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 Work

오용석_윤정미_이문호_이상원_손원영展   2017_1204 ▶ 2017_122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에피파니프로젝트 후원 / 중구청 협찬 / 상업화랑_십분의 일_물결_작은물

2017_1204 ▶ 2017_1211 관람시간 / 12:00pm~07:00pm / 토,일요일_01:00pm~06:00pm / 월,화요일 휴관

상업화랑 Sangup gallery 서울 중구 을지로3가 143번지 4층 Tel. +82.(0)10.9430.3585 www.facebook.com/sahngupgallery

2017_1211 ▶ 2017_1223 관람시간 / 01:00pm~11:00pm

십분의일 서울 중구 수표로 42-9 2층

2017_1216 ▶ 2017_1221 관람시간 / 06:00pm~12:00am

물결 서울 중구 을지로 130-1 4층

2017_1217 ▶ 2017_1222 관란시간 / 01:00pm~09:00pm

작은물 서울 중구 을지로16길 6 3,4층

Walk & Work @을지로 ● 'Work'와 'Walk'! 영어 발음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단어 조합이다. 같은 단어처럼 발음되지만 그 뜻이 연결되지는 않는다. 'Work'는 '일하다, 작업하다, 작동하다'의 뜻이 있고, 'Walk'는 '걷다, 거닐다, 산책하다'의 뜻이 있다. ● '일하면서 걷는다'? 본 전시는 '을지로'에서 '작업하며 거닐고자' 하는 작가들이 기획한 전시다. 을지로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오랫동안 작가들의 작업공간이 산재하는 장소다. 왜 을지로가 작가들의 공간이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 을지로는 서울시청 광장(태평로 1가 31번지)에서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지로 7가 1번지)까지 서울의 심장부를 동서방향을 관통하는 3km 정도 길이의 6차선 도로로서, 을지로 1가부터 7가까지에 해당한다. 이 길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동대문, 서쪽에는 남대문과 시청, 남쪽에는 남산과 명동, 북쪽에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이 위치한다. 을지로는 가로길로서, 아래로는 퇴계로, 위로는 청계천로, 종로가 차례로 평행하여 위치하고, 서울을 남북으로 잇는 세로길인 장춘단로, 동호로, 창경궁로, 충무로, 삼일대로, 남대문로와 동쪽에서부터 서쪽으로 차례로 교차하여 만난다. 을지로는 시청 근처 을지로 1가와 2가를 중심으로 여러 기업과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고, 3가 일대에는 명보, 국도, 중앙, 스카라 등 극장이 많았으나 이제는 없어졌으며, 4-5가 주변에는 방산, 중부시장 등 도매시장과 건설자재, 조명, 가구, 공구 상가가 밀집해 있다. 을지로는 근대기에 조성되어 확장, 변형되어 오늘날 복잡한 양상을 띤다. 누적된 도시질서가 새로운 재개발의 압력을 맞아 쇠락과 부조화를 드러냄과 동시에, 강한 연대와 저항을 보여준다. 특히 서쪽의 고층 업무시설과 동쪽의 도산매의 패션산업 시설 사이에 자리한 오래된 저층의 연접 산업지역 건물들에는 건설자재, 조명, 가구, 공구 점포들이 속해있다. 이들은 수백 년을 유지해 온 역사적인 건물과 조직, 나아가 구획정리 사업의 흔적을 담고 있다. 여기에는 또한 방산시장, 중부시장, 흥인시장, 광장시장과 같은 오랜 도매시장들이 있다. 마천루가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어마어마한 땅값을 자랑하는 서울 한가운데에 재래시장이 밀집한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이곳을 한시라도 빨리 철거하고 개발을 추진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동시에 최근에는 을지로 4가와 5가의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도매상가의 인기가 온라인 구매자들 사이에서 심상치 않다. 다시 말해 소위 '업자'들만 들락거리던 도매상가와 시장을 보통 사람들이 소매로 이용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살리기도 어렵고 죽이기도 어려웠던 도심의 골칫거리가 보통사람들의 참여로 자연스럽게 명물로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을지로의 문제적 장소는 1960년대 후반에 종로3가부터 퇴계로3가까지 을지로를 세로로 가로질러 일렬로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인 세운상가 건물군이다. 즉 세운상가는 현대상가(현 종로세운전자상가), 아세아상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현 삼풍넥서스), 풍전호텔(현 호텔 PJ), 신성상가, 진양상가가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고, 이들 중 을지로에는 대림상가와 삼풍상가가 위치한다. 이 곳은 일제 강점기 말미에 2차 세계대전 당시 공중폭격에 대비해서 도심의 목조 건물의 대규모 피해를 막기 위해 건물을 짓지 않고 공터로 비워두던 소개공지였다가, 해방 후에는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이재민들과 월남한 이주민들의 판잣집이 들어서고 사창굴이 즐비하면서 서울시의 대대적인 정비와 개발사업이 추진된 곳이다. 박정히 대통령 시절 서울시장이었던 김현옥이 사업을 추진하고, 김수근이라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제자이자 우리나라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건물들을 연결하여 지상에는 자동차 도로와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그 위에는 인공데크에 보행자전용 통로를 만들고, 건물 안에는 상업과 주거 기능이 복합된 '도시 속의 도시'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추진과정에서 정치적 사건과,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원래의 계획이 수정되어 불완전하게 시행되었다. 세운상가는 이러한 세월의 부침(浮沈) 속에서 명성을 누리다가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2000년대 초반 청계천 복원사업과 더불어 철거될 운명에 처했지만, 이후 2014년에 서울시의 세운상가군에 대한 전면철거 방식의 폐기 결정으로 극적인 재생의 길로 급선회하게 된다. 이 건물들의 문화사적 의의는 근대화를 향한 개발지상주의의 정치경제학적 논리와 인본주의적 모더니즘 건축미학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 근대의 기계화,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 속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Citius, Altius, Fortius, Faster, Higher, Stronger)"라는 근대 올림픽의 정신에 입각해서,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잘 살아 보세'라는 절박한 목표를 향해 매진했다. 그렇게 부자가 되고, 명예를 얻고, 지식을 쌓고 … 성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마치 경주마처럼 소소한 일상을 희생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저버렸다. 그 맹목의 과정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공허한 자신과 소원한 이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우리는 주어진 일상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벗어나지 못하고, 커지는 욕망을 내려놓지 못해 버겁게 뛰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 깨닫는다. 어딘가에 있을 탈출구를 소망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스스로 바뀌지 못한다면 우리의 터전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상상을 해야겠다. 옛 것과 새 것이 서로를 해치지 않으면서 공존하는 것은 아주 단순한 바람이지만,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소멸시키고 장악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시간과 비용,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 ●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는 유형의 작품이 아닌 무형의 '걷기 퍼포먼스'를 하는 예술가이다. 그는 시골이든 도시든 어딘 가를 걸으면서 정치학(politics)을 시학(poetics)으로 바꾼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 나아가 저항의 메시지를 언뜻 보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고 상관도 없는 '걷는 행위'를 통해 전달한다. 아마도 이러한 행위는 19세기 중후반 보들레에르(Charles Baudelaire)와 벤야민(Walter Benjamin)이 말한 메트로폴리탄 파리에서 마차 대신 자동차가 다니게 된 대로(Boulevard)를 걷고, 에펠 탑과 만국박람회와 같은 장관을 구경하고, 유리외벽에 싸인 거대한 상업공간인 아케이드를 거닐며 모더니즘을 피부로 체험하던 부르주아 산책자들(Flaneur)과 맞닿아 있는지 모른다. 아니면 걷는 행위는 20세기 중반의 디보르(Guy Debord)를 비롯한 상황주의 인터내셔널 (Situationist International) 주장자들이 주장했던 반자본주의적 저항과도 연결될 수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대중매체의 시대에 '이미지들에 의해서 매개되는 사람들간의 사회관계이자 축적된 자본'으로서의 '스펙터클(spectacle)'의 사회에서 대중들은 자신들이 지배해야 할 상품과 자본에 의해 오히려 지배 받는 수동적인 주체가 된다. 이러한 스펙터클의 사회를 공격하고 전복시키기 위해서는 효율성, 이윤의 극대화와 같은 자본주의의 가치와는 반대되는 실천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의 방식 중 하나인 '표류한다, 떠돈다'는 의미의 '데리브(dérive, drift)' 전략은 주로 도시 경관 속에서 주변 환경에 따라 떠오르는 개인의 감정에 의거해 특정한 목적 없이 거니는 심리지리학적 행위를 일컫는다. 디보르는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단조롭고 획일적인 일상생활 속 경험의 보편성에 반대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개인의 경험의 개별성에 주목한다. 이제 21세기 소위 신자유주의의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디지털 혁명과 인공지능 혁명의 연타를 맞으며 우리는 효율보다는 비효율, 양보다는 질, 근면함보다는 나태함의 방점을 두는 예술적 창의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그렇다면 '걷는 행위(walk)'가 왜 '예술 작업(work)'과 관련이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걷는 행위가 왜 도시의 특정한 장소와 관련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한국적 근대화의 산물과 정신이 바로 을지로에 현존한다. 을지로에는 시간과 공간이 마치 지층처럼 물화되어 축적되고 단절되어 있다. '폐기와 보존', '보존과 창조' 사이에서 그 어떤 것도 선택하기 어려운 난제인 을지로의 도매상가, 세운상가가 해답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가시화하는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의 논리는 이제 '보다 느리게, 보다 낮게, 보다 약하게'와 함께 공존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의 질적인 가치와 여유를 위해서, 걷는 행위로 상징되는 실천을 해야 한다. 거기에는 예술작업이 소요행위가 되는 변환, 작가의 노동이 대중의 유희가 되는 변환이 필요하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문호, 이상원, 오용석, 윤정미, 손원영 작가의 작업은 을지로와 어떤 식으로는 연결되어 있다. 을지로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작업하고, 을지로를 대상으로 작업하고, 을지로로 상징되는 공간, 사람, 기억과 같은 주제로 작업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을지로의 곳곳에서 전시한다. 이들이 만들어낸 작업을 을지로 구석구석을 산책하고 경험하면서 우리의 일상과 시대에 저항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작은 내파(內破)의 울림은 생각보다 강력할 것이라 믿는다. ■ 김정아

이문호_memory (school)_잉크젯 프린트_36×50cm_2004
이문호_RS_잉크젯 프린트_40×30cm_2014

내가 말하는 것을 누군가는 듣고 있는 것일까.. 너무 작게 얘기하는 것은 아닐까.. 확성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소리로 인해 고개를 돌려 돌아보게 해야 할 것이다. 시끄럽다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느리지 않은, 여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는 백미러를 바라본다.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 때문에 나를 추월하지 못하는 뒷 차의 운전수 옆에는 한 여인이 앉아있다. 어째서 저 사내는 그녀에게 뭔가 재미있는 얘기를 해주지 않는 걸까? 어째서 그는 손바닥을 그녀의 무릎 위에 놓지 않는 것일까? 그는 차를 충분히 빨리 몰지 않는 나를 저주하고 있고, 그 여인 역시 손으로 옆의 운전자를 어루만져줄 생각 없이 마음속으로 그와 함께 차를 몰고 있으며 그또한 나를 저주한다.

이상원_the Street_mono CH.video_00:01:00_2017
이상원_the Crow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cm_2015

2004년 시행된 주 5일근무제가 한국사회에 정착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나는 수영장, 스키장, 공원과 같은 인공휴양지에 모여있는 현대인들의 풍경을 그려왔다. 특히 개별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는 여가풍경들이 대량화, 대중화, 정형화되고 반복적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현재 우리가 살고있고 또한 앞으로 살아갈 사회의 큰 특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러한 풍경들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 마치 패턴처럼 보이는 형식의 그림으로 그려오고 있다. 'The Street'은 서울 시내를 여행하는 다양한 관광객들의 모습을 유화로 그리고 이를 편집해 만든 영상작품이다.

오용석_「미래의 기억2」 중 「크로스,2002」_설치기록 영상_약 00:05:00_2017
오용석_「미래의 기억2」 중 「크로스,2002」_설치기록 영상_약 00:05:00_2017

2017년 여름 상업화랑에서의 오용석 개인전 「이천이십이년」과 함께 개최되었던 가상의 전시「미래의 기억2」 중 그의 초기작 「크로스」이다. 2002년에 제작되었던 「크로스」는 을지로 상업화랑 옥상에 디스플레이 된 상태로 기록됨으로써 과거로 제시된 전시 속에 포함되었다. 비가 촉촉히 내리는 장마 속 스크린에는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광화문, 덕수궁, 등등 사진 속의 과거와 2002년 당시의 현재가 혼재한다. 그 스크린은 또 다시 남산타워가 보이는 한 옥상의 어떤 시간대에 놓여짐으로써 또 다른 복수 레이어가 만들어졌다.

윤정미_공간-사람-공간(Space-Man-Space)_1999~2002 윤정미_공간-사람-공간(Space-Man-Space)_2017

「공간-사람-공간(Space-Man-Space)」(1999~2002)는 서울의 내곡동, 을지로, 인사동의 가게(공간)와 가게주인(사람)을 촬영한 사진 연작이다. 2017년에, 예전에 촬영한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 같은 장소에서 그곳의 주인을 촬영하여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다시 촬영하였다. 15~18년의 시차를 두고 서울이란 공간과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남기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변화된 모습에 더욱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손원영_Relations_각 45.5×53cm_2017 손원영_Relations_캔버스에 아크릴과슈_91×116.8cm_2017

손원영은 퍼즐을 모티브로,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인 인간이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만들어나가는 '관계(relationship)'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조형화하며 회화적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2012년 이후의 작업에서는 "나를 둘러싼 풍경" 즉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과 공간에 대해 탐구하고 표현한다. 내가 존재하기 이전부터 세상에 있었던 타자는 '나'와 만나고 관계 맺는 그 순간 비로소 존재는 의미를 가진다. '관계'란 '나'인 동시에 '나 아닌 것', 그리고 나도 대상도 아닌 그 '사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이'란 협의로는 물리적인 거리에서부터 시작하여, 넓은 의미에서는 나와 세상과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지점이며, 나와 세상의 '사이'는 무수한 관계들이 존재하는 잠재적인 장(場)이다. 작업 초기의 이분법적이고 관조적인 시각을 벗어나 점차 대상과 대상의 '사이'를 바라보고 나와 사물 사이의 겹침에 주목한다. 대상이 품고 있는 시간과 더불어 나와 일상 사물의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작품 안에 표현하며, 작가 스스로가 세상과 대면하고 직접 경험한 풍경(장소)와 사람(얼굴)을 그려나가면서 관계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의미 없던 공간은 내가 그 곳에 머무는 순간, 특별한 '장소'로서 나와 관계 맺기 시작한다. 퍼즐 조각이 모여서 커다란 그림이 완성되듯 나의 조각과 공간의 조각이 서로 교감하며 서로에게 의미 있는 장소가 된다. ■ 에피파니프로젝트

Vol.20171205f | Walk & Work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