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10:30pm
빌리웍스 BILLY WORKS 대구시 북구 고성북로10길 41 Tel. +82.(0)10.8257.3223
한없이 드넓은 무지 위에 적혀진 흔적들 ●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우연들과 마주할까? 그 우연을 마주하는 우리의 태도는 어떨까? 살아감에 있어서, 삶이라는 무한한 종이를 설계하는 것은 개인 자신의 몫이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삶이라는 그림은 다 다르다. 예를 들어, 아주 치밀한 계획으로 자신의 삶의 그림을 그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즉흥적으로 그려 나가는 사람이 있다. 우연의 작용들을 응용하며 말이다. 김문근 작가는 자신의 우연성을 구슬린다. 그것이 삶이든 그림이든 말이다. 마치 자신의 캔버스에 요리하는 마냥 우연성을 지지고 볶는다. 그의 작품 속에는 두려움은 보이지 않고 생기가 가득 찬 포부와 열망이 담겨있다. 그의 작품에는 자연을 바라보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느꼈을 지도 모르는 색과 질감의 흔적들이 남아있고, 욕망과 포부가 메아리치듯 움직인다. 또한 사사로운 것들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생동들이 보인다. 오히려 그는 사사로운 흔들림을 조종하여 극적인 운동감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아주 커다란, 무한의 공간 속에 자신의 물감을 던진다. 그리고 그 물감을 으깨고 긁고, 뭉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그 흔적들을 자신의 심상으로 느끼는 것은 관람자의 몫이다. 그림은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흔적들로 적혀져있을 뿐이다.
Hymne à la nature 자연의 찬가 ● 김문근은 자연을 느낀다. '바라본다.'라는 시각적 감각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들을 조합하며, 자연 그 자체를 느낀다. 그는 시각적 심상, 촉각적 심상 등 여러 감각으로 느껴지는 파도와 나무들, 절망적으로 뒤엉켜져 있는 나뭇가지들을 표현한다. 그리고 파레트 위에 자연스레 얹어 있는 물감들을 떠내어 그 심상들을 표현한다. "파레트 위에 물감 층이 올려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회화적으로 느껴져서 그것 자체를 떠서 나무의 결과 파도에 쓴 것이다. 실제 나무를 보았을 때 나무 색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보다보면 여러 색이 있다. 거기에 이끼가 피어나올 수 있고 회색이 들어갈 수도 있고. 그것을 파레트 위에서 느낄 수 있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느껴졌던 것을,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Nager sous l'eau 무자맥질 ● 그는 동시에 다른 연작을 통하여 자신의 무의식을 분석한다. 즉, 어디로 뻗어나갈지 모르는 과정들을 연결하고 끝말잇기를 하며, 자신의 무의식 속으로 도달하기를 희망한다. 화면에 칠해진 흔적들을 닦고, 덧칠하고, 또 다시 닦고, 긁어내는 행위들을 반복한다. 그것들은 마치 허공을 칠하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결과보다는 '무자맥질'이라는 행위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안 보이는 것들을 더듬어가는 행위로 연상이 된다. 허공을 더듬다보면 무엇인가가 걸리진 않지만, 목적 없는 행위의 반복 끝에 남는 의미가 있다." ■ 박하리
■ 빌리웍스는 근대 산업의 중심지였던 대구시 북구 고성동의 오래된 철강공장과 교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카페, 전시 공연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예술문화 복합 공간이다. '전시회'라는 개념은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낯설고, 접근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카페'라는 친근한 공간을 통하여, 일상적이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는 빌리웍스만의 정서를 확립하고자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빌리웍스에서의 첫 기획전의 방향성에 대해 고안하다가, 김문근 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로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한 공통점들이 많았다. 젊은 작가의 패기와 창조력이 돋보였고, 무엇보다도 김문근 작가의 작품과 빌리웍스라는 공간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 이번 전시가 서막이 되어, 앞으로 더욱 다채로운 색들이 공존하는 빌리웍스를 기대한다. 또한 이 공간을 통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산하는 예술인들과 그들의 세계 속에 잠시나마 머물 수 있는 손님과 관객간의 소통을 소망한다.
Vol.20180303b | 김문근展 / KIMMOONKEUN / 金文根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