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419_목요일_04:00pm
참여작가 야노스 베르 Janos BER_클레르 콜랭-콜랭 Claire COLIN-COLLIN 미셸 뒤포르 Michel DUPORT_크리스티앙 자카르 Christian JACCARD 크리스티앙 로피탈 Christian LHOPITAL_올리비에 노틀레 Olivier NOTTELLET 에밀리 사트르 Emilie SATRE_수아직 스토크비스 Soizic STOKVIS
아티스트 토크 / 2018_0419_목요일_02:00pm
주최 / 경기문화재단 주관 / 경기도미술관_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 Domaine de Kerguéhennec 협찬 / 삼화페인트공업(주)_산돌구름 후원 / 주한프랑스대사관_주한프랑스문화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경기도미술관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268 (초지동 667-1번지) Tel. +82.(0)31.481.7000 gmoma.ggcf.kr www.facebook.com/ggmoma
경기도미술관(관장 최은주)은 2018년 첫 기획전시로서 프랑스 벽화 전시 『그림이 된 벽 MUR/MURS, la peinture au-delà du tableau』을 4월 19일부터 6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8인이 전시장에서 직접 제작한 벽화를 선보인다.('MUR/MURS'는 '벽/벽들'이라는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 구상에서 추상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현대회화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들은 경기도미술관의 벽면에 기념비적인 크기로 제작될 예정이다. 작품의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전시장의 벽들은 칠해지거나, 긁히거나, 그을려지는 등 참여 작가들의 각기 다른 회화적 실천을 통해,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구성된다. ● 『그림이 된 벽』을 공동 기획한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Domaine de Kerguéhennec)은 프랑스 모르비앙주에서 케르게넥 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지난 2015-2016년 한불상호교류의 해에 경기도미술관은 단색화 소장품을 중심으로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과 협력하여 현지에서 『단색화』展을 성공리에 개최한 바가 있다.(참조: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 '2016 한불문화상 수상'). 경기도미술관은 도멘 드 케르게넥과의 국제 교류 지속 사업으로서, 프랑스에서 열렸던 한국의 단색화 전시에 상응하는 프랑스 추상미술 전시를 준비해왔다. 2년에 걸친 협의의 과정에서 프랑스 현대회화의 보다 넓은 스펙트럼을 담은 전시를 기획하였다. 프랑스 미술이 국내에서는 주로 패션을 포함한 디자인이나 미디어아트 등의 장르, 또는 인상주의 회화를 중심으로 소개되어왔다면,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현대회화가 집중 조명되는 전시이다. ● 참여 작가들은 국제 비엔날레에 초청되거나 프랑스 현대미술사에 기록될 만큼 명성이 있는 작가들이다. 40대에서 80대에 이르는 연령대의 참여 작가들은 여러 선상에서 프랑스 현대미술을 보여준다.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 프랑스에는 회화를 해체함으로써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탐구하고자 했던 쉬포르 쉬르파스(Support-Surface: 1970년대 전후 프랑스의 전위적인 예술 운동그룹으로서, 회화의 지지체(물질)와 표면(이미지)의 관계를 통해 회화에 대해 근본적으로 탐구했던 그룹이자, 캔버스를 프레임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떼어내거나 그 개념을 재정립하는 등 회화를 해체함으로써 회화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던 예술운동)라는 예술운동이 있었는데, 그 영향의 안팎에서 프랑스의 현대미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참여 작가들은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근원적인 성찰과 창조적인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 경기도미술관은 『그림이 된 벽』 전시를 통해 이러한 작가들의 회화적 실험과 프랑스 현대회화의 미학을 벽화의 형태로 펼쳐낸다. 작가들은 건축적 규모의 회화나 드로잉으로 추상적이고 초자연적인 이미지의 세계를 창출하기도 하고, 도시적 삶의 기호를 담은 추상 벽화나 수수께끼 같은 형상으로 연극적인 공간감을 자아내는 벽화로써 관람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한편 불을 사용하거나 벽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전혀 새로운 회화를 선보이는 작품에서는 벽면에 타다 남은 재와 벽체의 균열로 생의 명멸이 비유되기도 한다. 역설적이게도, 현대미술가의 실험적 작품이 담긴 이 벽화 작품들은 태초의 그림이 원시 동굴의 벽면에 새겨진 상이었듯이, 그림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경기도미술관 전시장의 서로 마주 보거나 맞닿은 벽화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높이 9미터, 각 작품당 최대 50미터에 달하는 공간 안에서 어우러진 각 작가들의 창조적인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다. ● 벽화로서 전시 작품들은 전시 기간 동안에만 존재한다. 이 작품들은 오래 전에 제작되었거나 소장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벽과 공간, 건축적 요소들과 긴밀하게 조우하며 한시적인 생명을 지니는 작품들이다. 그림이 그려진 벽이라는 공통분모에도 불구하고, 그래피티가 건물의 외부 벽면에 도발적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벽면과 관계를 맺는다. 이 전시에서 벽은 도전되어야 할 대상이거나 혹은 작품의 배경으로서 기능하는 존재가 아니다. 이미지의 본질에 대한 작가들의 탐구 과정에서 벽은 작품의 주요한 창조적 요소로 작용한다. ● 캔버스를 넘어서 그림이 벽이 되고, 벽이 그림이 된 전시장에서는 작품들을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으며, 시야의 범위를 넘어선 규모의 그림들 사이를 거닐면서 새로운 시지각적 경험을 할 수 있다. 회화의 기본 요소인 형과 색, 그리고 회화적 행위의 흔적을 벽화로써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이 전시는 가상의 리얼리티와 각종 표상들, 범람하는 이미지로 가득한 요즘의 세계에서 이미지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본질적으로 사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전시의 개막일인 4월 19일 오후 2시에는 전시장의 벽화 사이에서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의 올리비에 들라발라드(Olivier Delavallade) 관장을 비롯한 전시 참여 작가들이 관람객들과 만나는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되며, 이어서 오후 4시에는 개막행사가 개최된다. ● 전시장 안에는 전시 공간의 미니어처 구조로 제작된 상시 셀프 체험 공간에서 신체의 범위를 벗어난 대형 조형 활동을 경험해볼 수 있다.
야노스 베르는 이젤에 캔버스를 올리고 그림을 그리는 대신, 캔버스 천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거대한 붓을 세워 든 채 선을 긋는다. 화폭 안으로 작가가 들어가서 사이사이 간격을 두고 선을 긋는 작업을 통해 리드미컬한 선이 그려진다. 작가는 구체적인 설명이나 인공적인 구성, 문학적인 수식들을 배제하고, 무의식적이고 우연적인 작업 행위로 자취를 남긴다. 신체적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작업의 과정은 흡사 수행의 과정과도 닮아있다. 작가의 작업에서는 위계적인 논리가 없다. 선과 선 사이에 있는 하얀색은 그저 바탕이 되는 것만이 아니다. 채색된 선을 존재하게 하는 주요한 요소이자, 화면에서 선과 관계를 맺는 또 다른 형태의 선이 되는 것이다. 바탕에 선이 드러나는 것만이 아니라, 선들 사이에서 하얀 여백이 형상으로 나타나며, 채색된 선이 하얀 여백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색채들이 관계 맺는 방식은 동양적 사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칠하고 지우고 또 칠하고 덧칠하는 클레르 콜랭-콜랭의 작업은 여전히 평면의 회화임에도 화면상에 무게감이 느껴지는 물질감을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오래된 유화의 갈라진 틈을 모티프로 삼아 벽면에 균열을 낸다. 끌개로 홈을 파낸 벽면에는 색이 채워진다. 반복적으로 긁히고 메워짐으로써, 작품은 마치 주름이 생긴 피부와 같이 시간의 흔적을 축적한 벽화가 된다. 작품의 선들은 그림이 되어가는 시간을 함축하며, 외부 대상의 재현이나 묘사를 위한 도구로서의 선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회화의 삶을 입증하는 벽화의 일부가 된다. 벽에 상처를 냄으로써 형(形)을 새기는 창조적 행위는 캔버스 프레임 안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며, 원시 동굴의 벽화에서와 같이 그림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오로지 흑연만으로 벽면 전체를 채우는 크리스티앙 로피탈의 그림에는 기이한 식물, 또는 유령이나 외계 생명체와 같은 이미지들이 구름처럼 부유한다. 이는 마치 꿈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하고, 초자연적이고 신비로운 체험을 하는 듯 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익살스럽고 유머러스한 이미지와 그로테스크하거나 중세 성당의 악마 같은 이미지들은 서로 얽히고 이어져, 마치 꿈틀대는 것만 같은 세계를 펼쳐낸다. 작가는 이와 같이 의식 너머에 내재된 유년기의 상상이나 신화 속에서 보았을 법한, 기이하고 언캐니(uncanny)한 상(像)들을 자유롭고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풀어낸다. 정지된 화면을 이어 움직임을 불어넣은 애니메이션 영화와 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변형되며 리드미컬하게 진동하는 그림으로써 작가는 벽면에 실재하지 않는 세계의 환영을 불러일으킨다.
크리스티앙 자카르는 불을 이용하여 벽면에 그을음을 남김으로써 추상적인 패턴을 만들어 낸다. 불의 움직임이 벽과 만나 운율과 리듬감이 있는 추상회화를 새겨낸다. 이는 동굴 벽화와 같은 원시적 회화를 연상시킨다. 연소된 흔적과 그을음으로 가득 채워진 벽면에는 회화의 전통적인 재료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작업하는 과정에는 물감도 붓도 없으며, 오직 불의 타오름과 소멸만이 반복된다. 작업의 과정에서 도구로 활용되었던 불과 연소성 젤, 그리고 지지체로서의 벽면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작업의 결과물이 된다. 불의 연소과정은 시와 같이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방식으로 생의 명멸을 환기시킨다. 불에 타고 남은 젤의 화석화된 흔적과 재로 가득한 벽화는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떠올리게 하거나 타올랐던 순간의 에너지를 환기시킴으로써 제의적이고 숭고한 공간을 창출한다.
추상적으로 배치된 색면들과 양감이 있는 부조들은 2차원적인 회화와 3차원적인 조각의 속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미셸 뒤포르는 19세기에 캔버스의 프레임들이 채색된 벽면에 나열되어 배치되던 방식에 착안하여, 그 구성과 프레임 바깥 벽면의 색채 등을 추상미술의 요소로 끌어들여온다. 무채색의 벽면과 원색적 색채의 부조들은 서로를 대비적으로 돋보이게 함으로써 회화와 조각의 교차점을 드러낸다. 부조들은 사물의 구조를 분석적으로 표현한 입체주의 그림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형태이자, 단절된 모양들이 결합된 형태로 전시된다. 작가는 평면회화의 화면 안에서 묘사된 양감으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덩어리로서의 부조를 회화적 평면과 조우시킨다. 부조로 돌출된 그림 앞에서 우리는 화면의 안으로 들어가는 원근법 시점이 아닌, 채색된 평면과 부조의 면들 사이로 다양한 이동을 하는 능동적 시점을 취하게 된다. 그의 회화에서 벽은 공간 안에서 실재하는 덩어리이자 평면으로서 작품의 주요한 요소로 구성된다.
올리비에 노틀레의 벽화 공간에 들어서면 밝은 노랑의 색면과 검정 드로잉들이 주위를 환기한다. 추상의 색면과 형상을 가진 실루엣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추상적 공간처럼 느껴지게 하는 거대한 노랑과 흰색의 면들 사이에서 하나의 프레임처럼 드러난 벽면에는 마치 연극무대의 주인공처럼 검정 실루엣의 형상이 등장한다. 추상적인 색면 사이로 낯설게 등장하는 검정 실루엣형상들은 어딘지 익숙하지만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모습이다. 관람객들은 검정색 형상들을 상상의 단초로 삼아 스토리를 만들어보거나,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을 끄집어내는 등 생각의 선을 이어나가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수수께끼와 같은 단서들로 관람객들을 응시와 놀이의 경험에 참여시킨다. 눈속임으로 풍경을 재현하는 방식이 아니라, 벽면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능동적인 상상을 환기시키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작가는 마치 숏과 숏 사이를 편집하는 영화감독처럼 벽면들과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프레임으로 활용한다.
에밀리 사트르는 산책이라는 회화적 실천을 통해 벽화를 그린다. 색과 면으로 그려진 형상들이 작가의 움직임을 따라 선형적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벽화는 곧 작가가 지나간 흔적이다. 이어지고 겹쳐진 형상들은 외부의 대상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방식으로 벽면들과 만나며 추상 패턴으로 구성된다. 드로잉의 구성요소들은 언뜻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모양새 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정밀하게 재단된 모습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손에 의해 일일이 그려진 형상들이다. 이는 유기적으로 이어진 흐름 안에서 작가가 수공예적으로 엮어간 흔적으로서, 작업 과정의 시간적 흐름을 담고 있다. 규칙이나 강령에 얽매이지 않고 수행적으로 이어간 드로잉의 행위와 여정, 그 순간 자체가 작품이 된다. 닫힌 결론을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라 바람처럼 유영하는 드로잉은 색과 선, 덩어리에 유기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수아직 스토크비스는 자연스레 네덜란드 출신의 추상화가 몬드리안(Piet Mondrian)이나 네덜란드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운동인 데 스틸(De Stijl)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도시의 경관과 시스템, 구조 등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어느 도시의 조감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구조를 단순화된 모양새로 나타낸다. 관람객들은 하얀 바탕의 벽면 위에 곧은 직선의 경계로 빨간 색면들이 구성되어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작가는 이 기하학적 추상 회화를 벽화의 규모로 그려내며 공간 안에서 거대한 색면을 마주하는 경험을 공유한다. 이 작품에서는 회화의 가장 기본 요소인 색과 형태가 다른 수식 없이 그 자체로서 극명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마치 기초 자재로 골조 건축을 만들어내듯,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인 직선과 면으로 직육면체의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직선과 사각형 모듈의 조합으로 보이는 형태들은 일정한 규칙성을 보이는 한편, 양감이나 무게감 없이 부유하는 듯 중력의 법칙을 벗어나있다. 이를테면 언어가 자음과 모음의 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칙을 이루어 소통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것과 같이, 작가는 추상미술에서 기호적 속성을 발견한다. ■ 경기도미술관
□ 아티스트 토크(Ronde Table) - 일시: 2018년 04월 19일 (목) 오후 2시 - 장소: 경기도미술관 기획전시실 - 패널 도멘 드 케르게넥 미술관장(Olivier DELAVALLADE), 전시 참여작가(Janos BER, Claire COLIN-COLLIN, Michel DUPORT, Christian JACCARD, Chriatian LHOPITAL, Olivier NOTTELLET, Emilie SATRE, Soizic STOKVIS) *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 신청 정보 페이지로 가기
Vol.20180419d | 그림이 된 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