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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윤영욱_양아실_주희란 참여자 / 김광원_김형아_노영란_신진환_이상일 사진 / 윤영욱_조현
주최,주관,기획 / 프로젝트 그룹 번지(주희란+윤영욱) 협력 / 재미롱_프로젝트 라로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도_경기문화재단 휴먼시티수원_수원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5:00pm
아름다운 행궁길 갤러리 Beautiful Haeng Gung Street Gallery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8(남창동 69-2번지) 수원화성행궁 옆 공방거리 Tel. +82.(0)31.290.3554 www.swcf.or.kr
『기담(奇談)_Oz마을 이야기』는 2015년 우리 주변의 도심공동화를 이야기했던 『빈집+기담』과 2016년 청년 세대와 연결된 모든 세대의 이야기인 『청년+기담』를 토대로, 마을에서 더불어 가능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수원시 행궁동은 행궁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축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곳이지만, 해당 지역을 살고 있는 주민의 입장에서 수많은 축제와 문화행사는 역으로 무심하게 바라보게 되는, 별다른 감흥이 없는 일상의 풍경에 머무르기도 한다. 이러한 일상에서 가능한 예술적 행위에 대한 시도로써, 미셀 푸코가 주창한 축제의 양식으로써의 헤테로토피아를 일상으로 소환하고자 하였다. 모든 축제는 결국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일 테지만, 『기담(奇談)_Oz마을 이야기』의 축제는 소비적 양상으로 전개되는 기존의 축제와 구별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예술과 일상의 포괄적 이접에 대한 시도이기도 하였다.
시작은 주민 스스로 페르소나로써의 가면과 소품 등을 만드는 것이었다. 잘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잘 만들어가는 것이 목적이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살아있는 조각'이 되어 일상의 풍경에 스며드는 것이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 속에 나오는 노란 벽돌 길을 따라 오즈를 향하던 도로시 일행처럼 행궁동의 곳곳을 누비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극이나 퍼포먼스와 같은 공연을 지양하고 순수하게 그 행위를 즐기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자 하였다. 참여자들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들을 하면서 작은 변화가 가져오는 생경함에 대한 유희적 체험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호사가(dilettante)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예술 체험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간혹 보이는 관광객들과의 어색한 마주침이 있는 성곽 길, 취기어린 사는 이야기가 떠나지 않는 작은 주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소한 수다가 이어지는 자그마한 카페, 뭔지 모를 소품들과 재활용품을 거래하며 음악이 끊이지 않는 레코드점 등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일상에, 과장된 페르소나를 두른 모습이 그 자체로 잔잔한 파문을 만들어 내길 바랐다. 소소한 일상이 예술적 상상력과 결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유쾌한 파문을 말이다. 그리고 마을을 무대로 참가자들은 스스로의 그리고 서로의 삶을 축하하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한 우리의 삶과 밀접한 정치와 경제에 대한 담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였다. 미국의 신문편집자였던 라이먼 프랭크 바움이 쓴 '오즈의 마법사'가 19세기 미국의 금본위제에 대한 풍자소설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려진 바이다. 마법사 오즈(Oz)는 금의 무게 단위인 '온스', 도로시는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관, 허수아비는 가난한 농부, 양철 나무꾼은 산업노동자, 겁쟁이 사자는 힘없는 정치가에 대한 풍자이다. 『기담(奇談)_Oz마을 이야기』는 일상에 던지는 유쾌한 파문인 동시에 나의 일상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정치나 경제에 대한 경쾌한 풍자와 담론의 장이 되기를 바랐다. 이를 통하면서 새로운 담론의 장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 안에서 이러한 담론은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담(奇談)_Oz마을 이야기』는 긍정의 연쇄에 대한 시도이며, 자신의 곁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가는 여정이었다. 또한 소환된 축제의 양식으로써 헤테로토피아에서 일상과 예술을 넘어 이웃 간의 또 다른 포괄적 이접을 만들어 내는 여정이었다. 함께 만들어낸 가면들이 빼어난 예술적 가치가 담겨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그리고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배어 있다. 가면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둘러 쓴 순간 평소 추지 못하던 춤을 추고, 평소 가지 않던 곳을 가보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평소와 다름없는 곳들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 프로젝트 그룹 번지
Vol.20171121j | 기담(奇談)_Oz마을 이야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