계를 만날 수 있다. 타자를 향한 작가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함께 걸어가 주길 바란다. ■ 이은주
Vol.20180511i |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 / 구두 수선비는 구ː두(口頭)로 대신합니다-김민형_이지숙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