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인성 선한 마음 맑은 지혜, 사군자

갤러리아 센터시티에서는 2017년 겨울 전시로 군자의 덕과 학식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사군자를 모은 전시로 기획하였습니다. ● 사군자는 매화(梅花)·난초(蘭草)·국화(菊花)·대나무(竹) 등 네 가지 식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매화는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우고, 난초는 깊은 산중에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리며, 국화는 늦은 가을에 첫 추위를 이겨내며 피며, 대나무는 모든 식물의 잎이 떨어진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유지한다는 각 식물 특유의 장점을 군자(君子), 즉 덕(德)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여 사군자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동양인들은 덕성과 지성을 겸비한 최고의 인격자를 가리켜 군자라 하였으며, 군자적 성품을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고 특히 문인 사대부들이 실현해야 할 인생의 궁극적 지표로 설정하고 적극 추천했었습니다.

바른 인성 선한 마음 맑은 지혜, 사군자展_갤러리아 센터시티_2017

바른 인성 선한 마음 맑은 지혜, 사군자展_갤러리아 센터시티_2017

조은령_새야 새야 난의 기억 3_장지에 먹_35×25×6cm×6_2009~13

조은령_새야 새야 난의 기억 1_장지에 먹_34.5×25×3cm×3_2009

사군자 그림은 바로 이러한 문인사대부들의 삶을 확충, 고양시키고 그 마음의 뜻을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서 그려지기 시작하였으며, 문인사대부들은 사군자를 사시사철 그리고 감상하면서 윤리적 규범을 함양하고 성정을 바르게 순화하고자 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신념을 나타내고자 하는 등, 사군자 그림을 자기 개발과 표현의 긴요한 수단으로 애호하였습니다. 예부터 군자에 대한 인식은 그 신분성보다는 고매한 품성에 의한 인격적 가치로서 존경되었기 때문에 사군자를 그릴 때도 대상물의 외형보다 그 자연적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 더 중시, 사군자 그림은 외형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대상물이 자라고 성장하는 자연의 이치와 조화의 정신을 깊이 생각하면서 느껴진 자신의 감정과 마음의 정서와 뜻을 표출, 즉 사의성 寫意性을 통해 가치가 추구되었던 것 입니다.

구성연_팝콘_C 프린트_35×75cm_2007

구성연_팝콘_C 프린트_95×120cm_2007

조환_Untitled_스틸, 폴리우레탄_127×159×7cm_2015

조환_Untitled_스틸, 폴리우레탄_218×95×7cm_2012

이와 같이 사군자 그림은 동양화와 수묵화의 중심사상과 핵심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사의화寫意畵의 정수이면서 동양회화의 대종을 이루었던 문인화의 대표적 화목으로서 크게 성행했으며, 마음을 수양하고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매체로서 널리 다루어졌습니다. 현대미술로 새롭게 표현된 사군자 그림을 통해 군자의 지혜와 슬기 및 동양의 문화와 정신의 본질적 가치와 의의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바른 인성 선한 마음 맑은 지혜, 사군자展_갤러리아 센터시티_2017

최병관_1-Bamboo Square #BS07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110×110cm_2014

최병관_2-Bamboo Square #BS08_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_110×110cm_2014

이번 전시는 사군자의 각 화제별로 한 작가를 매칭하여 한 화제를 한 작가의 작품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팝콘으로 매화 나무를 만들어서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인 혼란과 생경함을 주는 표현전략을 구사하는 구성연의 매화 사진 작업, 사군자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한 순간들을 담아내며 전통적인 방식과 동양적인 미를 표현하는 조은령의 난초 작품, 철판을 자르고 용접하여 만들어낸 오브제, 사군자나 산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철판산수'로 일컬어지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 조환의 국화, 주로 흑백사진을 이용하여 대나무, 물 등의 자연을 소재로 빛의 강약을 이용하여 생략하고 절제하면서 붓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섬세한 부분을 표현하며 마치 수묵화와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최병관의 대나무 작업을 볼 수 있습니다. ■ 63 아트 미술관

Vol.20171127l | 바른 인성 선한 마음 맑은 지혜, 사군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