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적중

박노완_박성민_신지윤展   2018_0124 ▶ 2018_0207 / 월요일 휴관

박노완_행운적중

초대일시 / 2018_0124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69(화동 127-3번지) 2층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행운적중』展은 박노완 작가의 '복권판매점 앞의 거꾸러진 홍보용 풍선을 그린 드로잉'으로부터 출발한다. 대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손끝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상함'을 실험하는 세 작가들에게 바람이 빠져있는 풍선의 오묘한 모양과 희망적인 글귀의 부딪힘은 그들이 처한 상황과 작업 태도를 잘 설명해주는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암시였다. 작가가 되기 위한 각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세 명은 그 그림과 자신의 상황을 연관 지어 보았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쾌하면서도 불안한 상황 속에서 '이상함'이라는 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세 작가가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지 선보인다.

박노완_서 로 인 사 합 시 다_종이에 수채_12×15.5cm_2017
박노완_휴게소의 강아지들_종이에 수채_13×14cm_2017

박노완 작가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보통 온전하지 않은 대상 혹은 그 대상이 포함된 장면이다.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역행하고자 하는 태도, 삶에서 반복적으로 민감하게 느끼는 감각들이 주변부에 자리한 대상들에게 시선을 멈추게 한다. 대상이나 장면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있다고 여긴다. 어쩐지 이런 '삐꾸' 같은 상태를 마주하면 자조 섞인 유머를 발생시키고 싶어지거나 이상한 동질감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대상들의 객관적인 형태를 사진으로 포착, 수집 후 그것을 회화로 옮길 때, 회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특질이 나의 조형언어로 어떻게 표현될 것인지 고민한다. 마치 서로 들러붙어 있는 것처럼 회화의 표면에는 부비적거린 붓 자국들이 남아 보이게 된다. 그리고 대상의 형태를 화면 구성과 분위기에 맞는 쪽으로 왜곡시키거나, 직선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상의 외각을 파편화 한다. 또한 대상과 배경의 경계를 뭉그러뜨리는 붓질의 흔적을 통해 대상을 직접적으로 가리키기보다는, 대상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반영하고자 한다. 대상이 가지고 있는 이상한 분위기가 그림이라는 문제로 전환될 때, 과연 회화의 표면에 무엇이 남아 있어야 할지, 화면으로 불러들인 대상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고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민_Music_종이에 잉크_2017
박성민_music_종이에 잉크_21×29.7cm_2017

박성민 작가의 작업은 사물에 잠재된 효과 혹은 부여된 효과를 인지하고 그 고유 성질을 물리적 공간속에서 부각시키는 경향을 띤다. 이번 전시는 사운드효과 엔지니어가 소리를 대하는 과정이 미술가가 양감을 대하는 방식과 유사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왜곡의 질감, 음역의 밀도, 공간감의 크기 등 엔지니어가 소리로부터 그 이름과 성격을 추출하여 하나의 기계장치 오브제로 제시하는 방법은 미술가가 상상한 결과물을 시각화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효과가 부여된 사물 그리고 그것이 실어 나르는 감정 등에 관심이 생겼고 이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토대로 소리(진동)의 촉각적이고 물리적인 지점에서 비롯된 오브제들을 실험하고 있다.

신지윤_줄무늬 티셔츠_캔버스에 유채_40.9×60.6cm_2017
신지윤_검정 반바지_캔버스에 유채_22×22cm_2017

신지윤 작가는 일상에서 사진들을 수집한다. 그것들을 반복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면 때론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지점들이나 평평해 보이는 이상한 감각이 생겨났다. 사진에서 그런 감각들이 생겨나는 부분을 잘라내었고, 그 사진은 일상에서의 느낌이 약간은 사라졌다. 남아있는 것은 구조와 색면들이었고, 처음 느꼈던 이상한 감각을 좇아 그려나갔다. 최근 작업들은 이러한 화면 구성과 기법에 대한 연구이다. 화면을 나타냄에 있어서 작가는 사실적이지만 사실적이지 않은, 어떻게 보면 이 역설적인 표현을 하고자 했다. 이것을 위해 재현적인 묘사를 하나, 대비를 줄여 화면을 납작하게 만들어낸다. 또한 사진에는 있지만 화면 구성에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삭제해 단색의 면으로 나타냈다. 이러한 변형을 통해 화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연구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갤러리 가비

Vol.20180124b | 행운적중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