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춤_허공에 그린 몸짓 (a Black Dance in the Air)

문이원展 / MOONEWON / 文履元 / mixed media.drawing.video   2018_0425 ▶ 2018_0501

문이원_a black dance-1803ao_목판에 혼합재료_지름 12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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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425_수요일_06:30pm

관람시간 / 수~월요일_11:00am~08:00pm / 화요일_10:00am~12: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0)2.737.4678 www.gallerydos.com

시들어가는 1년생 식물들이 허공에 그리는 형상을 나는 사랑한다. 1년을 살다 다음 생을 위해 시들어가는 그들의 모습에는 죽음으로부터 나오는 숭고미, 마지막으로 허공에 흩뿌리는 처절한 몸부림에서 슬픔과 애환이 비장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그 무언가가 있다. 빛을 등진 그들의 실루엣은 밝은 빛만큼 검고 깊은 형상이 되고 그 형상이 바람과 만나 움직임을 만들어 춤이 되었기에 이 프로젝트를 '검은 춤 -허공에 그린 몸짓'이라 명하였다. 그리하여 여백은 빛을 품은 하늘, 검은 실루엣은 그들의 실존이 된다. 들판에서 자라나 거칠고, 단순하지만 그 특별한 구성을 이루어내는 이 들풀들의 깊은 선들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들풀들에게서는 번화한 도시의 꽃집에서나 볼 수 있는 풍성하고 화사한, 잘 다듬어진 식물들과는 다르게, 또 다른 생을 향해 지금의 생을 다 하며 그려내는 형상들의 깊은 무게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몸에 품은 채.

문이원_a black dance-1803al_목판에 혼합재료_80×80cm_2018
문이원_a black dance-1803ap_목판에 혼합재료_지름 120cm_2018
문이원_a black dance-1803al_목판에 혼합재료_40×60cm_2017

이번 전시에서 허공이 품은 오묘한 빛깔과 대비되는 매혹적인 그들의 검은 아우라를 표현하고자 했다. 잔인한 달, 4월의 끝자락인 25일부터 5월 1일까지, 하루살이 들풀의 마지막 춤에 내포된 처절함이 찬란함으로 가는 여정을 담은 스케치, 영상, 그리고 작품화한 자개작업으로 구성하여 관객들과 공감하며 나누고자 한다.

문이원_스케치_종이에 먹_2014

작업의 접근법, ALP ● 2010년부터 이어 온 '검은 춤' 스케치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를 제작했다. 이렇게, 영상을 포함한 작품과 글쓰기 등이 예술 행위와 관련해 파생되어 이루어지는 '검은 춤' 프로젝트 일련의 모든 작업들을 ALP, 즉 A/r/tographical Literati Painting 의 한 장르로 분류한다. ● 작가는 서양의 예술 교육 방법론의 하나로 발전된 A/r/torgraphy (예술 여느 장르와 글쓰기가 결합된 형태)와 동양의 문인화 (시·서·화의 종합예술)가 결합된 A/r/tographical Literati Painting (ALP)라는 개념을 착안하여 예술의 결과물들의 기저를 이루는 접근법을 주창하고 그에 맞는 신조어로서 ALP의 학술적인 자리매김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2015년 UBC에서 졸업논문을 통해 처음 발표 했고, 이를 다듬어 2016년에는 국제 학술지인 IJAE (International Journal of Arts Education)에 A/R/Tographical Literati Painting 개념 정립을 위한 논문을 기고한 바 있다. 이들 논문에서 A/r/torgraphy와 문인화 사이의 유사점들과 ALP가 가지는 연장된 미학적 사고와 예술행위의 범위를 탐구하고 그 가치를 고찰하였다.

문이원_a Black Dance in the Air_영상 스틸컷_2013

이번 검은 춤 프로젝트 역시 ALP의 한 장르로서, 시를 포함한 흑백의 스케치, 영상물, 그리고 목판 위에 작업화한 이미지들을 포괄한다. 작가가 사물을 자세히 살피고 관찰하여 그들을 은유화하는 가운데, 스케치를 하고 시를 써서 움직이는 이미지들, 낭독된 시, 배경 음악 혹은 합성된 소리로 영상과 결합하여 표현한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작업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판 작업 외에 그에 수반되는 스케치, 시, 영상이 함께 감상되어야 한다.

문이원_스케치_종이에 먹_2010

다음은 스케치와 영상에 삽입된 작가의 「검은 춤」 프로젝트의 시이다. 검은 춤 ● 물기는 바람과 땅 속에 스며들고 / 나를 먹여 살리던 새파랗던 잎새들은 / 천근만근 구차하게 달라붙어 / 중력의 힘으로 나를 저 나락 끝으로 끌어당긴다 / 이들은 또 다른 생명을 위해 나를 멸하는 구나 / 새파랗게 펼쳐져 있던 우리의 르네상스는 황토 빛으로 물들고 / 따뜻한 곳으로 향하는 철새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안녕을 고하지만 / 나는 더 이상 기약할 수 없음에 / 그저 허공에 검은 춤을 남길 뿐… (2013년 11월 16일)문이원

Vol.20180425e | 문이원展 / MOONEWON / 文履元 / mixed media.drawing.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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