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1006g | 김석영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7_1221_수요일_05: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Der Leuchter ist schon lange ein Thema von mir." (촛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의 테마이다.) ● 금속공예는 하나의 작품이 대부분 여러 공정을 거치게 된다. 이런 특성상 나에겐 어느새 부턴가 제작방식이 다른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습관이 생겼다. 예를 들면 청동 주물 작품을 제작할 경우 석고 틀에 최종 왁스형태가 갇히게 되면 다음 과정인 주조까진 꼼짝없이 며칠은 가마 속에서 왁스를 태워내야 한다. 그 사이에 선반·밀링 등 다른 공정이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이는 작업의 효율성을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가지에 흥미를 느끼며 항상 손에 무언가를 만지고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성격 탓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몸은 분주하고 작업실은 자주 어질러져 있는 형편인데, 어째서인지 다른 작업들을 진행하는 중에 제작하게 되는 작품의 많은 경우는 촛대였다.
그럼 왜 다른 작업들을 진행하다가도 시간이 날 때면 촛대를 반복적으로 제작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유학시절 저녁이 되면 촛불이 켜져 있는 식탁 앞에 두런두런 모여 앉아 맥주와 차를 즐기던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고, 여러 모양의 초를 꽂는 선택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형태언어에서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로 촛대 작업을 반복하고 있겠지만, 그 중 중요한 하나는 같은 주제에 새롭게 시도하는 여러 방법들이 주는 도전의 즐거움이다. ● 금속공예는 많은 재료와 도구, 기법을 다룰 수 있는 영역이다. 이는 작업자에게 큰 부담이면서 동시에 즐거움을 준다. 매일 반복적으로 매만지고, 깎고, 두드리고, 용접하고, 다듬어나가는 일련의 과정 안에서 세세한 완결성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그리고 반복적인 작업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표현방식은 매너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된다. 하나의 작업을 진행하면서 떠오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시 다음 작업에 적용시켜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장르적 특성일 것이다. ● 그렇기에 오래전 시작된 이 테마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렇게 제작한 작품들이 제법 모여 촛대 작업으로만 이루어진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 본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촛대라는 주제 안에서 다시 네 다섯 가지의 작은 형태적 시리즈물로 세분화 되는데, 이 외형적 분류 안에서 디테일한 마감의 차이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비슷한 형태의 시리즈에서 표면에 은입사나 샌드 블라스팅, 옻칠, 애노다이징, 줄질작업 등 다양한 표면처리 방식을 통해 결과물에 차이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 어떤 차이들은 미세하여 촛대들이 함께 놓여 있을 때 형태적 특성에 가려져 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몇 번의 반복된 사용 안에서 우연스럽게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그 차이를 인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하게 보여 지는 작업 안에 의도된 차이들이 재료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이야기들을 생성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손길이 많이 가고, 품이 많이 드는 제작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촛대라는 작은 주제를 가지고 혼자서 어떤 이야기 할 수 있을까?'는 '좋은 작업이란 무엇인가?' 와 함께 전시를 준비하는 내내 고민거리였다. 작업과 작가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면에서, 좋은 작업을 위해 내가 살릴 수 있는 장점은 성실함이었다. 남들이 쉽게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유의미한 차이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진지한 반복 작업, 좋은 공예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 동안 제작한 40여점의 촛대작업을 통해 투영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이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공예가적 삶의 자세인지도 모르겠다. ● 성실한 손에 의한 노동의 결과물로서 작품을 선보일 때, 사용자들은 그 진솔한 만듦새의 차이를 알아챌 것이다. 작은 디테일들이 만들어 내는 유의미한 변화에 대한 인식들이 바로 공예적인 삶, 인문학적인 생활을 응원한다고 믿고 있다. 그 의미들이 서로에게 기쁨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작은 차이들을 발견해 내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 아직도 그런 낭만을 꿈꾸고 있다. ■ 김석영
Vol.20171221d | 김석영展 / KIMSEOKYOUNG / 金錫英 / craf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