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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용 인스타그램_www.instagram.com/tattooist_moment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8:00am~10:00pm
룬트갤러리 Rund Gallery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길 88 (보광동 265-972번지) 1층 blog.naver.com/rundgallery
'똑똑똑' 누군가 작업실의 문을 두드린다. 내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하는 과정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하나의 도안이 되고, 그 도안은 참여자의 몸에 타투로 새겨지고 또 다시 옻칠로 만들어진 황금빛 화면위에 고스란히 담겨진다.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타투로 받기를 원하는 참가자를 모집한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한사람, 한사람의 기억들을 도안으로 만드는 일이 작업의 시작이다.
지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이전에는 나의 개인적인 기억들을 이미지화 시켜서 보존성이 높은 옻칠을 재료로 제작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왔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지고 사라지는 기억들을 보존하고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와중에 나의 작가인생의 큰 전환점을 가지게 되었는데, CJ에서 주관하는 "아트스타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 '슈퍼스타 K'처럼 아티스트들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인데, 미술작가들이 매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경쟁해서 마지막 승자를 겨루는 프로그램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2회때 진행된 '내가 예술을 하는 이유'가 주제였던 방송이였다. 사라지고 희미해지는 나의 기억들을 기록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주제를 정하고 아들과 함께한 기억들이 담겨있는 트렌스포머 장난감을 옻칠로 금박을 입혀서 소중한 유물처럼 설치한 작품이였다. 심사위원들의 좋은 반응으로 방송 2회차에서 1등한 작품이였다.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에 SNS에 팔로워가 늘어나면서 예전과는 다르게 대중들과 많은 소통의 기회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누구는 잊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누구는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을, 또 누군가는 앞으로의 희망을 이야기한다. 가볍고 즐거운 이야기도 있지만 자신의 힘든 이야기를 털어 놓는 사람도 있었다. 한 두 시간 진솔한 대화가 오가고 나면 나는 어느새 참가자와 많이 가까워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정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작업을 진행했지만 가장 기억 남는 이야기를 적고자 한다.
광주에서 본인의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오셨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척 활발한 성격처럼 보였는데 이야기를 시작하니 이내 표정이 진지해 졌다. 처음 보는 관계인데 시작부터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야기한다. 어쩌면 처음 만나는 관계여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서 밤마다 심장이 멎는 꿈을 꾼다고 한다. 어릴 적 심장수술을 한 적이 있어서 심장이 어느 순간 멈출 것 같다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고 있다고 했다. 그 분에게는 멈추지 않고 영원히 순환하는 심장을 상징하는 도형을 가슴의 흉터사이에 타투로 새겨드렸다. 그리고 그 도안은 내 옻칠작품에 남겨졌다. 실제 자신의 타투가 작품에 그려져 전시된 모습을 본 참여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자신의 타투와 작품을 같이 사진 찍는 분도 계셨고, 오랫동안 자신의 도안을 응시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분도 보았다. 어떤 참가자는 선물을 사다주시면서 자신의 인생의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감사의 표시를 하시는 분도 계셨다. 정말 작가로서 감사한 일들이다. 내 작업은 온전히 나만의 작업이 아니다.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보따리이다. ■ 홍성용
Vol.20180206c | 홍성용展 / HONGSUNGYONG / 洪性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