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1212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팔레 드 서울 gallery palais de seoul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30 (통의동 6번지) 이룸빌딩 B1층 Tel. +82.(0)2.730.7707 palaisdeseoul.com blog.naver.com/palaisdes
박현진의 화면을 가득 채운 타원형과 원형의 집적과 반복이 만들어내는 작품의 느낌은 먼 나라 결혼식에 등장하는 신부의 손등에 그려놓은 타투tattoo처럼 비밀스럽고 장식적이다. 아라베스크arabesque 문양의 변형처럼도 보이고, 만다라의 그것처럼도 보이는 이것을 작가는 '눈'이라 했다. 타원 곡선은 전체 눈의 실루엣이며, 원형은 바로 눈동자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눈이다. '불특정 다수의 응시'를 표현한 것으로 여러 방식으로 존재하는 눈을 가시화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눈이자 기계적 눈, 즉 CCTV와 같은 사회 조직적 감시의 장치도 포함한다.
초기 작품의 경우, 빈틈없이 화면 전체를 빼곡히 메운 눈을 발견하곤 하는데, 그것은 마치 불쾌함의 연속,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감시를 표현한 것으로 읽히곤 했다. 어쩌면 이러한 연결 짓기가 망상의 시작이자 편집광적 집착인지도 모를 일이다. 시선을 느끼면 느낄수록 떨쳐내기 위해 화면을 채워 그려야만 했을 것이라는 주관적 판단 말이다. 늦은 밤 사무실의 한구석에서 고개를 삐죽이 위로 들어 주변을 둘러보며 느끼는 서늘한 기분, 책장 모서리에, 천장의 모퉁이에, 건너편 동료의 캐비닛 위에 눈이 달렸다는 상상, 마치 누군가의 존재를 확인하듯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것은 아마도 세상이라는 거대한 눈에 노출된 사회적 인간으로서 우리 존재를 한순간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작가의 작업 방식은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화면 구성에 집중하던 평면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공간을 투사하고 상황을 풀어내는 접근방식이 그것이다. 뛰어난 그림 실력을 갖춘 작가에게 그리는 행위는 특별한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그림의 주제 형상의 정교함은 최고의 집중도를 요구했고, 이것에 대답하듯 높은 밀도감으로 화면을 채워나가는 숙련된 맛을 표현할 줄 알았다. 그러던 그가 새롭게 멀티플multiple에 도전한다. 모티프를 그리고, 그것을 스티커 작업 또는 실크 스크린 작업을 통해 반복 생산하고, 그렇게 얻어진 요소 한 장 한 장을 이용하여 공간 설치 작업을 한다. 페인팅 작업을 근간으로 하되, 공간 속으로 파고드는 설치 작업은 작가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추진체로 작동한다.
작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불특정 다수의 응시'는 불쾌한 감시였다. 이제 시선들은 벽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공간을 점유한다. 작가 의식의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제 '눈'은 무한 증식하는 아이템으로 전개되고,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며 증폭하고 있다. 공간을 장악하는 또 하나의 거대 눈으로 성장 변모한다. 끈적끈적한 시선들은 날렵해지고 가벼워졌다. 판옵티콘Panopticon은 더 거대해지고 더 강하게 공간을 장악하지만, 경쾌하고 유희적인 속성을 덧입는다. 놀이의 시작이다. ■ 권미옥
문득, 세상이 나를 보는 것 같았다. ● 어쩌면 우리는 끊임없이 보여 지는 사회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때로 느껴지는 낯선 시선은 사회가 누군가의 시선 속에 살아가는 것으로 내면화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에 눈이 있다는 '애니미즘'적 사고관을 바탕으로 하는 작업은 모든 사물이 시선을 가지는 세상을 상상한다. 원형의 집적과 반복으로 이루어진 작업은 '불특정 다수의 응시'를 표현한 것으로 여러 방식으로 존재하는 '눈(눈동자)'을 가시화한 것이다. ● 무심코 스쳤던 타자의 시선을 상상하고 시선이 머물렀던 순간의 잔상을 되짚으며 진행되는 작업은 시선의 주체자로써 그와 닮은 형상들을 수집한다. ■ 박현진
Vol.20171212c | 박현진展 / PARKHYUNJIN / 朴賢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