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8_0209_금요일_07:00pm
참여작가 김경민_김광한_김구림_김근중_김동철_김상수 김상철_김선두_김선형_김종우_김품창_김현 다발킴_박방영_박병춘_반미령_오수지_오치균 이수동_이영섭_이종목_이현열_임효_전병현 정길영_정해윤_주후식_최석운_최현주_하태임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마리 GALLERY MARIE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35 3층 Tel. +82.(0)2.737.7600 www.gallerymarie.org www.facebook.com/gallerymarie.org www.instagram.com/gallerymarie_
갤러리 마리는 한국현대미술의 오늘을 대표하는 30인의 작가들과 함께 『개:畵滿發』展을 선보인다. 미술에 있어 다양한 환유의 대상인 '개'를 소재로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정신에 대한 다양한 알레고리적 예술세계를 경험하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나는 개발바닥의 굳은살을 들여다보면서 어쩌면 개 짖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개들을 대신해서 짖기로 했다. 짖고 또 짖어서, 세상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눈부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 소설가 김훈은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을 통해 개의 내면에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삶의 질감이 있으며 개를 대신해서 그 내면의 풍요로움을 묘사한 것이라 했다.
공존의 역사 ● 인간과 개의 공존 시간은 약 1만 5,000 년 동안으로 이 관계는 빙하기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급속한 기후 변화로 사냥꾼들은 인간의 능력과 한계를 뛰어넘는 동물적 감각과 조력자가 필요했고 늑대流는 자신의 야생적 능력을 빌려주고 그에 따른 보상과 친밀을 얻어 개로 변종하였다. ● 이후 수렵에서 목축이나 농경사회로의 혁명적 전환에 있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역사를 더욱 극적으로 변화 시켰는데 그것은 가축화된 동물이 인간의 삶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개는 가축을 돌보고 지키는 역할 뿐 아니라 인간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되었다. ● 처음부터 개와 인간은 긴밀한 유대를 맺었고, 그 후 수천 년에 걸친 변화를 견디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단단하게 결속되었다. 그 과정에서 개는 인간의 모든 역사적 순간을 함께 했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는 인류학자가 되기에 충분했다.
알레고리적 상징 ● 『Faust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접근할 때 검은색의 개(푸들)로 모습을 바꾼다. 개가 악마화된 인간으로 환유된 사례이다. 문학과 연극에서 개는 이성이 부족할 때 즉 잠을 자고 꿈을 꿀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알아채고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비이성과 비존재를 감지하는 대상인 것이다. ●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는 물론 그리스와 로마 등 많은 고대 유적에서는 의도적인 개의 매장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질서와 균형의 회복이라는 신화종교적으로 강력한 영적 의미 때문이다. 이는 개가 인류를 보호하고 도덕적 행동에 대한 심판관으로 저승길로 향하는 인간을 인도하는 의식의 주도자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도미니크 수도회, 불교와 흰두교, 무속뿐 아니라 고구려 고분 벽화 속에서도 개는 천국과 지옥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 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과 함께 살면서 사람에게 헌신하는 충복이자 가장 오래된 친구로서 충직과 신의의 상징이다. 시대를 넘어 개가 그 주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주인을 찾아 수천 킬로미터의 강과 산을 넘은 이야기들은 인간에 대해 오랫동안 유전자에 뿌리 박힌 개의 충성심을 보여준다. 개는 악령과 재앙을 쫓고 복을 비는 벽사와 복운의 상징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영모화나 세화의 소재로 개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 한편 지혜를 가진 자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고 신석기 혁명을 이루며 신인류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장 훌륭한 조력자 개가 있었고 이러한 공존이 개를 더욱 영리하게 변종시켰으나 불행히도 개는 늘 인간과 비교하여 비천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개:화만발 ● 미술에 있어서 개의 도상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죽음, 악령, 마녀, 수호자, 신령, 비이성, 광기, 충직, 영리, 비천, 익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의 삶과 정신을 환유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30인의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선사하는 개의 도상이 2018년 오늘 어떻게 읽혀지고 사유되는지 개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 차경림
Vol.20180209d | 개:畵滿發(개화만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