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2018

장욱진_노은님 2인展   2018_0427 ▶ 2018_0826 / 월요일 휴관

장욱진_무제_캔버스에 유채_45×27cm_1964_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소장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군인,어린이 1,000원 7세 이하 영유아 및 65세 이상 노인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YANGJU CITY CHANGUCCHIN MUSEUM OF ART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1층 Tel. +82.(0)31.8082.4245 changucchin.yangju.go.kr blog.naver.com/yuma2014

SIMPLE 2018장욱진과 노은님 ● 참다운 예술은 진정한 순수함을 원한다. 모든 복잡함을 버리고 단순함만이 남아있을 때 예술은 살아난다. (노은님 기록영화 「내짐은 내 날개다」 중, 1989, 53'09") ● 착실히 그리고 철저하게, 그러면서도 친절히 보거나 보아 주지 않고 데면데면 지나치는 것은 사물을 보았으되 허술히 보았다는 것밖에 안되며, 잡념이 섞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순수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며, 순수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 순간을 휴식했다는 뜻이 되고, 그것은 또 생명이 없는 행위, 즉 아무런 뜻이나 보람(結果)을 찾을 수 없는 무의미한 죽은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장욱진, 표현, 『동아일보』, 1969.4.10.)

장욱진_가로수 A Roadside Tree_캔버스에 유채_27.3×34.5cm_1987_개인소장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SIMPLE 2018: 장욱진‧노은님』展은 화가 장욱진의 '심플(simple)' 정신을 새롭게 재해석해보고자 매해 개최되는 연례전 [SIMPLE]의 네 번째 전시로 화가 장욱진과 재독화가 노은님의 작품세계를 함께 선보인다. ● '순수함'을 통해 예술의 창조적 의미와 본질을 찾고자 했던 장욱진과 노은님의 작품세계는 단순하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함'으로 정의되는 '단순(simple)'함은 두 작가의 작품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어로 모든 불필요한 요소를 생략한 채 사물과 자연의 본질만을 남긴 압축하고 응축된 형태로 나타난다. ● 장욱진과 노은님은 동양과 서양의 구분 없이 예술의 순수한 본질을 추구하며 그들만의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화가 장욱진(1917-1990)은 1939년 일본 제국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수용한 이른바 유학2세대에 속하는 작가로, 서구 모더니즘과 한국의 전통적 미감을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하였다. 재독화가 노은님 (1946-)은 1973년 국립함부르크 예술대학에서 순수회화를 전공하고, 독일의 표현주의와 동양의 명상법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정신세계를 순수하게 드러내고 있다. '표현은 정신생활, 정신의 발현이다.'1)라 했던 장욱진과, '그림은 나에게 정신적인 배설물이다'2)고 표현한 노은님은 직관적이고 즉흥적으로 발산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각기 자신의 세계를 그려낸다.

노은님_조심하세요, 여기 고민이 많은 동물이 살고 있어요_280×150cm_2018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장욱진의 작품은 그의 활동 초기에 해당하는 「무제」(1958)부터 1988년 「달밤」까지 전반에 걸친 유화작품을 비롯하여 매직펜 드로잉, 먹그림, 철화물잔 까지 다양한 매체 19점이 함께한다. 이들 작품의 제작시기와 매체를 막론하고 장욱진의 작품에는 전체적으로 일관된 주제와 조형성을 발견할 수 있다. ● 작품 「무제」(1958), 「눈」(1964)와 같이, 그가 초기에 시도했던 기하학적이고 추상화된 형태의 집, 해, 눈과 같은 사물의 조형성은 이후 사물의 형상을 생략하고 단순화하는 그만의 조형방식으로 구축된다. 장욱진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한 나무, 해, 새, 집, 아이와 같은 소재들을 평면적이고 간결한 조형성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렇게 단순화된 각각의 소재들은 한 화면 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상적인 세계로 나타난다. ● 원근법을 무시한 채 화면 가득히 그려진 나무 위로 집이 있고, 그 앞에는 사람보다 큰 까치가, 배경으로는 빨간 해가 위치함으로써 이상적인 세계가 완성되는 것이다. 장욱진이 꿈꾸는 세계는 이렇듯 그의 직관에 의하여 거침없고 자유롭게, 즉흥적으로 표현된다. 일필휘지로 단번에 그려낸 것 과 같은 붓놀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간결한 선(線)으로 압축된 에너지가 자유로운 붓놀림을 통해 하나의 즐거운 유희로 발현되고 있다.

노은님_해질무렵의 동물_한지에 아크릴채색_198×260cm_1986

'붓 가는대로 마음가는대로' 그린다는 노은님 역시 자신의 내면세계를 즉흥적이고 직관적으로 표현해낸다. 노은님은 내면세계를 있는 그대로 발산하는 독일표현주의의 강렬한 형태와 동양의 명상법을 통해 응축된 단순함으로 예술의 순수성을 추구한다. 자연과 생명을 창작의 근간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우주만물의 4대 원소 공기(새), 물(물고기), 불(빨간색), 흙(나무)을 주요소재로 한다. ● 노은님이 '모든 생물은 자신의 근원으로 되돌아갑니다. 점을 찍으면 그 점이 선이 되고 선이 원이 됩니다. 이것이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갑니다.3)'라고 언급한 바와 같이 그녀의 작품에는 점과 선, 원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가 새로운 우주만물 속에서 재탄생된다. 이번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회화, 설치, 테라코타 등 19점의 작품은 이러한 노은님의 자연관과 세계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작품 「생명의 시초」(1983), 「무제」(1986)에서 알 수 있듯이, 꿈틀거리는 원초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세포, 즉 점으로부터 시작되어, 강렬한 빨간색의 탯줄 「무제」(1987)를 통해 잉태되고, 세포 분열의 단계를 거쳐 「해질무렵의 동물」(1986), 「달에 노란 토끼」(1987)와 같이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로 발산된다. 이 생명체들의 충만한 에너지와 생명력은 일필휘지로 단번에 그려내 압축되고 응축된 형태로 표출된다. 화선지에 검은 아크릴물감으로 검은 선의 형태감을 살린 단순한 조형성은 화면의 여백을 통해 더욱 살아난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체들은 노은님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소박하면서도 원시적인 감성이 묻어나고 있다. ● 노은님이 탄생시킨 이와 같은 생명체들은 식물이나 동물의 형체가 혼재되어 있는 새로운 세계의 생명체이다. 즉, 노은님은 그녀가 창조한 세계의 조물주로서 근원적인 에너지가 충만한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는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하고, 결국은 모두 하나임을 얘기하는 동양의 무위자연(無爲自然), 불교사상에 영향을 받은 세계관으로 볼 수 있다. ● 장욱진이 꿈꾸는 유토피아적 이상향, 노은님이 창조한 새로운 우주의 세계는 작가의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표현을 통해 발산되는 순수한 예술정신이다. 그리고 모든 사물과 자연의 근원을 담고 있는 이들의 작품세계는 생략과 압축을 통해 사물의 본질만을 남기는 '단순함'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 ■ 윤여진

* 각주 1) 장욱진, 표현, 『동아일보』, 1969.4.10. 2) 노은님 기록영화, 「내 짐은 내 날개다」, 1989, 53"09' 중 3) 노은님 기록영화, 「내 짐은 내 날개다」, 1989, 53"09' 중

Vol.20180427g | SIMPLE 2018-장욱진_노은님 2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