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시연_김유정_김지민 김푸르나_이기본_이수현_이중근
주최 / (주)신세계 주관 / 신세계갤러리
관람시간 / 평일_10:30am~08:00pm / 금,토,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관일 휴관
신세계갤러리 본점 SHINSEGAE Gallery 서울 중구 소공로 63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아트월 Tel. +82.(0)2.310.1924 shinsegae.com
본관 아트월에서는 단순한 구조의 끊임없는 반복, 프랙탈Fractal을 주제로 한 전시를 개최한다. 프랙탈은 반복, 순환적 방식으로 형성된 부분과 전체가 유사한 구조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패턴의 양식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자연계의 리아스식 해안, 혈관의 분포형태, 나뭇가지 모양 등 우주 대부분의 구조체가 본질적으로 여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 이면의 복잡미묘함을 드러낸다.
김지민은 소비사회의 표상을 패턴화한 작업을 보여준다. 원형을 이루는 컬러풀한 패턴들은 상표 라벨의 뒷면이다. 수공으로 엮여진 라벨들은 물질 욕망의 허무함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다양한 부분들이 귀결되는 접점으로 세상의 본질에 대한 소고이다. 이중근은 만화경을 바라본 첫 경험을 "그것은 저 멀리 존재하는 것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면서 동시에 소우주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라고 회고한다. 그의 디지털 패턴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다. 원형 캔버스에 반복적인 메멘토-모리Memento-mori 아이콘을 결합한 중앙계단 설치작에서는 만다라의 의미가 연상된다. 이수현의 작품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작은 우주와 같다. 작가는 투명한 결정체를 캔버스에 반복하여 찍는 행위를 감정의 해소과정으로 설명한다.
한편 자연, 일상의 사물을 구조화하는 작가들을 살펴볼 수 있다. 김시연은 예리한 감수성으로 진부함을 일깨우는 작업을 한다. 지우개 가루, 깨진 달걀, 휴지, 소금 등 연약한 재료들은 고요한 공간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우연적으로 배열된 듯 보이지만 실상 치밀하게 계산된 작가 특유의 연출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정교하게 구성된 일상의 오브제들은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해체되어 버릴 오마쥬이기도 하다. 김푸르나는 유기체의 세포 줄기를 확대한다. 분열된 형상이 하나의 이미지로 구현되면서 경계가 해체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아트월 지하 공간에 설치된 신경세포 뉴런의 형상은 염색체와 같은 비가시적 신체부분을 가시화한다.
김유정은 식물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패턴을 만든다. 이 시리즈에서 스쳐 지나갈 이름 모를 풀에 눈길을 주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작가에게 식물은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는 모티프이다. 풀에서 언젠가 시들어 사라지는 바니타스vanitas 미학에 담긴 실재와 허상에 대한 고찰을 떠올릴 수 있다. 이기본의 사진은 어두운 배경에 수풀, 나뭇잎의 반복적인 패턴을 부각시킨다. 장시간 노출로 촬영되어 탄생한 어두운 녹색빛은 시공간을 초월한 인상을 준다. 이 고유한 주조색은 작가의 고집스러운 아날로그 기법과 암실작업으로 만들어져 풍경을 차분하게 관망하도록 한다.
최근 디지털과 테크놀러지를 활용한 복제 이미지 작업이 확장되고 있다. 예술가들의 작품은 수학적 세계에 창의적인 변수들을 개입시킨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질서정연함에 무작위성이 개입되면서 숨겨진 혼돈이 드러난다. 이 전시는 어린 시절 만화경을 바라보던 추억처럼 육안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각 이미지를 고찰한다. 질서와 혼돈이 기묘하게 결합된 비밀스러운 세상, 카오스모스Chaosmos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세계갤러리 본점
Vol.20180102h | FRACTAL 프랙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