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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욱 페이스북_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86425896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ART SPACE GROVE 서울 강북구 도봉로82길 10-5 Tel. +82.(0)2.322.3216 artspacegrove.blog.me www.facebook.com/artspacegrove
작업을 하면서 처음 종이를 구기기 시작했을 땐 하늘의 장면을 생각하지 않았다. 오래된 가죽옷 안에 있던 사진이나 혹은 어딘가 구석에 버려져 색이 바라고 물이든 그런 흑백사진의 배경을 재현하고 상상하며 고동색으로 만들어내던 구긴 장지의 흔적들은 이제 어쩌면 맑은 하늘의 느낌으로, 혹은 적당히 흐린 날의 배경 이미지로 재현되어 푸른 빛깔을 내보이는 그런 자국들로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새로 시도해보는 자국은 하늘의 푸른 흔적과 하얀 흔적들이 어우러져 마치 눈발을 날리는 장면으로 전환되었고 그 변화무쌍한 하늘 아래 눈 덮인 설상(雪霜 : 눈과 서리가 내린 모습.)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의 작업들로 바뀌었다.
눈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이 어딘가에 쌓여 만들어진 설경은 더더욱 아름답다. 그 위로 누군가는 걸어가 첫 발자국을 남기고 누군가는 투덜대며 삽을 들어 눈을 치울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저 가만히 바라보면서 상념과 추억에 잠기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같은 것과 같은 곳을 두고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생각과 느낌들을 만들어내고 과거를 되살리며 서로 얘기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고 추억을 더듬는다. 이상은 눈에 대한 관조적이자 감성적인 접근의 방법이다. 본인은 눈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시된 작품으로 얘기하고자 할 때 단지 그것의 언어적인 뜻만을 따르지 않았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사물을 보는 눈을 더불어 이야기하고자 했다. 눈을 눈으로 보면서, 눈이 주는 차갑고 따뜻한 느낌들을 동시에 얘기할 수는 없을지 고민했다. 손으로 떨어지는 눈송이는 분명 차지만 그것이 소복이 덮여 나무의 앙상한 가지를 덮으면 그것은 새하얀 '눈꽃'이 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서로 보듬고 위로하게 만드는 훌륭한 장식물이 된다. 우리들은 눈으로 하얀 눈을 본다. 그 눈은 서로를 끊임없이 관찰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기하기도 하며 때로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쩌면 눈 덮인 장소와 공간이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건 눈에서 '눈물'이 나올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눈물은 깊은 곳의 마음과 감정을 건드려야 나온다. 사람에게 있어 말하고 생각하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눈이다. 눈은 설상(說想 : 말하고 생각하다.)을 이끌어낸다.
살아가면서 많은 눈들을 본다. 그리고 그 눈들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장면들을 또다시 발견하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눈이 누구에게 있어 지극히 호의적인 수단이었을지, 아니면 적당한 불편함을 주는 도구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눈에 대한 세상과 사람들의 고민은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래서 세상의 눈들은 늘 재미있고 흥미롭다. 작품으로 얘기하려는 눈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는 내리는 눈을 보며 그것이 쌓인 장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설상(雪霜)과,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늘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설상(說想)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란 단어와 우리가 가진 눈이란 단어가 서로 음운이 같다는 것이 새삼 흥미로웠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금방 녹는다. 그리고 어떤 지점을 바라보는 눈의 방향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눈은 지루하지 않고 오래 머무르지 않으며 그래서 깊은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이 둘은 무척 다르면서도 참 비슷하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 눈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는 여기로부터 시작되었다. ■ 이호욱
Vol.20180208a | 이호욱展 / LEEHOWOOK / 李鎬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