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308_목요일_05:00pm
작가 재조명展
주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관람료 성인_3,000원(단체 1,500원) / 청소년(13-24세)_2,000원(단체 1,000원) 어린이_1,000원(단체 500원) / 단체_20인 이상 문화가 있는 날 주간(매월 마지막주 수요일)_전체 관람객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문화가 있는 날 주간(매월 마지막주 수요일)_10:00am~09:00pm 마감시간 40분 전까지 입장 가능
소마미술관 SEOUL OLYMPIC MUSEUM OF ART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방이동 88-2번지) 올림픽공원 남3문 1~6전시실, 로비 Tel. +82.(0)2.425.1077 soma.kspo.or.kr
소마미술관은 2007년부터 "작가 재조명" 이란 타이틀로 역량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는 작가들을 다른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해 오고 있다. 2007년 박한진, 이건용, 김주호의 3인전을 시작으로 2009년 신성희, 한순자의 2인전, 2014년 김차섭, 전수천, 한애규의 3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작가 2~3인이 모인 형식의 재조명 전시는 전시 개념이 부각되거나 동일한 주제전시로 기획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2018년 전시부터는 개인 전시회를 중심으로 깊이 있고 다양하게 조명할 수 있는 기획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 이와 같은 취지로 여러 명의 후보 작가들 중에 소정(素丁) 황창배 선생이 전시 작가로 선정되었다. 작가가 선정되니 후속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아 황창배를 아끼는 미술계 지인들과 유족에게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유족과 지인들의 증언, 자료조사 및 작품연구를 통해 전시의 큰 틀을 구성하고 세부 작업이 진행되었다. 수차례에 걸친 기획회의로 전시 개념이 구체화되면서 2001년에 작고하신 작가의 생전 모습과 행적에 좀 더 접근하는 느낌이 들었다. 화가의 작품을 알아 가는 과정속에서 거침없을 정도의 자신감에서 나온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종합선물세트 같다는 확신마저 들게 되었다. 화가는 "그림은 나에게는 신앙이요, 동반자요, 호흡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의 투철함과 "작품 제목으로 고민할 시간에 한 점이라도 더 그릴 것이다"라는 작가정신의 노력이 결합하여 한국화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아간다.1) 그리고, 혜원(慧園)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 에서 느껴지는 풍류와 해학, 오원(五園) 장승업의 호취도(豪鷲圖) 같은 살아 숨 쉬는 필력, 여기에 피카소와 클레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조형적인 천재성이 가미된 미공개 작품 800여점을 감상하게 되었다. 출품작을 선별하는 과정은 업무가 아니라, 눈이 호강하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고, 화가의 발자취와 정신이 느껴지는 소중한 시간과 경험이었다. 이번 전시를 미공개 작품으로 꾸리려는 것도 선별 과정에서 느낀 감동과 신선함을 관람객들과 한국 미술관계자에게도 느끼게 하고 싶은 선한 욕심에서 시작되었다. 봉인(封印)이 해제된 판도라의 상자 같은 미공개 작품들을 6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 손성진
1 전시실 ● 1947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유년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즐겨했고, 중고시절 활발했던 미술반 활동을 화가의 자전적 에세이 "처음이자 마지막 방황"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 그 이후에 미술대학에 진학해서 미술 이외에도 연극반 활동, 만능 스포츠맨으로 다재다능(多才多能)한 면모를 보여 준다. 그리고, 조형적인 탐구와 실험의 일환으로 나중에 장인이 된 철농(撤農) 이기우 선생에게 전각(篆刻)과 서예(書藝)를 사사(師事) 하고, 작품세계의 다양성과 깊이가 배가(倍加)되게 된다. 또한, 화가의 뛰어난 기질과 언변은, 1996년 실크로드 기행에 참여 했던 동료 화가들의 증언이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듯, 1전시실은 화가 황창배의 유년시절부터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의 연보와 사진자료, 기록, 연애편지, 취재기사, 스케치(부인초상), 애장품 등을 돌아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2 전시실 ● 유명한 화가들이 그랬듯이 황창배도 자화상을 많이 남겼다. 가족에 관한 작품도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보여지는데, 2전시실은 황창배 자신과 가족에 대한 애정, 인물 표현의 천부적인 재능과 해학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였다. 전시 공간 정면에 5미터 높이의 가벽을 세워 다양한 표현기법의 인물상들로 거대한 기념비를 만들어서 창의적인 인물 표현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동시에 자아(自我)가 강한 화가 황창배를 상징하고자 하였다.
3 전시실 ● 여러 대학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화가는 대학이라는 조직생활의 고충과 작업에 몰입할 수 없는 환경에 힘들어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과감하게 교직을 내려놓고 1990년에 충북 괴산에 작업실을 마련하게 된다. 여기서 황창배는 화가로서의 진정한 자유와 창작의 에너지를 마음껏 펼치게 된다. 1991년부터 화가가 작고하는 2001년까지의 10년은, 화가 황창배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이며 이 작업실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무수하게 배출되는 창작의 산실이 아닐 수 없다. 전시의 부제인 '유쾌한 창작(創作)의 장막(帳幕)" 은 이곳에서 행복해하고 때로는 본인이 자처한 즐거운 고독 속에서 미소 지었을 화가를 상상하며 지어본 제목이다. 화가는 이곳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과 이름 모를 잡초와 꽃들에게도 경외감을 느꼈을 것이고 그것을 화폭에 담으면서, 작업을 바라보는 시각적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장르의 경계도 무너졌으리라 생각 한다. 작가에게 괴산 작업실 10년은, 다른 작가들이 흔하게 누릴 수 없는 그런 행복한 시간과 공간이었으리라.
4 전시실 ● 황창배 화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형태의 문자들은 전각과 서예를 공부한데에 기인(起因)한다. 한국화를 전공하였기에 시서화(詩書畵)를 연마했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자와 서예공부를 통해 문자로의 소통이 익숙했으리라 짐작된다. 거기에 시서화의 고전과 현대미술의 새로움이 결합되어 '황창배 스타일'의 독특한 '읽는 그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5 전시실 ● 이 전시공간은 '풍자와 시대정신' 이라고 명명했지만, 두 가지 키워드로 분리시키는 게 맞을 것이다. 하나는 '황창배식 풍자'인데, 기존의 여러 평론가들이 사용했던 '무법의 법', '형식 파괴', '파격'이란 용어로 대변되는 대표적인 작품들로 구성된 공간이다. 하지만, 필자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이 대표적인 작품들을 해석하고 싶다. 작품들을 자세하게 보면, 무법이라기 보다 황창배 스타일의 법칙이 작동하고 형식 파괴가 아닌, 그 안에서 수준 높은 솜씨의 조화로움이 존재하여 유쾌한 재미가 더해져서 황창배 식의 새로운 질서와 풍자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조형적 놀이' 인데, 작품을 보면 붓으로 많이 놀아봐서 즐기는 경지에 이른 느낌이 들고, 제작 과정이 신나게 진행 됐을 것 같은 짐작이 된다. 여기에 "내가 하면 모두 작품이 된다" 같은 작가 특유의 자신감이 시너지 효과가 되어 거침없이 작품들로 배출되었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되어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황창배식 그림이 탄생하게된 것이다. ● 최근에 미술사학자 송희경 교수가 발표한 황창배 작품에 관한 논문에서 일상과 풍자의 재현, '시대풍정화(時代風情畵)', 일탈과 상상의 해후, '일격채묵화(逸格彩墨畵)'의 두 가지 비유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면 좋은 비교가 될 것 같다.
6 전시실 ● 작가는 다양한 장소를 여행하면서 기록의 일환으로 스케치, 드로잉들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북한기행, 실크로드기행, 인도기행 등이 대표적이며 스케치 작품들은 현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거침없는 필력으로 살아있는 생동감을 전해 준다. 나머지 드로잉들은 작가 특유의 해학과 위트를 담고 있으면서도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는 조형미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 ■ 소마미술관
Vol.20180309a | 황창배展 / HWANGCHANGBAE / 黃昌培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