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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뉴디스코스 작가 선정展
관람시간 / 10:30am~06:30pm / 토,일요일_01:30pm~06:3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도시공간 안으로 들어온 원초적 자연과 이미지화된 정원에 대하여 ● 강승혜 작가의 작업에서는 비현실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비현실적이라 함은 그가 다루고 있는 소재들은 현실에서 볼 수 있음직한 동식물과 건축구조물 등이지만, 그것들이 자연 그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모순적 크기나 형태로 배치되어 있거나 반투명하게 겹쳐져 보이는 등 일반적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체를 'Missing in the Garden'이라고 하였다. 그가 제시한 명제를 통해 유추해 보면 그가 그려낸 것은 현실에서 결핍되거나 놓쳤던 부분일 수도 있고 현실에서 보고픈 기억이나 상상 속 풍경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그의 작가노트에서 '내가 보고 싶은 자연'이라고 하였다. 작가 자신은 도시 속 아파트에 살아왔지만 그가 결핍으로 느꼈던 것들을 그의 작업 가운데 만들어낸 정원을 통해 그려냄으로써 그것들을 만나고자 한 것이다.
그가 그려낸 것들은 물론 거의 불가능한 현실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비현실적 공간 이미지 안에 그것들을 수집하듯 담아냈던 것 같다. 현대적 건축물들은 자연의 동물들과 모순적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 공간은 꿈 속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이 흥미롭다. 물론 그것들은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지만 누구든 한번쯤 상상해 봄직한 것이며, 할 수 있다면 소유하고픈 현실의 모습인 것이다. 정원이란 본디 자연 속에서 살아왔던 인간이 스스로 문명에 고립되면서 결핍된 자연의 자양분을 얻기 위해 문명 안으로 끌고 들어온 발명품에 불과하다. 그래서 작가는 그의 캔버스에 창조된 정원 안에 대자연을 이식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작가는 이와 같은 정원을 캔버스 안에 재창조하고자 하였다. 그것은 갈 수 없는 자연의 일부분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 된다. 그리고 도시의 정원처럼 분명히 작은 쉼을 공급해 준다. 그러나 그 이미지들은 동시에 신기루처럼 환영의 오아시스만을 제공하는 듯 자연에 대한 갈증을 다시 불러일으키게 된다.
대리물은 원형이 주는 만족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원형에 도달할 수 없거나 도달하기 어려울 때 보완적인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강승혜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원초적 결핍의 지점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리고 자연을 그려낸 이미지를 통하여 자연의 그림자와 같은 영역을 전달해줌으로써 대리적 감각을 전달해준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된 환영적 이미지 정원은 자연의 원형과 대리물 사이의 간극을 또한 극명하게 경험하도록 만들게 된다. 그것은 자연의 원형에 대한 갈망과 희구를 더 확장시키는 것일 수도 있고 그 원형에 이르지 못함에 대한 좌절과 결핍을 더 각인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원초적 자연은 여기 있는 그림의 정원, 그 안에 없고, 이 그림 너머 어느 곳에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강승혜 작가의 작업은 그 경계를 표시하는 일종의 표지석 역할을 하는 것이 된다. 그런데 이 표지석은 현실과 비현실, 원형과 대리물의 경계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기표로서 그것이 지시하는 원초적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작가는 결국 레이어처럼 겹쳐진 기표들을 중층화하고 이를 부유하는 이미지들로 노출시킴으로써 그 기표들이 지시하는 원형과 차별화 된 현실의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하게 된 것은 작가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현대 도시공간 속 현실이 무엇인가를 확인해내고 그의 내면에서부터 보고자하고 찾고자 했던 자연에 대해 보다 잘 인식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 이승훈
Vol.20180206b | 강승혜展 / KANGSEUNGHYE / 姜承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