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맵핑 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

김정은展 / KIMJUNGEUN / 金정은 / installation.video   2017_1117 ▶ 2017_1130 / 월요일 휴관

김정은_셀프맵핑 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展_스페이스 나인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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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1118_토요일_05: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나인 SPACE 9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739(문래동2가 4-2번지) 2층 Tel. +82.(0)2.6397.7253 www.facebook.com/space9mullae

"내가 시간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아직 없으며 / 한 장소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사라져 버렸고 / 한 인간에 대해 말할 때, 그는 이미 사망했으며 / 시절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이미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레이몽 크노의 시 『은유들의 설명』 중에서)

김정은_셀프맵핑 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展_스페이스 나인_2017
김정은_셀프맵핑 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展_스페이스 나인_2017
김정은_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2015.09-2017.08_2year)/24점_ 우레탄 경질 캐스팅, 모터, 우레탄 도색, 스테인리스 스틸, 아연, 복재, 혼합재료_240×120×90cm, 가변크기_2017_부분
김정은_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 조각들(2015.09-2017.08_2year)/24점_ 우레탄 경질 캐스팅, 모터, 우레탄 도색, 스테인리스 스틸, 아연, 복재, 혼합재료_240×120×90cm, 가변크기_2017_부분

갈 수 있는 길은 있으나 가려는 곳이 어디였는지 지명도 주소도 사라진 곳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라진 이후에도 현실의 모든 틈새들 사이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부재 너머 그 모호한 관계를 재현한다. 길만 남겨둔 채 모든 것을 지워버린 김정은 작가의 흔적처럼 남겨진 길에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어디일까. 작가는 실재하는 것과 부재의 기초 위에서 철저하게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편집해나가며 결국 남겨지는 것에 집중한다. 그는 걸으면서 구상하고 상상하고, 발견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습관의 굴레에서 유일하게 해방되는 것이라 여기는 일탈의 움직임이다. 그러다가 문득 영감을 얻기도 하고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반복하며 그가 떠나온 곳과 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 일상에서 겪게 되는 누구나의 삶의 자취가 셀프맵핑에 기록되어 있다. 셀프맵핑_색띠에서 작가의 눈높이에 맞춰진 시선처리는 그의 주관적 경험이자 기억으로 이동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최대한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롱 쇼트(long shot)으로 전체화면을 설정했다. 일상의 풍경을 민낯으로 드러내고, 주변사물에서 추출한 일련의 단색 큐브들을 통해 추상화된 도시의 단상을 보여준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이 리듬감 있는 색 패턴들은 도시의 심장박동과도 같아 셀프맵핑에서 중요한 조형적 원리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묘사를 동시에 드러내는 역할로서, 그가 바라본 흑백처리 된 배경 위로 빠르게 흘러가는 단색 큐브들이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포함한 사회적, 심리적 상태를 담아내는 것이다. 사람들의 움직임에 맞춰 도시의 모습이 갖춰진다. 없던 길이 생겨나기도 하고, 수많은 상점들이 해마다 변모한다. 우리는 도시 건축물에서 한 시대의 사회적 이상을 읽어내고, 건물 외부를 둘러싼 간판들을 통해 건물 내부의 사건을 짐작할 수 있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풍경을 작가의 시점으로 좇아보자. ● 색띠맵핑_"광화문 광장" 연작은 여러 날 작가가 "광화문 광장"에서 경험한 시각 요소들에서 추출된 감각의 집합체다. "광화문 광장"이라는 장소가 주는 상징성과 작가의 일상이 혼합되어 시대의 단면을 결정적인 순간처럼 포착한다. 라이트박스에 비춰진 색띠맵핑은 꺼지지 않는 그날의 불빛을 닮았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격자무늬의 색띠맵핑은 새로운 도시지형도를 연상시킨다. 한 개인이 역사에 미치는 힘은 얼마나 될까. 작가의 맵핑은 개인 차원을 넘어서 공동의 기억으로 확장시켜 변화의 시점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 하루를 의미하는 한 줄의 단색큐브들 사이로 작가의 감정선이 흘러간다. 「#3. 제법 쌀쌀. 내 마음도 쌀쌀. 굳은 표정. 머뭇거림. #6. 치열하게 버티며 사는 삶... 나의 오늘은 #9. 참 고마운 하루.큰. 축복.」 낮과 밤, 두 개의 대립되는 화면에서 텍스트를 어긋나게 배열하고, 나타남과 사라짐이 일직선상에서 교차된다. 작가의 말하기 방식은 관찰자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공감의 힘으로 좁혀지는 지점이 있다. 그렇게 우리는 31일(한 달)의 맵핑 앞에 익숙함과 낯섦의 사이를 마주하고 서있다. ● 매초, 매분, 매 시간이 채워져 하루가 된다. 이 시간의 늘어남은 공간으로 침투되어 오브제로 형상화된다. 그것이 '시간의 조각'이라 이름 지어진 31일의 입체물이다. 작가는 떠나온 곳을 기점으로 지표를 삼아 이동거리를 선으로 잇는다. 이어진 선들이 3차원의 동력을 지닌 오브제로 변환되어 작가의 지난 한 달을 표상한다. 2년의 기록, 24개의 오브제 중 일부만이 시간차를 두고 자체동력으로 회전한다. 세상이 자기 발밑에서 움직이는 걸 안다는 것. 그것이 내딛는 힘과 오르려는 힘의 작용, 반작용의 또 다른 상호작용처럼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더 멀리, 상승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점의 이동, 점이 연결하는 관계의 구조가 어떤 의미를 줄까. '시간의 조각'은 하나의 표석이 되어 내가 서있는 곳은 어디인지, 그리고 내가 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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