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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7_1125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일,공휴일 휴관
2017_1109 ▶ 2017_1130
길담서원:한뼘미술관 서울 종로구 옥인동 19-17번지(종로보건소 옆) Tel. +82.(0)2.730.9949 cafe.naver.com/gildam
2017_1109 ▶ 2017_1230
Meilan window 갤러리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269(부암동 185-5번지)
2017년 11월 전시는 자개로 드로잉을 하는 하인선 작가의 개인전입니다. 하인선 작가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장인들이 전복껍데기, 가막조개에서 자르고 떠내고 다듬고 붙이고 옻을 입히고 갈아내어 실생활에 필요한 도구에 아름다움을 더 했던 자개를 가지고 드로잉을 합니다. 우리가 국민학교 다닐 때만 해도 집집마다 있었던 자개장롱은 나무에 옷을 칠하고 그 위에 오려붙인 자개에 다시 옻을 입히고 갈아내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안방의 주인으로 화려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지요. ● 조개껍데기 안쪽에서 잘라낸 조각을 자개라 하고 이 조각을 여러 모양으로 자르고 오려 박아 붙이는 일을 나전이라 합니다. 따라서 나무에 옻칠을 하고 그 위에 자개를 붙인 공예품을 나전칠기라 부르지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나전칠기는 고려시대에 그 기법이 발달하여 조선 시대에는 눈부시게 꽃을 피웁니다.
이렇게 과거의 나전칠기가 실용적인 가구나 그릇 등에 아름다움을 주는 공예품이었다면, 하인선 작가는 전통의 소재와 문양을 드로잉으로 재해석 하였습니다. 매화가 가지는 선비의 절개라든지, 모란이 가지는 풍요로움, 붉은 빛이 지니는 액막이 등등은 그대로 취하고 그 안에 풀벌레 대신 현대를 함께 살아가는 가족, 선배, 친구,....등의 모습을 옻칠을 해서 제작한 한지에 간결하고 순하게 자개를 오려 드로잉을 하고. 그 위에 다시 옻을 칠해서 차고 기우는 달과 함께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 날카롭고 빛나는 자개라는 재료가 그렇게 순하고 푸근하게 보이는 것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고 보듬는 마음들이 녹아 있어서 그러할 겁니다.
가만히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림 한 점, 한 점이 관객이 경험한 어떠한 사실을 불러내는 힘이 있습니다. 보는 이가 경험한 심상을 불러일으킵니다. 풀벌레 대신 혼자 혹은 둘이 때론 강아지와 함께, 소나무를 안고 저 멀리를 응시하는 한 사람 한 사람들은 얼굴에 표정이 없어 더 많은 표정을 담아냅니다. 혼자 있음은 독거가 아닌 고독이며 둘이 있음은 부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지향점이 같은 동지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통에서 재료와 기법을 취해서 하인선만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겠지요. 화가는 붓으로 기존의 틀을 부수고 다시 정립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 『달하 노피곰 도다샤』는 임의 평안을 비는 기원이기도 하고 공동체의 안녕을 비는 간절함이기도 하며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이 꾸는 꿈이 이뤄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인선 작가의 달은 더 높게높게 떠올라서 멀리 비추어야 하고 동시에 마음 속 깊이깊이 비추어야 하는 임무를 지닌 존재이기도 합니다. ■ 이재성
Vol.20171119i | 하인선展 / HAINSUN / 河仁善 / craft.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