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d Blossom-Inside

오선경展 / OHSUNKYOUNG / 吳宣庚 / sculpture   2017_1116 ▶ 2017_1122

오선경_Hand Blossom • Desire_자기_가변설치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대전문화재단_대전광역시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이공갤러리 IGONG GALLERY 대전시 중구 대흥로139번길 36(대흥동 183-4번지) Tel. +82.(0)42.242.2020 igongart.co.kr

Hand Blossom • Human Desire ● 단순한 감상자들은 작품의 형태나 전시된 겉모양만을 보고 속단한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참된 의미를 놓치지만, 진중한 감상자들은 그렇지 않다. 작가에 대한 이해와 작품의 본질에 깊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이 같은 접근 태도는 도예가 오선경의 작품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 그녀의 작품은 삶의 유한성에 내 던져진 그래서 매일 겪어내야만 하는 크고 작은 인생의 경험에 대해 고뇌한 흔적들을 보여준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에서 오는 갈등, 인생의 소망, 내적 의지와 감정, 자연에 순응, 인간애의 갈망, 등등. 전쟁터 같은 마음속에 내재하는 이들 추상적 현상들이, 인간의 손과 두상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를 통해서 도예로 조형화되었다. 손과 두상이 연합되어 고뇌하는 삶의 속살을 드러낸다.

오선경_Hand Blossom #9_자기_13×15×15cm_2016
오선경_Hand Blossom #6_자기_17×43×40cm_2016
오선경_Hand Blossom #5_자기_15×43×38cm_2016

작품의 손과 두상은 사실적이다. 그럼에도 실재의 손과 두상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관념 속의 개념적 존재로서의 손이요, 두상이다. 때문에 그 형태 역시 틀에서 반복적으로 복제되었다. 그들 각각은 개별 작품 속에 녹아들어 서로 다른 삶의 체험을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 두상은 작가에게 사유요, 마음의 상태이다. 조형적 형태가 부드럽고 아름답다. 고요하고 은유적이다. 감은 두 눈이 그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두상은 정적 속에서 끊임없이 사유의 용트림을 한다. 현실적 소망과 낙담, 이루지 못한 욕망과 절망, 무한 기다림과 포기 … 이것들이 두상위에 접붙여진 손들을 통해서 표현된다. 손들은 두상의 정수리에서 또는 귀에서 겹겹이 모인 채, 때론 두상에서부터 달려 나오기도 하고, 때론 독립하여 내면의 소리를 전한다. 두상 속의 정신적 실체가 두상 밖의 물질인 손을 만나 욕망적 사유의 본질을 내뿜고 있다.

오선경_Hand Blossom #04_자기_28×27×22cm_2016
오선경_Hand Blossom #03_자기_28×22×25cm_2016

손에는 내적 욕망이 요동친다. 욕망이 빛을 발한다. 이 손은 외부와 관계를 맺고자 한다. 무언의 '짓', 움직임이다. 세상을 향한 열정이 되고자하며, 활개를 치고자하고, 세상을 듣고자 한다. 다른 한편 마음의 우울함을 가리거나 위로받고자 하기도 한다. 반목적 성질을 지닌 욕망체인 것이다. 프로이드Freud적 무의식의 욕망은 목적이 없으며 단지 해소만을 원한다. 이 욕망은 그래서 존재의 절규와 같다. ● 이 욕망들은 솟구쳐서 사유의 본체에서부터 탈출하기도 한다. 욕망의 탈주이다. 고요하지만 치열한 격정의 몸부림과 형상복제를 통해서 또 다른 존재로 변하기도 한다. 변형의 그 의도를 감춘 채 전혀 다른 것으로 변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들뢰즈Deleuze는 이것을 주체가 없이 여러 대상을 찾아 자유롭게 흘러 다니는 무의식적 에너지의 유목적 흐름의 탈주선이라고 한다. ● 이 욕망은 코드화도 영토화도 없이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해간다. 꽃잎이 되고 꽃이 되고자 한다. 꽃피고자 열망하고, 갈구하며, 절정에 이르다가 이내 좌절하게 되는 과정은 작가의 다양한 내면의 욕망덩어리를 치환시킨 것이다. 자연의 힘과 경쟁적으로 생과 사를 견주며 동시에 두 손 모아 간절히 소원하는 것들을 온전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작가의 마음은 이룰 수 없는 욕망이요, 몸짓이다.

오선경_Hand Blossom #08_자기_34×22×25cm_2016

이 욕망의 탈주는 자신의 깊은 내면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따뜻한 인간애와 그리고 삶의 진실과 진리를 찾아서 잠시 동안 주변을 떠돌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된다. 욕망의 끝에 이르러서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한 채 허망해질 때 마침내 돌이켜서 그토록 원하던 답들을 찾아낼 것이다. 그 때가 이르러서야 비로소 보다 더 성숙되어 승화된 존재자로 재탄생될 것이다. 작품들이 변화하여 성장할 것이고, 삶의 기쁨이요 삶의 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이정숙

Vol.20171116f | 오선경展 / OHSUNKYOUNG / 吳宣庚 / sculpture

2025/01/01-03/30